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약이 되는 스트레스

황진원(논설위원)

군북출신/전 장유초 교장

 

 

우리나라 사람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외래어는 ‘스트레스(stress)’라고 한다.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라는 말도 많이 한다. 그러나 사람이 살아가면서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부부, 가족, 친척, 친구, 직장동료 등 만나는 사람마다 나에게는 모두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그렇다고 나는 결백하냐. 아니다. 결국, 모두가 스트레스의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다. 대인 관계뿐 아니다. 직장, 학업, 외모를 비롯해 경제사정, 신체적 특징, 환경 등에 의한 스스로 느끼는 스트레스도 많다. 사람에 따라 스트레스를 느끼는 개인차도 천차만별이다. 누구나 스트레스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 한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는 길은 단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지구를 떠나는 것뿐이다.

‘스트레스’에 딱 들어맞는 우리말은 따로 없다. 사전적 의미로는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할 때 느끼는 심리적ㆍ신체적 긴장상태’를 말한다. 심리학 측면으로 보면 ‘외부의 위협이나 도발 등에 대항해 신체를 보호하려는 심신의 변화과정’을 뜻한다. 스트레스는 긴장, 불안, 짜증으로 순화하며, 심할 때는 소화불량, 불면증, 신경증, 우울증 등 신체적ㆍ심리적 부적응을 나타내기도 한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통제감을 상실할 경우 자살로 이어질 수도 있어 스트레스의 중대한 원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스트레스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 긍정적 스트레스와 부정적 스트레스로 나눌 수 있다. 당장에는 부담스럽더라도 적절히 대응하여 자신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다면 긍정적 스트레스이고, 자신의 대처나 적응에도 스트레스가 지속되어 불안이나 우울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경우는 부정적 스트레스다. 긍정적 스트레스는 생활에 활력을 주고 생산성과 창의력을 높일 수 있다. 즉 긍정적 스트레스는 착한 스트레스다. 그 예를 보자.

물고기는 신선도가 생명이다. 북해에서 잡은 청어를 런던으로 운송하는 상인들이 있었다. 성질이 급한 청어라 운송 도중에 모두 죽어버려 제값을 받을 수 없었다. 그중 산채로 청어를 운송하여 톡톡히 재미를 보는 상인이 있었다. 그 상인의 비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청어를 운반하는 용기 내에 한두 마리의 메기를 넣는 것이었다. 메기는 청어의 천적(天敵)이다. 메기가 청어를 잡아먹으려 하자 청어는 기를 쓰고 쫓아다닌 것이 생명을 유지한 것이다.

이것을 노자의 ‘귀생(貴生)과 섭생(攝生)’의 논리로 설명할 수 있다. “자신의 생을 너무 귀하게 여기면 오히려 생이 위태롭고(貴生), 자신의 생을 억누르면 오히려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攝生)”는 것이다. 노자는 “섭생을 잘하는 사람은 죽음의 땅에 들어가지 않는다(善攝生者 以基無死地)”고 하여 내 몸을 적당히 고생시키는 섭생을 건강한 삶이라고 보았다.

대추나무에 대추가 많이 열리게 하는 방법도 있다. 그것은 대추나무에 염소를 매어 놓는 것이다. 염소는 특성상 잠시도 그냥 있지 않고 고삐를 잡아당기면서 대추나무를 괴롭힌다. 잔뜩 긴장한 대추나무는 위협을 느껴 자손을 번식시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게 되고, 그래서 대추가 많이 열린다는 것이다. 섭생의 원리는 동식물같이 통용됨을 알 수 있다.

얼마 전 중앙일보에서 이런 원리를 자세히 설명한 기사가 있었다. ‘연구에 의하면 어릴 적부터 겪은 착한 스트레스는 수명을 증가시킨다’는 내용이었다. 신문에서는 스트레스에 대한 맷집이 커져서 웬만한 일에도 끄떡없이 장수한다면서, 맷집을 늘리는 비법은 운동이라고 했다. 대신 스트레스가 너무 높으면 수명이 준다는 것이었다.

벌침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벌침 속에는 다양한 독소가 있다. 봉침(蜂針)을 맞으면 붓고 가렵다. 신기하게 낫는 경우가 있다. 벌침으로 혈관이 넓어져 벌겋게 붓는다. 덕분에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면역세포들이 쓰레기를 치운다는 것이다. 그러나 벌침의 독은 독이다. 신문에서는 봉침의 부작용으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고 염려한다. 신문에서는 냉수마찰, 소식(小食)도 착한 스트레스를 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자는 ‘궁즉통(窮則通)’이라 했다. 이것은 ‘고통(역경)이 있어야 형통한다’는 뜻이다. 또 옛말에 ‘안락하면 죽을 것이고(死於安樂), 우환이 있으면 살 것’(生於憂患)이라고 했다. ‘구안즉필위(久安則必危)’라는 말도 있다. ‘오랫동안 편안하면 반드시 위험하다’는 뜻이다. 이 모두가 심신의 안일함을 경계하며, 근심ㆍ걱정ㆍ긴장ㆍ고통과 함께하는 인생을 참된 삶으로 보았다.

스트레스를 가장 받지 않는 사람은 ‘바보’다. 그렇다고 바보가 무병장수하는 것이 아니다. 스트레스가 우리의 심신을 괴롭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적당한 스트레스는 활력을 준다’는 교훈을 잊지 않길 바란다.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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