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48. 정양사 무착 스님과 천일대(天一臺)

도솔천에 들기 위해 수도하는 금강산 정양사 승려들의 이야기이어요. 여기서 도솔천이란 불가의 세계에서 자기가 받는 5욕락에 스스로 만족한 마음으로 안정되어 있는 곳이지요. 불가가 추구하는 이상향의 세계로 보면 가까운 해석이 될 것 같아요.

백제의 스님 관륵이 산수가 수려한 금강산으로 불도를 닦으러 가기로 했어요. 관륵은 백제에서도 덕망이 있는 승려로서 그를 따르는 불자, 제자들도 많았지만 그는 금강산에 들어가서 수도하기로 결심을 했어요. 그가 막상 금강산으로 들어가려고 하니 함께 수도할 승려가 없었어요.

어떻게 하나?”

관륵은 며칠을 고민하다가 자기와 가장 친한 도반(함께 수도하는 친구)이 필요해 가까운 절에 있는 융운 친구를 찾아갔어요.

관륵은 친구 용운을 설득하여 그와 함께 금강산으로 들어가기로 했어요. 관륵이 용운과 함께 금강산에 들어가자, 마침 봄철이어서 금강산의 수려한 경치가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관륵, 자네 말대로 금강산으로 들어오기로 잘했네. 지금부터 도반으로서 자네의 하는 일을 최선을 다해 도우겠네

그런데 관륵과 융운이 도솔천에 들기 위해 꿈꾸며 찾아온 금강산 도솔봉에 와보니, 마땅한 암자나 기도처가 없었어요.

관륵은 도반 융운에게 의논했어요.

앞으로 많은 승려들이 찾아올 것인데, 어떻게 하나? 먹고 자는 거야, 수도하는 자들이니 토굴이라도 되지만, 부처님을 모실 암자가 있어야지.”

우리들처럼 도솔천을 꿈꾸어 모이는 승려들과 함께 힘을 합하여 암자부터 지어 보세.”

관륵이 금강산 도솔봉에 들어왔다는 소문이 나자, 관륵의 이름을 듣고 함께 수도하여 도솔천에 들기를 원하는 많은 승려들이 여기저기서 모여 들었어요. 관륵은 평소에 부처님에 대한 깊은 지식으로 많은 승려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온 덕망이 높은 승려이었어요.

관륵 승려의 이름을 알고 찾아온 승려들이 방방곡곡에서 1000명이나 되었어요. 그들은 관륵과 함께 수도하면서 그의 지도를 받아 이상향 도솔천에 들고 싶어 했어요.

관륵은 융운과 함께 1000명 승려들의 힘과 금강산 골짜기에 사는 불자들의 힘을 모아 금강산 도솔봉 산허리에 89암자를 짓고 암자의 이름을 정양사부르게 되었어요.

정양사 1000명의 승려들은 도솔천에 들기 위해 관륵의 지도 아래서 불도를 닦았어요. 1000명의 승려들은 정양사의 89암자 이외에도 도솔봉의 바위굴, 토굴에서 자면서도 불도를 위해 참선에 들었어요.

관륵은 그 많은 승려들이 도솔천에 들 수 있도록 절제심, 극기정신, 마음 비우기 등으로 자신을 통제하는 일을 불도 정신의 가장 핵심 수련과정을 삼았어요.

하루는 관륵이 승려들의 관리, 통솔, 규율을 아주 엄하게 다스리기 위해 1000명의 승려들을 모두 도솔봉 넓은 바위 위에 모이게 했어요.

여러분들은 도솔천에 들기 위해 금강산 정양사에 왔어요. 도솔천에 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 이기는 극기입니다.”

관륵은 이 말을 하고 도솔봉 넓은 바위 위에서 정좌를 하고 있는 1000 명의 승려들을 찬찬이 둘러보았어요. 숨소리만 들릴 뿐 모두의 눈길이 관륵에게 모아져 있었어요.

여러분은 반드시 도솔천에 들 것입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극기정신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기 주변의 유혹에 이기는 정신, 수련 중 고된 것도 참아야 하고 그리고 놀고 싶은 것도 참아야 합니다. 오늘 중요한 극기 수련 한 가지를 더 말씀드립니다.”

