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아라가야의 상징 ‘불꽃 빵’으로 태어나다

학창시절 추억 1호 ‘단팥빵’

기획취재③ 함안의 자랑-불빵

60대 이상 세대들의 중, 고등 학창시절 먹거리는 단팥빵이 으뜸이었다. 검정색 학생모를 쓴 남학생과, 풀 먹이고 다림질하여 빳빳해진 하얀 카라의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친구들의 시선을 따돌리고 빵가게 구석진 곳에 다소곳이 앉아 접시 가득 담은 단팥빵을 먹는다. 빵 먹는 것이 목적? 아니다. 공부보다 더 재미나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빵 때문에 가슴 두근거렸던 추억이 60대 이상이라면 한 페이지씩은 간직 하고 있을 것이다. 단팥빵을 먹는 모습은 용돈이 넉넉한 친구들에게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 폼을 잡는 모습이었다면 푼돈 한 닢마저도 소중한 친구들에게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었다. 푼돈마저도 너무나 소중한 시절, ‘아이스깨끼’ 소리치며 나무 상자를 메고 다니며 팔았던 얼음과자를 사먹는 것은 군것질의 커다란 즐거움이었다. 직사각형의 나무상자 뚜껑을 열면 드라이아이스가 공기와 접촉하며 하얀 안개가 피어오른다.

 

그 속에서 단맛이 뚝뚝 흐르는 아이스깨끼가 나오면 나도 한입, 옆에서 군침 흘리는 너도 한입, 서로 베어 먹으며 좋아라 했었다. 아버지가 신던 고무신을 몰래 가지고 나와 엿과 바꾸어 먹기도 했다. 지금처럼 부드럽고 빨리 녹아버리는 엿과 달랐다. 엿은 치아에 들러붙어 치아를 상하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지만 챙이 넓은 밀짚모자, 듬성듬성 난 구멍 곁으로 삐죽 솟아나온 밀대들, 그 아래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소매 자락으로 훔치며 엿을 파는 아저씨는 아버지 고무신인줄 알면서도 엿과 냅다 바꾸어 주었다. 아이들의 심정을 잘 아는 것이다. 크고 무거운 가위가 철겅철겅 소리를 내면 가위소리에 매료되어 엿을 사먹는 것도 재미있던 때였다. 엿과 바꿀 수 있는 것을 찾아다니며 자그마한 먹거리만 있어도 행복하던 시절이 60년 전의 일이다. 그 시절 코 흘리게 부터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했던 것이 단팥빵과 아이스깨끼라 부르던 막대얼음과자와 엿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최고 먹거리와 간식거리가 되어주었던, 추억을 가득 담고 있는 이름들이다. 빵은 밀가루가 만든 음식의 최고봉이다. 수제비와 국수는 쌀을 대신하여 서민들의 허기진 배에 배꼽이 튀어나오도록 해주던 음식이었다면 아이스깨끼는 여름날의 별미였으며 엿의 달콤함은 사탕의 원조가 되어주었다. 빵을 먹자고 교복입고 빵집에 들어가던 것이 연애의 시작이 되던 시대는 옛날 옛적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국수와 수제비를 만드는 밀가루와 빵을 만드는 밀가루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밀 생산이 주류를 이루고 빵을 주식으로 먹는 나라도 있다. 쌀보다 더 귀하던 옛날에는 밀가루를 진기한 가루라 하여 진가루가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밀가루 가공의 발전과 변화는 나라마다 빵의 모양과 굽는 방법이 다르게 발전되어 오늘날까지 이르게 되었다. 빵의 변천사는 맛과 모양, 빵 속에 들어가는 다양한 첨가물에 따라 다르다. 빵 속의 첨가물에 따라 오븐에서 구울 때 피어나는 향기에 매료되기도 하지만 쌀로 지은 밥과 밀가루로 만든 빵은 영양적인 면과 편리성은 아직도 팽팽하게 대결중이다.

