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30. 금강산에 수백 척 높이의 바위로 둘러싸인 동물원

금강산 구룡연 골짜기에 ‘가는골’과 ‘회상대’라는 곳이 있어요. 이곳을 삼성동, 군선협이라고 하지요. 사방이 수 백 척 높이의 어마어마한 바위로 둘러 싸여 있어서 바람이나 해 달만이 들어 갈 수 있는 곳이지요. 사방이 모두 수백 척 높이의 단단한 바위로 둘러싸인 바위성으로 되어 있기에 감히 사람이나 짐승이 그곳에 접근할 수가 없어요.

따라서 그곳에는 짐승의 발자국이나 사람의 발자국이 한 번도 닿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다양하고 진귀한 산꽃이 무수히 피어 있는 곳이지요. 수백 년 동안 귀한 산삼 꽃이 피고지고 하는 곳이지요.

그 둥근 자연적 바위성 안에는 희귀한 산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산꽃의 천국이었어요. 초롱을 닮은 보라색 초롱꽃, 청초하게 핀 하얀 꽃잎의 함박꽃, 노랑 날개를 달고 있는 민방초, 보라색 귀족적 꽃잎을 달고 있는 용담꽃, 샛노란 꽃잎을 여러 장 달고 있는 얌전한 복수초꽃, 각시붓꽃, 눈개승마꽃, 돌단풍꽃, 땅비사리, 벼룩자리, 병꽃나무 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려고 고개를 내미는 모습은 아름다운 천상의 세계였어요. 움직이는 것이라고는 알록달록 다람쥐, 산새, 벌, 그리고 나비뿐이였어요. 여름이면 매미소리가 그 돌 성을 안에 맑게 들리지요. 간혹 산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고, 하늘의 구름 그림자가 일렁일 뿐이지요.

이런 꽃들은 봄의 금강산, 여름의 봉래산, 가을의 풍악산, 겨울의 개골산을 아름답게 수놓지요.

오늘은 다섯 신선들이 넓은 바위에 모여 앉아 그 바위성 정원을 내려다보며 진지한 의논을 했어요.

“이 아름다운 금강산에 기기묘묘한 바위가 봉우리마다 있지만 동물들이 형상을 한 바위들이 한 곳에 모여 있는 동물원이 없어요.”

“나도 꼭 같은 생각이오. 우리 의논을 맞추어 사람들, 짐승들의 발길이 전혀 닿지 않는 요새 같은 이곳에 바위를 다듬어 동물원을 만들어봅시다.”

“난 반대요. 아무리 바위 동물이지만 수백 척의 돌로만 둘러싸인 이곳에 가두어 두는 것은 반대요.”

“그렇지 앉지요. 사방이 바위로 성벽을 두른 듯해, 다른 동물들이나 사람들이 그곳에 접근할 수 없으니 보호 되고 그곳 안에서는 자유롭게 노닐 수 있지요.”

“우리 이러지 말고 각자가 더 생각해보고 내일 다시 토론하는 것이 어떨까?”

“그게 좋겠습니다.”

신선들은 허연 수염을 바람에 쓸어내리며 각자의 처소로 돌아갔어요. 시선들이 자는 곳은 일정하지 않지요. 그들은 이미 먹고 자는 것에 대한 것을 초원한 신선들이기 때문에 넓은 바위 위에서 별을 바라보다 잠을 청하는 신선, 나무아래서 새소리, 풀벌레 소리 들으며 밤을 넘기는 신선, 깊은 굴속에서 밤을 지내는 신선들이지요.

다음날, 신선들이 사방이 바위로 둘러싸인 바위성을 내려다보며 토론을 했어요.

가장 큰형 신선이 진지하게 설명을 했어요.

“우리 다섯 시선은 금강산의 그 많은 모양을 바위에 조각해 왔지요.”

일만이천의 봉우리를 웅장하게, 때론 섬세하게 조각하여 온 신선들은, 이제 아름다운 동물들의 모양을 조각하기로 의논하는 것이어요.

막내 신선이 나서며 말했어요.

“형 신선들, 제 생각에는 이렇소. 이 천연의 바위성에 동물들을 조각하는 것은 우리들이 만든 금강산 작품 중에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다섯 신선들은 제법 의견이 모아지는 것 같았어요. 그때 둘째 형 신선이 나서서 말했어요.

“금강산의 아름다움은 자유라는 것이지요. 어느 곳에도 구속 되지 않고 바람처럼, 구름처럼, 별처럼 그렇게 자유 롭게 생각하고 자유롭게 금강산에서 노니는 것이지요. 그 자유를 우리가 어느 한 곳에 가두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요. 생각의 자유를 가두어 두는 것이지요.”

