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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과 ‘그리고’의 차이

시민기자 이경옥

기사입력 2013-08-0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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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옥

우리 아이의 여름방학이 시작 되었다.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 에어컨도 없이 방과 후 수업을 거의 의무적으로 들었던 아이들은 즐거운 방학이 시작되었다고 느끼지만, 실상은 방학시작하자마자 또다시 방과 후 수업을 듣는다.

그나마 조금 여유로운 점은 오전만 하고 집에 올 수 있다는 것이 아이들이 방학을 기다리는 이유다.

방학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아이 손에 방학숙제와 학교교지, 그리고 상장이 들려 있었다.

상장을 받아서 기쁜 아이에게 칭찬을 간단히 하고, 학교 교지에 각 반 마다 선생님께서 아이들의 특징을 적어 학급아이들을 소개하는 글을 읽었다.

글을 읽으면서 참으로 놀라운 사실들을 발견했는데 평소선생님의 성품과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를 글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다정하고 긍정적이고 따뜻한 선생님의 글에선 ‘그리고’란 단어가 많이 쓰여 있고, 아이들을 자신과 사회의 잣대로 끼워 맞추려는 선생님께선 ‘그러나’란 단어를 많이 선택하였다.

며칠전 조선일보를 읽으면서 ‘하지만’ 과 ‘그리고’의 차이에 대해 쓴 글을 읽으면서 적절한 단어 선택과 기왕이면 더 기분 좋은 단어를 쓰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이라는 책에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문서를 훌륭하게 잘 만들었네. 하지만 여기에 이런 질문 하나 더 넣어주면 어떨까?” 라는 글과

“문서를 훌륭하게 잘 만들었네. 그리고 여기에 이런 질문 하나 더 넣어주면 어떨까?” 라는 글을 읽으며 차이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전자는 잘못하면 칭찬마저 무색하게 만들어 버리고, 후자는 부하직원이 더욱 열심히 일에 매진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계기가 되게도 할 수 있다.
 
‘하지만’과 ‘그리고’란 단어의 차이가 사람의 이미지를 긍정과 부정의 성품으로 바꾸어버리는 것을 보면서 언어선택이 얼마나 중요한가 생각한다.

혹여, 우리는 무의식적으로라도 문법상․어법상 ‘하지만’ 이란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하지 않는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훈계할 때 자라나는 아이들이 ‘적절하지 못한’ 선생님들의 언행에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큰아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수학 20문제를 내 주면서 풀게 했다. 20문제 중에 1문제 틀린 것만 크게 보고 “ 참 잘 풀었네. 하지만 17번 문제는 변별력을 주는 문제라 이 문제를 풀면 천잰데….”

큰 아이에게 거는 기대가 상상이상으로 컸기에 잘했다고 제대로 칭찬을 해 본적이 없다. 둘째에겐 20문제 중에 19개를 맞추었으니 “참 잘 풀었네.
그리고 17번 변별력 있는 문제를 깊이 있게 한 번 생각하면서 풀어봐”

큰 아이에겐 부정적 어법을 사용했으니, 아이는 엄마가 무서워 표현은 못했지만, 스트레스가 상당했으리라 짐작한다. 아이들에게 잘못 된 행동에 대한 훈계를 할 때도 단어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겠다.

“엄마, 학교 행정실에 에어컨 좀 틀어주라고 전화 해 주면 안돼요? 너무 너무 더워서 수업시간에 집중할 수가 없어요”

“딸아, 우리 학교 다닐 때는 한 반에 60여명이 있었는데 선풍기도 없었다. 방학 때까지 참아라.”

청와대는 올여름 냉방가동률이 ZERO란다. 박대통령의 4박 5일 휴가기간에 부하직원들이 몰래 에어컨을 틀것인가, 말것인가 말이 많다.

절전으로 인해 시원하게 에어컨을 틀 수 는 없어도 행복한 말 한마디로 상큼한 여름을 보내면 어떨까요?

이경옥 기자 (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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