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씁쓸한 연말

강형중(본지 논설고문/함성중 교장)

  ▶강형중

 

한 해를 마무리할 시간이 찾아왔다. 하지만 예년같이 연말에 느낄 수 있는 송구(送舊)의 흥청거림과 영신(迎新)의 설렘은 크지 않은 것 같다. 코로나 사태의 재부상으로 확진자가 매일 1,000명 이상 나오는 불안한 상황이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임 자체가 어려워진 탓도 있겠지만 굳이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올 한 해 사람들은 별로 행복하지 않았다. 한 해를 돌아보면 허전하고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리 사회는 금년 한 해 무엇을 했을까, 일년 내내 두 쪽으로 쪼개졌고, 갈등과 대립은 일상적인 것이 되었다. 대통령과 집권당은 오만과 독선의 정치를 펼쳤고, 야당은 무기력하고 무능했다. 어디서도 희망과 기쁨을 찾을 수 없는 상황, 연말이 연말같이 않은 건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국내 교수들이 올 한 해를 특징 짓는 사자성어로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의 아시타비(我是他非)’를 꼽았다. 아시타비는 올해 크게 유행했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을 한문으로 옮긴 성어로 최근 만들어진 신조어다. 우리사회에 내 탓’ ‘내 잘못’ ‘내 책임이라는 자기 성찰을 망각하는 기류가 만연해 있었다는 뜻이 아닐까.

그럼에도 연말이 특별한 이유는 내년에 좀 달라질 수 있을까 하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더 우울하고 씁쓸한 연말이다. 내년이면 더 나은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 위로와 희망을 찾아봐야 할까. 그래도 연말인데.

가는 세월 못 잊어 붙잡고 있으면 그대로 마음의 짐이 되어 고통으로 남는다. 우리가 살기 위해 겪어온 고초의 한 해를 돌이켜 보면서 숙연한 기분으로 공연히 마음이 설레인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자기의 오늘의 생활이 내일에는 좀 더 나아지려는 세상을 어찌 바라지 않을 수 있으랴! 잃어버린, 없어져 버린, 우리의 소중한 꿈을 찾아보자.

제발 묵은 것들, 더러운 것들,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것들이랑 훠이훠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 깨끗한 것, 싱싱한 것들이 우리네 집안을, 나라 안을 온통 채워졌으면 좋겠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힘찬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온갖 허위가 얼어붙은 땅속 깊이 매장되고 온갖 고통과 불행의 신음소리 대신에 기쁨의 숨결이 온 세상에 퍼져 나갔으면 좋겠다.

힘든 날도 슬픈 날도 있었지만 그래도 한 해를 살아오면서 좋았던 일만을 생각하려 한다. 내게 빛이 되어준 사람들의 고마움을 떠올리려 한다. 사람이 어찌 혼자 살아갈 수 있겠는가. 지금의 내 상태와 상관없이 나는 숱한 사람들이 던져준 빛을 받아 버텨왔다는 생각이 든다.

거꾸로 남모를 상처를 준 일은 없는가를 생각해 보기도 한다.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이제부터라도 그동안 살아오면서 받은 만큼의 빛을 남들에게 되갚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한 해의 끝자락, 몸은 지치더라도 마음만은 빛이 비치는 쪽으로 나아가고 싶다.

2020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절망이 아닌 또 다른 변화가 시작되는 희망의 기점으로 이룩되길 바란다. 지난 일은 속히 잊어버리고 새 마음 빈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여 복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할 뿐이다.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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