도솔봉 넓은 바위 위에 1000명의 승려들의 귀가 관륵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까 귀를 기울이었어요.

여러분, 도솔천에 들기 위해 30년을 도솔봉 암자에서 참선을 합니다. 중요한 것은 30년 동안 하루에 한 끼만을 먹어야 합니다. 이 일을 책임질 자는 무착 승려입니다.”

관륵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무착 승려가 앞줄에 있다가 벌떡 일어나 손을 흔들며 1000명의 승려가 들을 수 있도록 아주 큰 목소리를 말했어요.

무착입니다. 본인이 급식 담당 승려입니다. 여러분에게 하루 한 끼만을 드리겠습니다.”

넓은 바위 위에 앉아 있던 1000명의 승려들이 관륵 승려가 말할 적에는 참고 있었으나, 무착 승려가 말을 하자, 앞뒤 구석구석에서 웅성거렸어요.

하루 세끼를 먹어도 배가 고픈 데, 세상에 아침 한 끼로 하루를 견디라니?”

이것 안 된다. 만약에 양식이 모자란다면 내가 화주승이 되어 마을마다 다니면서 공양미를 받아 오겠다.”

차라리, 굶고 물만 마시고 정진하자.”

무착이 그들을 향해 큰소리로 다시 말했어요.

내일 아침부터 식당에 오실 적에 밥을 많이 달라고 하지 마세요. 누구라도 꼭 같이 드릴 것입니다.”

그러자, 뒤쪽에 키가 크고 덩치가 큰 승려가 벌떡 일어나서 고함을 질렀어요.

나는 몸도 크고 많이 먹어요. 평소에 3끼를 먹어도 배가 고파서 항상 밥 때가 기다려지오. 다른 것은 몰라도 하루 한 끼만 먹는 것은 어렵소.”

덩치가 큰 승려가 묵직한 목소리로 말하자, 모두가 손뼉을 치며 하루 한 끼만 먹은 것에 대한 불평을 토해냈어요. 무착 승려도 당황해서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몰라 바위 위쪽에 앉아 있는 관륵 큰스님을 바라보았어요.

관륵은 눈을 감고 아무 말도 없이 가부좌를 하고 있었어요. 1000명의 승려들도 감히 관륵에게는 말을 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어요.

다음날, 아침 식사 시간이 되었어요.

승려들은 모두가 자기의 밥그릇을 들고 다른 날보다 일찍 식당 앞에 차례대로 줄을 섰어요. 혹시라도 밥이 모자라면 굶을까 걱정이 되었고, 뒷줄에 섰다가 밥의 양이 적어질까도 걱정이 되었어요. 승려들은 무착 승려 앞에 차례대로 줄을 서서 무착 승려가 주걱으로 퍼 주는 아침 한 끼의 밥을 받아 자기 자리로 들어가 식사를 했어요.

그런데 승려들 사이에 이상한 소문이 퍼졌어요.

무착 승려, 그 양반 말이야, 그자는 아침, 점심, 저녁 세끼를 잘 챙겨 먹는다고 하더라.”

자기가 식당 일을 한다고 제 마음대로 세끼를 먹어?”

다음날, 아침 식사 시간에 줄을 서 있던 덩치 큰 승려가 볼멘소리로 무착 승려에게 달려들 듯이 말했어요.

식당의 무착 스님은 아침, 점심, 저녁 하구 세끼를 잘 챙겨 먹어도 되요? 식당에 밥이 남으면 나누어 먹읍시다.”

덩치 큰 승려의 그 말에 차례로 줄을 서 있던 승려들이 여기저기 쿡쿡쿡 웃었어요.

그러자, 무착 승려가 그 소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식당에서 조금 높은 곳으로 올라가 줄을 길게 서 있는 승려를 향하여 큰소리로 말했어요.

저는 1000명의 밥을 해서 퍼 나누어 주는 아주 힘든 일을 하고 있어요. 한 끼 먹고는 그 힘든 일을 못해요.”

