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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3-05-26 16:10

  • 오피니언 > 금강산이야기

86.금강산의 천지(天池) 호수, 별금강

기사입력 2022-09-0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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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술 논술위원

백두산에 천지(天池)호수가 있고, 한라산에 백록담이 있다면 금강산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금강산에는 별금강이 있다고 해요. 그것은 외금강 쪽에 해발 100m 정도가 되는 산 위에 있는 넓은 호수로 아름답기가 그지없다고 하지요. 별금강을 예찬하는 사람들은 그 호수를 금강산천지 호수로 쉽게 부르고 있다고 해요. 호수 주변으로 치솟은 기암괴석들이 잔잔한 푸른 물에 비치면 그윽한 절경을 연출한다고 해요.

별금강의 전설을 풀어가자면 우리나라 단군신화의 인물이 등장하게 되지요. 우리나라 단군 신화에는 단군, 환웅, 환인의 인물이 나오지요.

우리는 단군을 고조선의 시조, 바로 우리 민족의 시조로 보고 있지요. 계보로 정리를 하면 단군은 환웅의 아들이고, 환인의 손자가 되는 것이지요. 환웅이 웅녀와 결혼하여 낳은 아들이 바로 단군인셈이지요.

환웅이 환인에게서 천부인(하늘이 내린 표적) 3개를 받고 3,000명이나 되는 신하를 거느리고 태백산 신단수에 내려온 것이지요.

이때 환웅은 금강산으로 와서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강산을 만들어 환인을 기쁘게 해 드리려고 했어요. 환웅은 기이한 재간을 가진 자를 모아 천하제일의 금강산을 만들게 했어요. 기기묘묘한 바위들, 폭포, 산꽃들을 아기자기 하게 배치했어요.

이만하면 천하제일의 금강산이 될 거야.”

금강산이 완성되자, 환웅은 하늘나라에 올라가 환인에 말했어요.

불민한 소자가 아버님을 위해 해가 돋는 아침의 나라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금강산을 만들어 놓았나이다.”

! 네가 나를 위해 해 돋는 아침의 나라에 아름다운 금강산을 만들어 놓았다고?”

, 마음에 드실지 걱정이 되옵니다.”

네가 정성껏 만들었다니, 어디 한 번 보자.”

환인은 하늘궁전에서 나와 하늘아래 세상을 내려다볼 수 있는 관망대가 있는 하늘공원으로 갔어요.

환웅은 관망경을 들여다보고 이리 저리 돌려 초점을 금강산에다 고정을 시켜 놓고 환인에게 공손하게 말했어요.

아바마마, 제가 만든 금강산을 한번 내려다보시려는지요?”

환인은 관망경에 눈을 대고 하늘아래 금강산을 자세히 살피며 중얼거렸어요.

기기묘묘한 바위도 좋고, 산 능선이 밋밋하게 벋어나간 것도 좋구나. 중간 중간에 폭포를 만든 것도 좋구나. 그런데.... .”

관망경을 다 보고 난 환웅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언가 부족한 표정을 지었어요. 이를 재빨리 간파한 환웅이 긴장한 표정으로 환인에게 조심스럽게 물었어요.

무엇이 부족한 점이 많은가요?”

아니다. 내가 보기에 힘차게 벋어나간 산 능성, 벼랑, 울창한 수목들 빠짐없이 잘 만들었다. 그런데 조선 땅은 해 뜨는 나라, 아침의 나라인데 그런 맑은 기분을 느낄 수가 없구나.”

소자가 불민한 탓에 그런 것을 살피지 못했나이다.”

환웅은 환인을 하늘나라 궁전에 조심스럽게 모셔 드리고 즉시 금강산으로 돌아와서 곰곰이 생각에 잠겼어요.

어떻게 만들어야 아침의 나라 기상을 느낄 수 있을까!”

환웅은 금강산 골짜기 이곳 저 곳을 돌아다니며 무엇을 더 만들면 아침의 나라 기상을 살아날까를 고심했어요.

그렇다. 조선반도 이 곳 저 곳을 다녀보자, 그러면 혹시 좋은 생각이 떠오를 지도 몰라.”

환웅은 북쪽의 백두산에서 남쪽의 한라산까지 높은 산이라는 산은 두루 살펴보았어요.

한 번 정도 둘러보고는 아침의 나라 기상을 찾을 수가 없어.”
환웅은 백두산과 한라산만 한 번 더 보고 싶어, 마음을 돈독하게 먹고 먼저 백두산으로 갔어요. 기이한 장군봉 바위산의 봉우리, 하얗게 쏟아지는 폭포 그리고 여인의 다리처럼 벋은 미인송 등을 하나하나 살폈어요. 백두산에서만 볼 수 있는 기이한 산꽃들도 보았어요. 안개에 싸여 푸른 가슴을 좀체 보이지 않는 천지호수가 일품이었어요.