함안의 기원은 1500년 전 아라가야국으로 부터다. 김해와 고령 남해일대를 중심으로 이룩된 거대한 왕국의 일부였던 함안 가야 말이산에 위치한 고분군은 100여기가 된다. 왕족이나 귀족들의 고분군 발굴에서 순장 자들이 생활용기로 사용되던 토기들을 살피던 중 토기문양에 많이 사용 된 무늬가 불꽃 무늬였다. 불꽃 무늬는 아라국의 상징이 되었고 철기시대에 사랑 받는 토기와 문양이 되어주었음을 알게 해준다. 불꽃이 주는 상징만큼 그 의미도 남다르다. 불꽃은 정열. 패기. 희망. 도전. 강렬함을 품고 있다. 불꽃문양을 조각해 나가는 동안 토기쟁이들은 정열과 도전을 꿈꾸며 섬세하게 조각을 했을 것이다. 사용하는 이들은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며 정성을 기울여 소중하게 다루었을 것이라고 짐작 할 수 있는 것은 순장무덤까지 토기가 들어갔다는 것이 증거다. 토기쟁이와 사용하던 이들의 마음이 담겨 전해진 불꽃문양은 함안의 상징물이 되어주었고, 함안박물관 정면에서 철기시대 장군처럼 위엄을 떨치며 우뚝 서있다.

 

아라가야의 역사와 불꽃 토기의 소중함을 현대적인 미각과 함안지역의 특산물을 첨가하여 독특한 맛으로 표현해 내는 곳이 함안 불빵이다. 함안에서 생산하는 특산물은 십여 가지가 넘는다. 그 중 파수에서 생산되는 곶감은 임금님께 진상된 별미중의 별미답게 우수한 식재료이며 최고의 간식거리였다. 언뜻 듣기에 불빵이라는 이름이 살갑게 다가오지 않고 편하게 불려지지도 않는다. 의미를 알아보기도 전에 이름으로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다. 불빵의 의미를 더듬어 보자. 지금의 함안을 유지. 보존하며 함안을 대표하는 식품의 하나 파수곶감은 불꽃문양의 불빵 맛을 한층 가미하여 한 번 맛을 보면 잊을 수 없게 만드는 독특한 맛을 지니게 해준다. 불꽃이 주는 정열에 아라가야를 지켜준 아라깨비의 문양까지 넣은 것은 불빵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문양이다. 불꽃이 주는 강함을 아라깨비는 허투루 날려버리지 못하려는 듯 빵의 대표 얼굴이 되어 빵의 풍미를 한층 더 높여주고 있다.

함안을 지켜주는 정겨운 도깨비, 부릅뜬 눈과 휘날리는 수염만 보아도 악한 것들은 지레 겁을 먹고 달아나게 해 줄만 하다. 도깨비는 악한 무리를 쫓아주는 약자의 도우미요 보호자요 복을 주는 존재였다. 불과 도깨비. 빵 속의 곶감과 홍시. 홍시를 닳이고 졸여 단맛을 내게 하는 홍시조청. 함안 대산과 월촌에서 생산되는 수박을 졸이고 닳여 단맛을 내게 만든 수박조청. 겨울날 으뜸 간식이며 먹거리가 되어 주었던 홍시와 곶감, 우리밀이 합작품 되어 불빵의 가치를 높여준다. 곶감이 말랑하면서도 쫀득거리며 입안을 탐색하는 동안 빵의 입자들을 미각으로 찾아내는 재미도 더해준다.