무착 스님은 더 큰 목소리로 고함질렀어요.

나를 보고 무착 대신 세끼수좌라로 불러주어요.”

줄을 서 있던 많은 승려들이 새끼수좌”, “세끼수좌” “세끼수좌하면서 크크크 웃었어요.

무착 승려는 자신의 하는 일에 대한 한 치의 잘못도 느끼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어요.

관륵 큰스님이 제일 뒤쪽에 줄을 서서 식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가 무착 승려의 말을 듣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중얼거렸어요.

그 힘든 일을 하면서 한 끼로 지낸다면 도솔천의 지름길인 줄을 모르는구먼.”

주변의 승려들이 관륵의 말을 듣고, 고개를 주억거리며 참다운 불도의 이치를 깨닫는 것 같았어요.

그 다음 날부터 식당 앞에서 줄을 서는 1000명의 승려들은 식당의 무착 승려를 보고 빈정거리듯 농담을 던졌어요.

헤이, 무착, 세끼수좌.”

세끼수좌, 하루 세끼를 먹으니 뚱뚱하게 살이 찌는군.”

그 소리를 듣는 무착 승려는 부끄렵게 생각하거나 화를 내지도 않고 싱글싱글 웃으며 자기 일에만 충실했어요.

정양사 승려들은 하루 한 끼 식사를 하면서 30년 동안 불도에 정진하는 일에 열중했어요. 관륵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도솔봉의 89암자, 바윗굴, 토굴을 돌면서 한 치의 태만이나 일체의 개인적인 일을 허락하지 않고 아주 엄하게 불도를 가르쳤어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어느 덧 30년의 세월 긴 세월이 흐른 날이었어요.

도솔봉의 하늘이 가을 하늘처럼 푸르고 맑았어요. 도솔천에 들기 위해 30년 동안을 불도에 정진해 온 그들은 모두가 의젓한 부처의 모습처럼 자비롭고 인자했어요.

승려들도 89암자, 바위굴, 토굴에서 가부좌를 하고 깊은 명상의 세계에 들기 위해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어요.

바로 그때였어요,

그 맑은 하늘에서 천둥 같은 큰 소리가 세끼수좌를 무섭게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요.

세끼 수좌는 즉시 바깥으로 나오너라.”

암자의 모든 승려들이 도솔봉 넓은 바위 쪽으로 나왔어요.

무슨 일이야? 하늘에서 저렇게 무섭게 세끼수좌를 찾고 있어?”

뭐야? 세끼 수좌가 무슨 벌을 받는 거야?”

세끼수좌 무착 승려는 하늘에서 들리는 그 무서운 소리에도 놀라지 않고 평소의 그의 성격처럼 얼굴에 환한 웃음을 머금고 도솔봉 바위 쪽으로 나왔어요.

무착 승려가 도솔봉 넓은 바위 남쪽으로 나와 정양사가 있는 곳으로 뒤돌아보았어요.

바로 그때이었어요.

도솔봉 그 넓은 바위가 흔들릴 듯이 푸른 하늘에서 천지개벽 같은 천둥 번개가 도솔봉의 정양사 89암자를 날려버릴 것 같이 뒤흔들었어요. 이 세상의 모든 때 묻은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것 같았어요. 겁에 질린 무착 승려도 도솔봉 바위 위에서 엎드려 벌벌 떨며 숨을 가쁘게 내쉬었어요.

잠시 후, 하늘과 땅이 조용해졌어요.

무착 승려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살폈어요.

아니! 모든 스님들이 어디로 갔지? ”

무착 승려는 정양사 쪽으로 눈을 돌렸어요.

! 89암자가 어디로 갔지? 반야전(법기보살상을 모신 곳)과 약사전(약사불을 모신 곳)만을 남기고 모든 암자와 스님들이 온데간데 없어.”

무착 승려는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으고 조용히 부처님께 기도를 드렸어요.

부처님, 이 넓은 도솔봉에 저 혼자 남겨 두고 그 많은 승려들을 어디로 데리고 가셨습니까?”

