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좁아지는 보수 우파의 입지

황진원(논설위원)

군북출신/전 장유초 교장

 

2017년 대통령선거 때가 기억난다. 그때 여러 대선 후보자 중 유권자의 가장 큰 관심 대상은 문재인 후보자(더불어민주당)와 홍준표 후보자(현 미래통합당)였다. 선거 결과, 예상대로 문재인 현 대통령이 당선될 때, 홍준표 후보자에게 표를 준 사람은 한탄과 실망의 목소리가 유달리 컸던 것으로 기억된다. 심지어는 이젠 나라가 망한다는 우려를 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 후 3년, 지난 4월 15일 국회의원 300명을 뽑는 총선거가 실시되었다. 범 진보 190석, 범 보수 110석(국민의당 3석 포함)이다. 모든 언론에서는 야당인 미래통합당(통합당)이 참패 했다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물론 민주당에 표를 준 사람은 경사다. 그러나 야당에 표를 준 사람은 허탈감과 함께 나라 걱정이 태산이다. 같은 사안을 놓고 국민의 인식이 너무나 다르다. 선거 때마다 보수와 진보의 이념 차이로 느끼는 갈등의 골이 너무 깊은 것 같다.

20대 총선, 대선, 지방선거, 21대 총선까지 4번을 치른 선거에서 모두가 민주당이 승리했다. 특히 민주당의 단독 과반수 확보는 16년 만에 처음이라고 할 정도니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총선 결과에 희색(喜色)이 돌만 하다. 반면 통합당은 초상집 분위기다. 황교안 대표도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비상 대책 위원회 체제다. 통합당이 주장하는 문 정부의 경제, 안보, 탈원전 등의 국정 실패에도 민심은 왜 통합당에 등을 돌렸을까.

어느 언론 보도에서는 그 원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 있다. 첫째, 코로나 사태가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하여 야당의 무슨 말도 먹혀들지 않은 원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둘째,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정부ㆍ여당의 각종 지원금 공세도 표심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았다. 특히 경기도는 코로나 관련 재난 기본소득을 전 도민들에게 10만 원씩 지급하기로 한 것이 선거 결과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셋째, 통합당의 막말 논란이다. ‘30~40대는 논리가 없다’는 발언, ‘세월호 유가족을 향한 원색적 발언’ 등이 중도ㆍ부동층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신문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이것들은 모두 최근에 발생한 일들이다. 이에 대해 필자는 ‘유권자가 무책임하고 근시안적이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모든 유권자는 현 정부와 여당ㆍ야당의 정치 상황을 3년간 보아왔다. 따라서 이들이 행사한 국정의 잘잘못을 직접 피부로 느꼈다. 그런 과거의 국정 인식을 송두리째 무시한 채 일시적인 충동으로 표를 선택했다면 이건 현명한 권리 행사가 못된다. 특히 내가 뽑은 국회의원이 한 번 뽑으면 앞으로 4년 동안 나라를 위해 일할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 귀중한 한 표를 순간적 감정으로 결정할 수 없다.

통합당의 실패는 보수주의의 궤멸을 뜻하는 것인가. 어느 언론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2017년 대선에서 보수진영 대권주자(홍준표, 안철수, 유승민)의 득표율은 52%였다. 반면 진보진영 대권주자(문재인, 심상정)의 득표율은 48%였다. 그래서 보수 성향과 진보 성향 유권자의 비율을 52대 48로 보아왔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진보 성향의 유권자 층이 더 두텁다는 견해다.

또 ‘60대 이상의 지지층은 무슨 일이 있어도 보수 정당의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깨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거에서 60대의 보수 이탈 표가 상상외로 많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했다. 이 부분에 대한 필자의 견해는 조금 다르다. 60대의 보수 이탈 현상이 나타난 것을 코로나 사태와 정부의 재난 지원금 살포 계획과 무관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원인은 무시하고 결과만으로 성격을 단정해 버리는 것은 옳지 않다.

그리고 통합당이 대안 정당으로 자리를 잡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선거 과정에서 소득 주도 성장ㆍ탈원전 폐지를 주장했지만,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원인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천파동’ 또한 작은 원인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을 일부는 수긍 하면서 다음과 같은 자에게 표를 준 유권자를 이해 못하는 부분이 있다. 황운하ㆍ한병도 씨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 및 하명수사 의혹’ 혐의를 받고 있다. 최강욱 씨는 조국 씨의 아들 입시 비리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두가 작은 사건이 아니다. 이들은 피고의 신분으로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나란히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 어떻게 이런 범죄혐의자에게 표를 주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비록 재판은 남아 있지만, ‘불법은 묵인을 먹고 자란다’는 의미를 새겨 보았으면 한다.

아무튼, 이번 총선은 보수의 가장 큰 위기다. “위기를 겪지 않으면 현실에 안주한다”는 말이 있다. 보수는 이번 위기를 심기일전(心機一轉)의 기회로 삼아 새로운 보수의 가치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그래야 다음 선거에서 멀어진 유권자의 관심을 되돌릴 수 있다. 특히 정치인은 유념해야 할 것이다.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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