다음은 함안군 산인면 함안대로에 위치한 ‘빵과 함께하는 MATIN카페, 함안 불빵’ 백상원 대표님과의 대화를 요약한 정리 한 것이다. 불빵 탄생을 위하여 함안의 문화유산을 지키고자 하는 함안의 문화예술인들의 모임을 발족한다. 그들의 한마음 한 뜻은 함안의 먹거리 불빵을 만들어 보려는 의지에 불을 지피는 불쏘시개가 되어주었다. 함안과 경남을 대표하는 으뜸 먹거리 불빵이 탄생되기까지 경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교수진, 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맛과 영양 상품의 가치에 대하여 연구하고 실험한다. 밀가루와 곶감의 조화, 밀가루와 홍시의 조화, 밀가루와 수박의 조화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조합체로 불협화음이 될 것 같았다. 빵을 만든 다음의 과정도 숙고를 해야 한다. 방부제가 가미되지 않은 빵은 유통기한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경쟁적으로 빚어내며 수제 빵 강조를 하는 경쟁의 틈바구에서 차별성은 단순히 손으로 빚어낸 빵맛만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닌 먹는 이들의 건강을 고려한 맛이 요점이었다. 재료가 함안에서 생산되는 곶감. 홍시. 수박이라 하여 신토불이라고 강조를 한다고 하더라도 가격이 먹거리를 찾는 이들의 주머니 사정을 따라가 주지 않는다면 공허한 것이 되고 만다. 한걸음 앞서서 창의적인 개발을 하고 창조에 심혈을 기울인다 하더라도 판매를 위한 개척을 하는 것에서도 시행착오를 반복한다. 반복되는 착오에 좌절하지 않을 때 함안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건강을 위한 완전한 먹거리의 탄생은 엄마의 손맛, 엄마가 만들어 주는 집 밥 같은 정성과 사랑이 첨부가 되어야 일등 맛의 탄생이라고 자신 있게 드러내고 진열할 수 가 있는 것이다.

불빵이 사업체 직원들의 간식거리로 납품이 되고, 인터넷 매체를 통하여 수요가 늘어나면서 불빵만이 주는 풍미가 제자리를 찾게 되었다고 하지만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이 대표님의 말씀이다. 바로 함안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홍시 먹거리이다. 홍시로 식품 개발을 하는 중이며 곧 출시를 앞둔 상품도 있다고 하셨다. 홍시가 만들어 내는 맛의 변신을 기대하며 잠시 기다리면 된다. 한걸음 앞서가는 대표님의 확신 가득한 포부가 짧은 시간의 만남 내내 가슴을 적셔주었다.

요즘은 상품마다 프랜차이즈 스타일의 상권 형성이 유행이다. 창의적이고 도발적인 도전보다는 주어진 조건 아래에서 편리를 추구하고 안정만 도모하며 가려고 하는 것이 대세인 지금, 불리한 조건들 속에서 우리고장의 특미를 발굴하고 나만의 이익추구가 아닌 함안의 명예를 안고 출발한 불빵, 지나 온 발자취 속에서 힘겨웠던 시간들을 유추해 볼 수 있었다. ‘해 내고 말 것이다’라는 패기가 밑거름이 되어 우리 고장의 별미를 주제로 새로운 맛과 모양을 전국민의 미각을 자극시키려는 발상이 지금의 불빵 존재를 있게 한 것이다.

가족들의 응원은 점차 전문가로 탈바꿈하였다. 공직에서 하던 일을 은퇴하고 커피바리스타가 되어 남편의 청사진에 힘을 돋우어 준 아내는 커피와 전통차, 불빵과 각종 차들과의 조화로운 맛을 만들어 고객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으며, 아들은 아버지의 사려 깊은 뜻을 받아들여 어느 사이 ‘빵의 명장’이 되었고, 불빵의 맛을 전국에 알리고 있다고 힘주어 말씀하셨다. 함안을 대표하고 함안에서 재배 생산된 신토불이 먹거리가 바로 ‘불빵’이고 가족력이 대를 이어 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씀하신다. 함안의 문화예술 관계자들과 가족이 혼신의 힘을 모아 지켜나가고 있는 불빵, 1500년 전 역사적 의미가 담긴 불빵, 불빵을 지키는 아라깨비. 함안의 상징물을 표현하고자 노력한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시작은 미약하나 나중은 창대하리라’는 글귀가 맴도는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다.

‘불빵에 대한 궁금과 주문을 원하신다면 <함안불빵 >싸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참고도서 - 함안도서관

대담 - 함안불빵 이근표 대표

김양자 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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