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83. 대한민국 출생 아동의 출생 등록될 권리

오유경 변호사

 

 

신청인은 귀하허가를 받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였다가 같은 중화인민공화국 국적의 상대방을 만나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던 중 아이를 출생하였다.

아이의 부모들은 곧바로 아이의 출생증명서를 첨부하여 관할 주민센터에 출생신고를 하였으나, 관할 주민센터는 아이가 혼인 외 출생자이므로 모가 출생신고를 하여야 하고, 모가 외국인인 경우에는 그 국적국 재외공관에 출생신고를 하거나, 부가 출생신고를 하려면 모의 혼인관계증명서, 자녀의 출생 당시 유부녀가 아니었음을 공증하는 서면, 2명 이상의 인우보증서 중 하나를 첨부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서류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출생신고를 반려하였다. 관할 주민센터에 의하면, 모가 중국 당국으로부터 여권갱신이 불허되었고, 그 후 일본 정부로부터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중국 여권이 아닌 일본 정부가 발행한 여행증명서를 이용하여 대한민국에 출입하였기 때문에 혼인신고에 필요한 서류 등을 발급받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모가 난민임을 증명하는 서류는 위에 정한 서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족관계등록법’이라고 함) 제57조는 「①부가 혼인 외의 자녀에 대하여 친생자출생의 신고를 한 때에는 그 신고는 인지의 효력이 있다. ② 모의 성명ㆍ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부의 등록기준지 또는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제1항에 따른 신고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신청인은 가족관계등록법 제57조 제2항에 의하여 관할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친생자출생의 신고를 하려고 제1심 법원에 그 확인을 구하였으나 기각결정을 받았고 이에 항고하였다. 그러나 위 가족관계등록법 제57조 조항의 취지는, 부가 가족관계등록법 제57조 제1항에 따라 친생자출생의 신고를 하기 위해서는 출생신고서에 모의 성명·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여야 하는데 그와 같은 모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 또는 출생증명서 등 출생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기 어려운 경우에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위 신고를 용이하게 하려는 데에 있다.

 

그런데 이 사건은 아이의 모가 외국인이지만 출생증명서에 모의 성명, 출생연월일, 국적이 기재되어 있고 그 내용이 출생증명서의 ‘출생아의 모’란의 기재내용과 일치하기 때문에 위 조항에 규정된 ‘모의 성명·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항고를 기각하였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출생 당시에 부 또는 모가 대한민국의 국민인 자는 출생과 동시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다(국적법 제2조 제1항).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아동에 대하여 국가가 출생신고를 받아주지 않거나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려 출생신고를 받아주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결과가 발생한다면 이는 아동으로부터 사회적 신분을 취득할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및 아동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이다(헌법 제10조). 현대사회에서 개인이 국가가 운영하는 제도를 이용하려면 주민등록과 같은 사회적 신분을 갖추어야 하고, 사회적 신분의 취득은 개인에 대한 출생신고에서부터 시작한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아동은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가진다. 이러한 권리는 ‘법 앞에 인간으로 인정받을 권리’로서 모든 기본권 보장의 전제가 되는 기본권이므로 법률로써도 이를 제한하거나 침해할 수 없다(헌법 제37조 제2항).

가족관계등록법 제57조 제2항의 취지, 입법연혁, 관련 법령의 체계 및 아동의 출생등록될 권리의 중요성을 함께 살펴보면, 가족관계등록법 제57조 제2항은 같은 법 제57조 제1항에서 생부가 단독으로 출생자신고를 할 수 있게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법 제44조 제2항에 규정된 신고서의 기재내용인 모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 부의 등록기준지 또는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신고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으로, 문언에 기재된 ‘모의 성명·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는 경우’는 예시적인 것이므로, 외국인인 모의 인적사항은 알지만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갖출 수 없는 경우 또는 모의 소재불명이나 모가 정당한 사유 없이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 발급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 등과 같이 그에 준하는 사정이 있는 때에도 적용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20. 6. 8. 자 2020스575 결정 [친생자출생신고를위한확인] 참조).

 

본지 법률고문

변호사 오유경 법률사무소 (055)281-2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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