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기대치를 낮추라!

시민기자 이경옥

오늘은 어쩐 일로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잠에서 깨어났다. 겨울이 지나 봄이 오는 느낌을 몸이 먼저 아는 것인지, 아니면 나이가 들어 새벽잠이 없어진 것 인지.

천방지축 초등3학년 아들과,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교 2학년 딸. 나이 차이도 나고,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이 다르고, 딸과 아들의 개성도 각각 다르니 가르치기가 참 힘들다. 싸우기는 나이차가 많아도 형제는 다투면서 크는 것인지 어찌나 싸우는지.

하루가 전쟁통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위로 언니․오빠, 특히 동생과 아주 많이 싸웠다. 친정어머닌 우리가 싸우더라도 굳이 개입하지 않으셨는데, 보다 못한 할아버지께서 우리를 많이 혼내고 말리셨다.(아버진 항상 내편이셨다).

나는 항상 싸움을 해도 타당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었고, 항상 억울해 하던 것은 동생이었다. 힘으로나 말로써 누나를 이길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누나를 이기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아들이 애처롭다.

사춘기를 무슨 벼슬쯤으로 생각하는 딸을 보고 있자니 속에 천불이 난다는 말을 실감한다. 나보다 먼저 아이를 중학교에 보낸 언니나, 친구들이 중학교에 들어가면, 공부를 안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나는 속으로 웃었다.

우리 딸이야 그럴 리가 없다고…. 중학교에 들어가니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선생님과의 면담에서 초등학교 때 깊이 있게 공부를 하지 않았다고.

나름 똑똑하다 생각하고 저를 믿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스스로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한다기에 저를 확실히 믿었건만, 아! 나의 불찰이란 말인가. 도대체 책상에 오래앉아 무슨 일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온갖 잡생각이 들고, 이제부터 제대로 닦달을 해서라도 제 정신을 차리게 해야 되겠다.

어떻게 공부하라는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사춘기 방황 속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나는 나름 열심히 살았던 나의 지난날을 딸에게 얘기했다. 중학교 때 버스 안에서 처음 접하는 영어가 너무 신기해서 영어 단어를 외웠다. 우리가 배워야 하는 과목속에 영어 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것이 ‘영어’라는 정보조차도 몰랐다는 것이 너무 억울했다.

그래서 친정 부모님께 나는 너무 무지했다고 왜 진작 ‘영어’라는 것이 있다는 것 초차 알려 주지 않았냐고. 그래서 겨우 겨우 조르고 졸라서 영어교과서에 나오는 목소리가 귀여운 어린 아이가 읽어주는 테이프하나를 구입해 들은 것이 내 영어교육의 시작이었다.

그 테이프를 마르고 닳도록 들었지만 집안 사정상 내 생각만 할 수 없어 더 사 달라고 할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사달라고 조를걸. 내가 생각하는 만큼 집안 사정이 나쁘지 않았다고 아버지가 ‘왜! 사달라고 하지’

아! 난 또다시 억울하다. 사달라고 하기 전에 좀 사주시지…. 학교에 가기 전 아침밥을 먹으면서 그때 한창 걸프전 당시의 생생한 현장을 영어로 전하는 TV를 보며 영어에 친숙해 지기 위해 노력했고 영어공부를 열심히 했다.

어느 정도 직장생활이 익숙해질 즈음 못 다한 영어 공부에 대한 미련 때문에 직장인을 위한 영어 학원에 등록했다. 영어를 잘 하지도 못했지만 영어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매일 매일 열심히 단어를 외웠으며, 항상 영어로 생각하려 노력했고, 주파수를 잡기 힘든 ‘오성식의 굿모닝 팝스’를 듣기위해 새벽마다 귀를 쫑긋 세웠다. 새벽반에 등록하여 학원마치면 허둥지둥 회사로 출근하기 바빴다.

7개월 만에 외국인 반에 들어가게 되었고, 일주일에 두 번 몰몬교에서 운영하는 영어 강의를 듣기 위해 기웃거렸다. 불교에 가까운 무교인 나는 약간의 꺼림칙함을 가지고 수업에 임했지만 종교냄새는 나지 않아 일단 안심하고 교육을 받았다.

무슨 말을 하는 지 알기는 하겠는데 입 밖으로 내뱉을 수준은 아직도 멀었다. 머릿속에서 주어․동사…. 문법을 따지고 있었으니. 1년 정도 하고 더 다니지 않았던 것이 못내 아쉽다.

“딸아, 무슨 일을 하던지 열심히 하는 모습을 엄마에게 보여줘.”

“엄마. 기대치를 낮추세요.”

…….

이경옥 기자(hamannews@y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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