백두산, 금강산 모두 기기묘묘한 바위 폭포 등이 있는데 무엇이 금강산에 부족할까?”

환웅은 백두산 천지호수, 폭포, 온천 등 구석구석을 머리에 그리면서 한라산으로 걸음을 옮겼어요.

환웅은 한라산에 올라 한라산과 백록담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어요.

한라산은 빼어나지도 웅장하지도 않고 단지 산봉우리에 커다란 백록담을 품고 있는 것뿐인데.”

환웅은 그렇게 혼자서 깊은 생각을 하면서 한라산을 내려오다가 밝은 한 줄기 빛이 샛별처럼 환웅의 머리를 반짝 비추었어요.

그렇다. 백두산 상봉에도 천지 호수를 품었고, 한라산도 백록담을 품었다. 그런데 동해안에 찬란하게 떠오른 아침의 밝은 해가 비출 호수 같은 것이 금강산에는 없다.”

환웅은 무릎을 탁 치며 기뻐했어요. 그의 머릿속에 기쁨의 빛들이 속삭이며 자신을 흔들었어요.

그렇지, 백두산 천지! 한라산 백록담! 이것이 조선의 아침 기상을 나타내는 빛이다. 이 두 산정 호수가 한 핏줄을 이어받은 우리 민족들의 기상을 이어주는 핏줄 같은 것이다. 바로 우리의 영혼이다.”

환웅은 금강산에도 백두산의 천지나 한라산의 백록담 같은 커다란 호수를 만들기로 했어요. 그러면 금강산이 민족의 영산이 되어 우리의 혼이 깃들 일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될 것이라 생각했어요.

환웅은 금강산으로 돌아와 며칠을 더 고심했어요. 하늘나라 환인이 실망하지 않도록 백두산천지보다 더 웅장하고 품위 있는 금강산천지(호수)를 만들고 싶었어요.

환웅은 금강산 이곳저곳을 다니며 적당한 장소를 물색했어요. 호수 같은 넓은 못을 만들기 위해서는 주변에 경관도 아름다워야 했어요.

환웅은 자신의 혼자 생각보다는 여러 사람의 생각이 좋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함께 금강산으로 내려온 신하들 중에 평소 자신의 생각을 잘 이해 해 주던 세 명의 신하를 불렀어요.

환웅은 세 명의 신하를 데리고, 금강산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산 능선의 넓은 바위 위에 둘러 앉아 의논을 했어요.

자네들, 잘 듣게. 이 금강산에 아침 가상이 살아날 수 있는 넓은 호수를 만들려고 하네. 자네들의 좋은 생각을 말해 주게나.”

그들은 환웅의 말을 듣고 정말로 깊이 생각하였어요. 그들 중에 한 신하가 말을 했어요.

이런 일들은 지금 이 자리에서 바로 말하는 것보다 조금 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금강산을 둘러보면서 깊이 생각을 한 후에라야 좋은 생각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환웅은 그 신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요.

그렇다. 이런 중차대한 일을 즉석에서 말한다는 것보다 며칠을 두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구나. 금강산 여기저기를 둘러보면서 깊이 생각하는 것이 좋겠구나. 한 이레 동안의 여유를 주마. 이레 뒤에 다시 이 자리에 모이자.”

그 이레 동안 환웅도 금강산의 산세라든가 수목 그리고 골짜기마다 물줄기의 흐름도 면밀하게 살펴보며 깊이 생각했어요.

한 이레 뒤에 환웅은 셋 신하들을 다시 불러 모았어요.

! 지금부터 앉은 자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며 자기 의 생각을 말하게. 나는 자네들의 생각을 적어 두겠네. 단 한 가지 내가 말해두고 싶은 것은 반드시 백두산 천 를 그대로 빼어 닮은 못이었으면 좋겠다.”

신하들은 돌아가면서 한 사람씩 자기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어요.

백두산은 수심이 깊어 물이 맑습니다. 그 푸른 호수에 주변의 산봉우리가 다 비추입니다. 일단은 수심이 깊어 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주변의 경관을 잘 다듬어야 하리라고 봅니다. 벼랑 바위와 아찔한 절벽이 못을 내려 다보고 그 절벽마다 낙락장송이 가지를 펴고 있는 모습 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주변의 경관을 잘 다듬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여름, 가을, 겨울 철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주변 경관 이 되어야 합니다.”

