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교육의 부익부빈익빈 현상

황진원(논설위원)

군북출신/전 장유초 교장

 

 

재산이 많은 사람은 더 큰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하게 되는 양극화 현상을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이라 한다. 현대 사회에서 상류층과 하류층이 소득 격차가 더욱 심해졌을 때 흔히 쓰는 말로 주로 좋게 쓰는 말은 아니다. 같은 사회에서 같이 일하는데 어떤 사람은 부자가 되고 어떤 사람은 가난에 허덕이다 보니 가난한 사람의 불평이 있을 만하다. 이것은 경제적인 부익부빈익빈 현상이다. 그런데 이 원리가 교육에 영향을 미친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은 자녀 교육에 유리한 점이 많다. 반면 살아가기에 바쁜 가정은 자녀 교육을 돌볼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다. 그래서 잘 사는 가정은 자녀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여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 좋은 직장을 갖게 되어, 대를 이어 더욱 부유하게 잘 살게 된다.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경제적인 양극화와 함께 교육의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있다. 언론 매체에서 보도된 교육 불평등을 중심으로 그 사례를 찾아보자.

전국 로스쿨에서 국가 장학금을 신청한 신입생 가운데 고소득층 평균 비율은 2017년 47.9%에서 2018년 52%, 2019년 50.5%, 2020년 51.4%로 갈수록 고소득층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대 로스쿨은 47.5%에서 69.2%로 고소득층 비율이 21.7% 포인트나 올랐다. 올해 고소득층 비율이 60%가 넘는 로스쿨은 서울대를 포함해 아주대(73.3%), 이화여대(68%), 한양대(67.4%) 등 7곳으로, 고소득층 비율을 보나 해당 학교 수를 보나 돈 많은 사람이 아니면 로스쿨도 못 가는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의과대학도 마찬가지다. 전국 40개 의과대학에서 올해 국가 장학금을 신청한 신입생의 52.4%가 고소득층(9~10분위) 자녀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대 의대의 경우 올해 신입생의 84.5%가 고소득층이었고, 연세대의대(70.8%), 고려대의대(67.1%)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 40개 의대의 고소득층 평균 비율은 2013년 34%에서 올해 52.4%로 7년 사이에 18.4% 포인트나 높아졌다. 박근혜 정부(2013~2017) 때 평균 40.2였던 고소득층 비율이 문재인 정부(2018~2020)에는 평균 52.4%로 오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모두가 선호하는 ‘사(士, 師 등)자 붙은 직업’도 돈 없으면 꿈도 못 꾸는 실정이다.

코로나로 인한 교육격차도 심하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가정환경에 따른 학력 격차가 심각한 수준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맞벌이 부부나 저 소득층 등 자녀를 돌보기 어려운 가정과 고소득층 가정 간 학력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재택 원격 수업으로 학습하다 보니 자녀를 방치한 가정의 자녀는 ‘코로나 유급’ 수준인 낮은 학업 성취도를 보인 반면, 원격 수업 공백을 사교육으로 채워간 가정은 선행학습으로 오히려 진도를 앞서간다는 것이다. 이젠 학교 수업으로 전환하고는 있지만, 오랫동안의 재택 학습으로 누적된 학습 부진아의 학습 결손을 보충할 수 있는 묘안이 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설상가상으로 다음과 같은 기사는 없는 자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한다. 서울대 교수의 자녀 98명 중 장학금을 신청해 받은 자녀가 71명(72%)이나 된다고 한다. 서울대는 성적우수 장학금을 폐지하려고 했지만, 학생들의 반발로 성적을 담은 맞춤형 장학금으로 제도를 개편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종전 전액 장학금을 받은 점수보다 높아도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간호대 A교수 자녀는 5학기 연속 장학금 1517만원을, 의대 B교수 자녀는 3년간 60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고 한다. 좋게 봐서 대학교수 정도의 자녀라면 가정의 경제적인 여유도 있고 공부도 잘 할 것으로 본다. 돈이 없어 주경야독(晝耕夜讀)하며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도 많다. 그 수많은 서울대 학생 중 하필 서울대 교수 자녀의 72%가 장학금을 받았다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제자를 위한 양보심보다, 내 자녀를 위한 고의성이 너무 풍긴다.

‘민주화 운동 자녀 119명이 수시 합격했다’는 기사도 보인다. 국회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2013~2020년에 연세대(30명), 고려대(3명) 등 총 119명이 민주화 운동 관련 자격으로 입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를 위해 공헌한 자에게는 혜택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국가유공자, 5.18 민주유공자 등 기존의 국가유공자에서 민주화 운동 관련자가 추가되었다. 새로운 기준을 정할 때는 특정인을 위한 기준이 아닌, 상대적으로 억울한 애국자가 생기지 않는 범위에서 그 기준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가진 자는 그들의 전유물로 여기기 쉽다. 이것이 교육까지 지배하면 안 된다. 교육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 권력, 명예, 기득권, 빈부 격차 등에 따라 교육이 차별되어서는 안 된다. 그래야 개천에서 용이 날 수도 있다. 이것이 전통적인 우리나라 교육이다.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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