그때, 큰형이 나서며 제법 화난 말투로 둘째 형 신선을 꾸짖듯 말했어요.

“우리 다섯 신선들은 금강산 봉우리마다 조각을 했다. 이제 정말 우리들의 참신한 작품을 만들려고 하는 데, 네게 반대한다면 너는 이번에 쉬어라.”

“그러지요. 그런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 번 작품은 처음부터 발상이 좋지 않습니다. 절대로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둘째 형 신선은 휑하니 그 자리를 떠나버렸어요. 여태까지 항상 다섯 신선이 모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둘째 형 신선이 나가버리자, 서로가 서먹했어요. 그때 큰형 신선이 나섰어요.

“내가 구상하는 바위성의 동물원에는 네 가지 동물만 조각하려고 했기 때문에 오히려 둘째가 빠지는 것이 좋다.”

셋째 신선이 큰형 신선에게 물었어요.

“형, 그 네 가지 동물이 무엇이요?”

“성질도 급하기는? 내 말을 들어보게. 첫째는 ‘코끼리’ 일세, 이 넓은 금강산에 더운 지방에 사는 코끼로 있어야 하네. 그 다음이 ‘거북이’이고, 그 다음이 더운 지방에 사는 악어일세, 마지막으로 도마뱀일세.”

동생 신선들은 큰형 신선의 이야기를 듣고 자기는 무엇을 조각할 것인가를 궁금해 했어요.

“자- 각자가 조각하는 동물은 형, 동생의 순서대로 한다. 큰형인 나는 코끼리를 한다. 순서대로 맡아라.” “둘째 형이 없으니 저가 거북이를 조각하고 넷째가 악어를 막내가 도마뱀이군요.”

“그렇다. 이 금강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각품을 만들어보자. 내일부터 시작이다. 각자가 조각을 하는 동안에는 일체 남의 일에 관섭을 하지 않기 위해서 작업이 끝나는 동안 이곳에는 항상 짙은 안개로 가릴 것이다.”

동생 신선들은 큰형 신선을 따라서 올망졸망한 바위가 있는 곳으로 올라갔어요.

큰형 신선이 동생 신선들에게 설명을 했어요.

“오른쪽부터 큰 바위부터 하나 씩 맡아서 하는 것이다. ”

동생 신선들은 자기가 맡은 바위 앞으로 가서 조각할 모양을 구상했어요. 바위를 요모조모 살피며 관심 깊게 돌아보았어요. 그 아래에 넓은 바위성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이자, 자기들의 하는 일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마음속에 다졌어요.

다음날 아침이어요.

바위성 위쪽 높은 곳에는 짙은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서 신선들이 무엇을 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어요. 아주 무거운 망치질 소리, 바위를 깨는 예리한 소리 그리고 무거운 돌들이 와르르 쏟아 내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어요.

그들이 바위로 코끼리, 거북이, 악어 그리고 도마뱀을 조각하는 작업을 아무도 볼 수 없었어요. 짙은 안개가 자욱하게 드리워져 있기 때문에 그들이 어떤 모습으로 조각하는지 서로가 몰랐어요.

큰형 신선은 아프리카의 커다란 코끼리를 조각하느라 이만 저만한 고통이 아니었어요. 커다란 바위를 쪼아내고 깎아내어 코끼리 몸을 조각하는 작업에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었어요.

가장 어려운 것은 코끼리의 기다란 코였어요. 코를 길게 뽑아 구룡연의 맑은 물을 먹는 모습을 조각하는 과정이 엄청 어려웠어요. 어쩌다 돌을 잘못 다듬으면 다시 붙일 수도 없기에 몇 번을 구상을 한 뒤에 다듬었어요. 코끼리의 힘찬 네 발, 목, 몸뚱이 그리고 꼬리 하나 등 어느 것 하나 예사로 다듬을 수 없었어요.

그런 신선의 머릿속에는 코끼리 한 마리가 벌써 바위성을 향해 내려가려고 두 발을 버티고 몸부림을 치는 것 같았어요.

셋째 신선이 다듬는 거북이 바위 조각도 한창 작업이 진행되었어요. 거북이가 발에 힘을 주고 엉금엉금 기어가는 형상을 구상하고 커다란 바위를 몸의 균형에 맞게 배분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어요. 힘의 균형에 따라 몸이 배분되어야 동적인 힘을 고루 안배할 수 있었어요. 뒷발에 힘을 주기 위해 약간 힘을 주어 뒤쪽을 들어 올렸어요.

거북이의 가장 어려운 작업은 목의 방향을 두는 것도 어려웠고 거북등 모양을 철갑처럼 단단하게 보이도록 하는 작업도 무척 어려웠어요.

