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60>커피를 즐기는 사람들

박상래-문화대안학교 교장/본지 논설위원

 

커피 맛을 좌우하는 콩의 산지와 상태, 볶는 시간과 온도, 분쇄된 커피 알갱이의 크기, 물의 온도와 특성 등의 조건을 고려하면 같은 맛을 찾을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맛의 기준을 정해놓고, 그 기준에 따라 맛의 유무로 단순판단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맥주의 순한 맛을 싱겁다고 하거나, 쓴맛을 개운하다고 판단하는 것과 같이 스스로 정한 기준을 일반적인 맛의 기준으로 승화시키려는 고집을 보이기도 한다. 커피의 경우 선호하는 가맹점 커피의 맛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도 많다. 일정한 맛을 고집하는 마니아들의 경우는 단순히 시럽이나 우유와 같은 첨가물의 첨가여부나 쓴맛의 정도뿐만 아니라 커피 자체의 시고 떫고 고소함의 정도를 취향별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실력 있는 바리스타 경우는 당연히 이런 요구에 맞춰 커피를 조제해 주기도 한다. 그런데 생두를 볶는 이유는 향기도 좋아지고 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인데, 2주일이 지나면 향기를 담당하는 카페놀과 에테르 성분이 모두 증발해 버리기 때문에 분쇄했다면 즉시 또는 빨리 소비하는 것이 좋다.

커피는 다양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다당류(37~55%)이고 단맛과 감칠맛을 담당한다. 가수분해 된 다당류는 장내 세균성장을 촉진하는 식이섬유로 작용하여 대장암 위험성을 줄인다. 그리고 황산화물질이자 암세포 발생을 억제하는 안토시아닌은 블루베리의 625배, 아사히베리의 90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클로로겐산은 폴리페놀 화합물의 일종으로 과산화지질의 생성을 억제하고, 황산화, 항암, 소장에서의 포도당 흡수 지연을 통해 혈당수치 감소, 심장질환예방, 지방간 감소, 고혈압 개선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점심시간 노곤하고 피곤한 직장인들은 커피 잔을 들고 회사주변을 산책하는 흔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머리를 맑게 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이어질 오후 근무를 집중력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커피의 양면적 두 얼굴이 있어 고민스럽다. 어떤 이는 진한 커피를 공복에 마셔 순간 어지러움을 즐긴다고도 하지만 에너지 상승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최고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다량의 커피는 체내 콜레스테롤 함량이 증가시켜 심혈관 질환 환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노인여성은 칼슘성분을 감소시켜 골다공증을 유발할 가능성을 높이므로 폐경기 여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 외에 위장병 환자, 임산부, 신경계통 평형상태 유지의 역할을 하는 B1이 부족한 사람, 이미 암을 앓은 사람도 피하는 것이 좋다.

커피의 농도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150ml 잔에 담긴 카페인의 양은 여과기로 거른 커피는 110~159mg, 퍼실레이터(티벳 포장)로 끓인 커피 60~125mg, 인스턴트 커피 40~105mg, 홍차 20~100mg, 콜라 20mg, 핫쵸콜릿 10mg 정도이다. 영양학자들은 하루 마시는 카페인의 양은 100mg을 넘지 말 것을 권하고 있으니 이에 따르면 하루에 한 잔 정도가 적당하다. 카페인은 가벼운 흥분을 일으키며 주의력을 향상시키지만 하루에 한 잔 이상을 마신 사람은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에 비해 불안과 우울증 정도가 훨씬 높다는 미국 정신의학저널의 연구결과가 있지만 오히려 정신건강에 좋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으니 체질에 따라서 다를 것이다.

필터를 통과하며 기름성분이 흡수되어 콜레스트롤 관리에 좋은 드립커피를 손수 내린 향기로 아침은 차분하다. 오스트리아 사람은 술을 넣은 커피를 마셨다지만 비 오는 날엔 대신에 진한 에스프레소가 좋다. 창가에 자리를 잡아 책을 보면서 혼자 마실 때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탄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옆자리의 연인들의 비엔나커피를 마시는 달달한 데이트를 보는 것도 행복하고, 까르르대던 연인들이 떠난 자리를 보는 외로운 날엔 카푸치노를 마신다.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에는 맛과 향을 즐기는 사람, 가르치거나 배우는 것을 즐기는 사람, 만드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직접 커피를 내려 맛과 향을 함께 나누는 욕심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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