그 순간 하늘로부터 한 줄기 빛살이 무착 승려 쪽으로 내리꽂히며 무착에게 무언가를 강하게 말하는 것 같았어요. 무착은 자신의 공덕이 부족해서 이곳에 혼자 남게 되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어요.

! 그렇구나. 남들은 하루 한 끼 식사로 배고픔을 참으면서 수도를 했는데 나는 배가 부르게 먹고 편안하게 있었으니... .”

무착 승려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머리를 숙이고 아무도 없는 정양사의 약사불 암자로 돌아갔어요. 그날부터 무착은 일체의 식사를 하지 않고 물만 마시고 100 일 동안을 오로지 부처님 앞에 정진했어요.

100일 기도가 끝나는 날, 아침햇살이 비추기 전에 자신의 몸이 하늘로 부웅- 천천히 오르며, 무착의 눈에 여태보지 못하던 세상이 눈앞에 펼쳐졌어요.

! 바로 저곳이 도솔천이구나. , 먼저 온 999 분의 스님이 모두 여기 계시는구나. , 도솔봉에서 사라진 암자들이 모두 도솔천의 궁궐이 되었구나.”

훗날 사람들은 정양사 서남쪽 바위 무착 승려가 있던 곳을 천일대라고 부르게 되었어요. 1000명 중에서 한 명만 남았다고 해서 천일대(天一臺)라고 불렀어요.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의견쓰기

작성자 비밀번호
의견쓰기
  • 내용은 200자 이내로 적어야 합니다.
    기사와 무관한 글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 왼쪽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

포토뉴스

  • 포토뉴스
  • 포토뉴스 더보기
  • “가을, 함안을 그리다”
    “가을, 함안을 그리다”
  • “가을, 함안을 그리다”“가을, 함안을 그리다”
  • 조근제 함안군수, 태풍 ‘마이삭’ 대비 일제지령 전달  조근제 함안군수, 태풍 ‘마이삭’ ...
  • 조근제 함안군수, 벼 병해충 항공방제 현장 격려방문조근제 함안군수, 벼 병해충 항공방...
  • 조근제 함안군수, 관내 집중호우 침수현장 점검   조근제 함안군수, 관내 집중호우 침...
  • 함안군, 청년친화도시 전문가 컨설팅 시간을 갖다
    함안군, 청년친화도시 전문가 컨설팅...
  • 함안군, 청년친화도시 전문가 컨설팅 시간을 갖다함안군, 청년친화도시 전문가 컨설팅...
  • 함안군사회복지사협회, 관내 코호트 격리시설 위문품 전달함안군사회복지사협회, 관내 코호트...
  • 함안군,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 초·중·고생 지원 확대함안군,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 초...
  • 함안군, 말이산고분군 세계유산등재와 역사도시 조성에 박차 함안군, 말이산고분군 세계유산등재...
  • 함안군, 청년친화도시 전문가 컨설팅 시간을 갖다
    함안군, 청년친화도시 전문가 컨설팅...
  • 함안군, 청년친화도시 전문가 컨설팅 시간을 갖다함안군, 청년친화도시 전문가 컨설팅...
  • 함안군사회복지사협회, 관내 코호트 격리시설 위문품 전달함안군사회복지사협회, 관내 코호트...
  • 함안군,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 초·중·고생 지원 확대함안군,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 초...
  • 함안군, 말이산고분군 세계유산등재와 역사도시 조성에 박차 함안군, 말이산고분군 세계유산등재...
  • 함안군, 청년친화도시 전문가 컨설팅 시간을 갖다
    함안군, 청년친화도시 전문가 컨설팅...
  • 함안군, 청년친화도시 전문가 컨설팅 시간을 갖다함안군, 청년친화도시 전문가 컨설팅...
  • 함안군사회복지사협회, 관내 코호트 격리시설 위문품 전달함안군사회복지사협회, 관내 코호트...
  • 함안군,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 초·중·고생 지원 확대함안군,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 초...
  • 함안군, 말이산고분군 세계유산등재와 역사도시 조성에 박차 함안군, 말이산고분군 세계유산등재...

개업홍보

  • 개업홍보
  • 개업홍보 더보기
  •  
  • 오피니언
  • 기획특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