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공직자의 거짓말

황진원(논설위원)

군북출신/전 장유초 교장

 

 

다음은 지난 9월 30일 자 조선일보 신문 사설 제목들이다. 사설은 제목과 함께 모두 3편으로 내용이 서술돼 있었는데 이들 제목의 공통점을 찾아보기 바란다. ① “내가 한 말은 거짓말”이라는 탈원전 막장 드라마, ② 27번 거짓말 秋, 앞으로 백번 더 거짓말해도 文 신임 받을 것, ③ ‘대통령만 몰랐다’는 거짓말 정말 믿으란 건가, 이 세 가지다. 정답은 ‘거짓말’이다. 이젠 이 나라 신문 사설에 ‘거짓말’이란 말이 들어가지 않으면 사설 제목도 쓸 수 없는 지경까지 되어버렸다. 내용을 보면 더욱 기가 찬다. 평범한 필부(匹夫)도 거짓말을 하면 지탄을 받는 것이 세상인심이다. 여기서는 모두가 국가 정책의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자들의 거짓말이다. 그들은 국정의 특권과 함께 거짓말을 할 수 있는 특권도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았는가. 한심한 일이다. 하나하나의 내용을 살펴보자.

첫 번째 사설은 한수원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의 타당성’에 관한 내용이다. 감사원 감사 최종 단계에서 현 정권 탈원전 핵심 주체들이 자기 진술을 부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감사위원회는 핵심 감사대상자들을 불러 직권심리를 했다. 이들은 피감사자로 이미 진술한 내용의 사실 확인서까지 받은 상태다. 그런데도 이 자리에서 일부 인사들이 “내가 진술했던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집단으로 과거 진술을 번복했다는 것이다. “내가 한 진술은 효력이 없다”며 180도 부인한다. 그 과정에서 꼬리를 물고 거짓말을 이어간다고 사설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두 번째 사설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 모씨의 군 휴가 연장문제에 관한 내용이다. 추 장관은 국회에서 ‘보좌관에게 전화한 적 없고, 지시한 적 없다’고 했던 말이 모두 거짓말로 드러났다. 대정부 질문에서 “보좌관이 전화한 사실이 있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추 장관은 “보좌관이 무엇 하러 그런 사적인 일에 지시를 받고 하겠냐”는 등 수차례 보좌관의 전화 사실을 부인했다. 그런데 검찰이 공개한 보좌관의 휴대폰 메시지에서 추 장관이 보좌관에게 아들 휴가 연장을 지시하고 보고까지 받은 사실이 밝혀지고 말았다. 국회 속기록상 추 장관은 아들 문제와 관련해 모두 27번이나 거짓말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아들 서 씨도 변호인을 통해 “당직 사병과 통화한 적이 없다”며 부인해 왔는데 검찰 수사를 통해 당직 사병이 서 씨에게 부대 복귀를 독촉한 것이 사실로 밝혀졌다. 신문에서는 추 장관의 덕으로 정권의 범죄에 대한 수사를 모두 막았기 때문에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이 거짓말을 백번해도 추 장관의 자리보전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세 번째 사설은 북한군의 우리 공무원 총살에 대해 문 대통령의 대응에 관한 논란이다. 청와대 대변인은 “토막토막 난 첩보를 잇고 정확성 확인을 위해 노력했다”라며, 또 “정확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아 대통령에게 뒤늦게 보고했다”고 말하면서 ‘골든타임’을 허비한 책임은 대통령과 무관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신문에서는 사건 당일 실종, 발견, 사살 소식이 오후 10시 반까지 청와대에 차례로 보고됐는데 대통령에게 알리지도 않았다는 “이 거짓말 진짜입니까?”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뭔가 숨기려고 이런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었다. 계속해서 다음의 이야기를 보자.

중국 제나라 신하 장추가 연나라에 인질로 갔는데 연나라 왕이 그를 죽이려 했다. 장추는 달아나 국경을 넘으려다 감시병에게 붙들리고 말았다. 장추는 감시병에게 이렇게 말했다. “연왕이 나를 잡으려는 것은 내가 보물 구슬을 갖고 있다고 일러바친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구슬을 잃어버리고 말았는데도 연왕은 내 말을 곧이들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당신이 나를 붙들어 왕에게 데려 가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는 왕에게 ‘내가 가지고 있던 구슬을 당신이 빼앗아 삼켰다’고 말할 것이다. 왕은 당신의 배를 갈라 구슬을 꺼내려 할 것이 틀림없다. 나도 죽게 되겠지만 당신의 창자도 토막토막 끊기고 말 것이다.” 감시병은 겁이 나서 그를 놓아주고 말았다. 그럴듯한 거짓말로 생사의 위기를 극복했다.

위 장추의 거짓말과 신문 사설에 나오는 주체들의 거짓말이 서로 다를 게 무엇이 있나. 한마디로 “나만 살면 그만”이다. 그들은 국민의 인식, 국가의 장래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로지 개인 즉, 자신이 겪고 있는 위기만 모면하면 그만이다는 느낌이 너무 풍긴다. 이런 사람이 국민 앞에서 정치를 하고 있다. 그것도 국민이 피땀 흘려 바친 세금을 녹봉으로 받아가면서 말이다. 백보 양보하면 용서할 수 있는 거짓말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거짓말 한 마디는 국가의 흥망성쇠(興亡盛衰)와 연결될 수도 있다. 말 한마디의 무게감을 그들은 알기나 하는 건지….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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