넷째 신선이 악어를 조각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어요. 악어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기다란 몸집을 구상했지만 그게 바위 조각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악어가 꿈틀거리는 힘찬 동작, 먹이를 노리는 무서운 눈동자의 표현은 도저히 표현할 길이 없었어요.

악어의 힘찬 몸집을 표현하기 위해 넷째 신선은 조용히눈을 감고 깊이 생각에 잠기기도 했어요.

다섯째 신선은 도마뱀을 조각 했어요. 도마뱀이 귀엽게 기어하는 모습을 구상했어요. 머리, 몸통, 꼬리 등을 적당하게 안배하여 도마뱀을 조각했어요. 도마뱀도 그렇게 쉽지가 않았어요. ‘작고 귀여운 작은 동물’ 그렇게 주제를 잡고 나니 바위를 조각하기가 무척 힘들었어요.

도마뱀을 땅에 그려가며 조각했지만 그 모습이 쉽게 조각되지 않았어요.

네 신선이 하는 작업이 제법 오래 동안 계속되었어요. 신선들 세계의 시간으로 하루라면 인간 세계의 백년과 맞먹는 시간이었어요.

이제 작업이 마무리 되어가는 시간이 되었어요. 서서히 그 짙은 안개가 걷히기 시작하더니 바위 조각 작품들이 하나 둘씩 그 모습을 드러내었어요.

아침 해가 뜨자, 찬란한 해살에 코끼리, 거북이, 악어, 그리고 도마뱀이 살아나는 것 같았어요 코끼리가 코를 흔든 것 같은 모습, 거북이가 엉금엉금 기어나는 듯하고, 악어가 힘차게 몸을 치솟아 먹이를 낚아채는 모습 그리고 도마뱀이 귀엽게 움직이는 모습이 바위 위에 연출되었어요.

네 신선은 손을 서로 잡고 오랜 작업에서 있었던 어려움을 위로 했어요. 그날은 작업에 참여 하지 않았던 둘째 형신선도 왔어요.

그들은 서로의 가슴을 열고 그 동안의 어려움을 말하면서, 서로의 작품을 칭찬했어요.

“큰형 신선의 코끼리 정말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요. 저 긴 코를 봐요?”

“막내의 도마뱀이 얼마나 귀엽니? 곁에서 함께 놀고 싶어.”

“악어를 봐요. 금세 몸을 위로 치켜 올려 먹이를 낚아챌 것 같은 모습을 정말 잘 표현했어요.”

“거북이를 봐라. 눈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무섭지 않아?”

네 신선은 서로의 품평회를 통해 그 간의 어려웠던 일이 조금이나마 보람을 느끼게 되었어요.

그때였어요.

가만히 듣고만 있던, 둘째 형이 긴 한 숨을 쉬면서 네 신선을 둘러보고 어렵게 말했어요.

“참 고생했어요. 그 큰 바위를 이렇게 다듬기 위해 얼마나 고통이 많았습니까? ”

둘째 신선이 그렇게 말하고 정말 조심스럽게 말했어요.

“여러분이 작업을 하면서 서로 소통을 하며 의논을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요. 자 – 보십시오. 코끼리, 거북이, 악어, 도마뱀, 모두가 크기가 고려되지 않았어요. 코끼리의 크기와 도마뱀의 크기가 좀 이상하지요 않아요?”

네 신선은 둘째 신선의 그 말에 고래를 꺼덕이며 깊은 생각에 잠겼어요. 첫째 신선이 나서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그 말이 맞다. 우리가 작업을 하면서 서로 소통을 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다. 그러나 이제 어쩔 수 없구나.”

그때, 둘째 신선이 주변을 살피더니 더욱 어려운 말을 했어요.

“여기 코끼리, 거북이, 악어 그리고 도마뱀이 절대로 저 바위성으로 내려가지 않을 것입니다. 네 동물의 앞쪽 발을 보십시오. ”

신선이들 네 마리의 동물 앞쪽과 뒤쪽 발을 보고 자신도 몰래 깜짝 놀랐어요. 코끼리, 거북이, 악어 그리고 도마뱀이 아래쪽 바위성으로 내려가지 않으려고 앞뒤 발에 힘을 주어 버티고 있었어요.

큰형 신선이 큰 소리로 말했어요.

“둘째 신선 말이 맞구나. 이 금강산의 아름다움은 자유에서 나온 것이라는 말을 알겠구나. 모든 것이 자연 그대로 흩어져 스스로의 자유를 누리고 있는 곳이 금강산이구나.”

네 신선은 자기들이 정성들여 다듬은 동물들의 등을 쓰다듬으며 그곳에서 자유롭게 살도록 다독여 주었어요.

아침 햇살이 네 마리 동물 등 위에 부드럽게 쏟아졌어요.

조현술(본지 논설위원)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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