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창작의 세월이 빚어낸 아름다운 산물

이영자, 최영순 향우 공동시집 “양파집”

지난 3월 9일 오전 우편배달부로부터 한 권의 시집이 배달되었다.

기자와 친분이 없는 여섯 분의 공동 시집 ‘양파집’(시학刊) 이었다. 책을 펼쳐보아도 아는 분이 없었다. 신문사로 보낸 대 봉투 상단에 이름과 남겨진 전화번호가 있어 마침 통화를 하게 됐다. 그는 경남대학교 시 창작 강좌에서 적지 않는 세월 동안 함께 습작을 거듭했던 도반이라고 자신을 밝혔다. 아마도 기자는 시집을 냈으니 주변에 알려달라는 뜻이라고 짐작하고 통화했던 분에게 함안 출신 이영자(66세·가야읍), 최영순(65세·법수면) 시인과 전화 통화를 하고 싶다고 부탁을 드려 최 시인과 이 시인을 통화했다.

이 공동시집에는 이영자의 ‘양파집’, ‘효자손’, ‘뭐하니’ 등 20편과 최영순의 ‘53층’, ‘엄마 그래도’, ‘숟가락 밥그릇’ 등 20편이 각각 실렸다.

 

김재홍 문학평론가(백석대 석좌교수)는 시를 쓴다는 것은 나를 제대로 깊이 있게 알고자 하는 노력이다. 이번 공동시집 “양파집”을 묶어낸 여섯 분의 시인들은 이제 그 첫 관문을 통과했다. 본격적으로 시인으로 살아가리라는 엄숙한 선서식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그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다. 시인으로 산다는 것, 시를 잘 쓴다는 것은 삶을 잘 산다는 다른 이름일 것이다. 진정성을 가지고 치열하게 성실한 자세로 처음 먹은 마음 변하지 말고 끝까지 일관된 뜻과 정을 가지고 시를 대한다면 시는 결코 배반하지 않을 것이다. 홀로 가는 세상에서 여섯 분의 도반들이 함께 손을 잡고 마음을 모아 펴낸 공동시집이 그래서 더 아름답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평가하고 큰 격려와 위로의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뭐하니

 

주차장 이웃하여

비켜선 한 귀퉁이

서울 숲 도시 정원

작은 표지판 하나

발길이 멈추는 자리

비워둔 의자

토끼풀 꽃 세이지

여름 가득 채우고

 

오가는 사람들

하니에는 길바닥이 닳아도

멍에는 찾는 사람 없으니

그래서 만든 자리

 

멍하니

 

“뭐하니” 전문

박태일 교수는 작품 해설에서 공공장소에서 겪었던 경험을 재치있게 풀었다. 담긴 이야기는 대단 할 것이 없다. 시가지 빈 공터에 만들어 놓은 작은 쉼터와 그곳을 알려 주는 ‘멍하니’ 표지판이 출발이다.

세상 사람들은 무엇인가 낱낱의 욕망을 좆느라 바쁘다. 도시의 가장자리에서 ‘멍하니’ 마음을 내려놓고 삶의 허망을 깨우칠 필요는 없는것일까 시인은 그런 사색의 한 갈피를 슬쩍 쥐었다 펴 보인다고 했다.

  이영자 시인

 

53층

 

구완하기 위해

이십 년 내 일 접고

한 방에서

다칠세라 기저귀 뺄세라

 

일 년

어머님 주무시듯

돌아올 수 없는 여행 떠나셨다.

 

가족회의

뭐하고 싶으세요

공부,

 

큰 아들은 서울로 데려가

등록금과 책 사주며

A+ 받으세요.

소원하던

대학 문을 열어 주었다,

 

졸업사진은

영정사진

이승 떠날 때 지고 가고픈

졸업증서 향해 달리는데

 

걸음이 허공을 둥둥

허리통은 징징

낮과 밤을 쪼개 본다

 

그래도 좋아

누워서 책 보니

웃음이 눈물을 마중한다.

 

-최영순, “53층” 부분

 

 최영순 시인

‘53층’ 작품 해설에서 시인이 스무 해 동안 해오던 자신의 일은 접고 어머님 병구완을 했다. 그 끝에 뒤늦은 학업 기회를 마련했다.

아픈 ‘허리통’을 참으며 누운 채로 “낮과 밤을 쪼개” 공부하느라 입술을 깨물었다. 힘들었지만 그만큼 자랑스럽고 뿌듯한 나날이었다. 시인스스로 “웃음이 눈물을 마중”한 세월이 이었다고 말하지 않는가. 그리고 그런 시간의 뒷자리에 시 쓰기 의 물길이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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