환웅은 세 신하의 이야기를 듣고 기쁨의 손뼉을 힘차게 치면서 얼굴의 표정이 환히 밝아왔어요.

자네들, 정말 좋은 생각들이네. 자네들이 말한 것 한 가지도 버리지 않고 그대로 만들겠네.”

환웅은 그 자리에서 신하들에게 물었어요.

금강산에 호수를 만들면 그 이름을 무엇이라고 할까?”

신하들이 고개를 들어 금강산을 둘러보며 생각에 잠겼어요. 한 신하가 깊이 생각지도 않고 쉽게 한 마디 했어요.

그 이름을 금강호수로 하면 어떨까요?”

그러자, 다른 신하도 가볍게 자기의 생각을 말했어요.

금강산 천지는 어떻습니까?”

남은 신하가 싱긋이 웃으며 말했어요.

별금강은 어떻습니까?”

환웅은 신하들의 이야기를 듣고 웃음 가득한 얼굴로 말했어요.

“‘별금강이란 말은 무엇인가?”

, 특별한 금강의 호수란 말이 들어있나이다.”

. 그런 뜻이 숨어있구나. 호수의 이름은 여러분이 말한 것을 깊이 생각해보고 정하겠다.”

환웅은 신하들이 말한 세 가지 이름을 깊이 생각했어요.

금강호수? 금강산천지? 별금강?”

환웅의 생각에는 세 이름이 다 좋았어요. 그러면서도 이름마다 의미가 다를 것 같았어요.

“‘금강 호수도 좋지만 그 의미가 다른 것 같고, ‘금강산천지가 내 마음에 들긴 하는데, 백두산의 천지란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 같아. 그래서 별금강이 좋을 것 같군.”

환웅은 몇 번을 망설이다가 금강산의 호수 이름을 별금강이라고 확정했어요.

그는 이제 금강산 어느 위치에 별금강을 만들면 좋을지를 고심했어요.

동해바다 외금강 근처에 만들어야겠지. 그래야 아침에 해가 뜨면 호수 같은 별금강에 바로 세수를 하지.”

환웅은 별금강을 둘러싸고 있는 호수가에 기암절벽을 두루 배치하고, 특히 물개 바위, 낙타바위 그리고 거북바위도 만들어 세우기로 했어요. 이 모든 것을 구상하여 오늘밤에 조물주에게 넘길 것이지요. 그 날 밤, 환웅은 외금강 근처를 돌면서 별금강의 위치, 절벽바위, 주변의 단풍나무들을 구상했어요. 환웅은 이 모든 것을 조물주가 잘해 줄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 날 밤은 별들이 유난하게도 총총하게 떠 있었어요. 환웅은 그 수없이 흐르는 별들을 올려다보면서 자신의 이 모든 생각을 조물자에게 넘겼어요. 그 날 밤, 보이지 않은 심한 몸살 같은 뒤틀림이 금강산을 흔들었어요.

다음 날 아침, 동해바다에서 아침 해가 둥실 떠올랐어요.

동해에 떠 오른 태양이 번쩍 눈을 떴어요. 금강산이 환히 밝아왔어요. 여태 보지 못하던 넓은 호수가 잔잔한 물결을 일며 펼쳐졌어요. 동해 바다에 떠 오른 이글거리는 태양도 처음 보는 금강산의 호수를 내려다보고 아침 세수를 하는 것처럼 반짝이는 햇살을 수없이 쏟아 부었어요.

환웅도 별금강의 첫 아침을 맞자, 감개무량했어요. 찬란한 태양이 싱글거리며 호수를 내려다보는 모습이 황홀하도록 좋았어요.

환웅은 그 길로 즉시 하늘궁전의 환인에게로 올라갔어요. 하늘궁전에 가자 숨이 가쁘게 환인에게로 달려갔지요.

아바마마, 제가 아바마마의 마음을 담은 새로운 금강산을 만들었나이다. 마음에 드실지요? 저랑 함께 관망경으로 새로운 금강산을 내려다볼까요?”

허허허, 고생했다. 내가 이미 아침에 관망경으로 금강산 호수를 내려다보았다. 정녕, 금강산 호수답더구나. 내가 너에게 칭찬의 뜻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소중한 귀금속들을 금강산 호수 별금강에 가져가거라.”

그날 환웅은 환인에게 진귀한 금, , 보석 등을 가득 받아왔어요. 환웅은 이 귀한 보석들을 보면서 별금강 호수가에 호신바위와 풍경바위를 보석처럼 꾸몄다고 하지요.

 

 

 

더함안신문 (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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