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시낭송 대회를 마치기까지의 긴 여정!

시민기자 이경옥

“어머님, 준규랑 가족사랑 시낭송 대회 한 번 나가보면 안 될까요?”

학교에서 마주친 과학선생님께서 2012년 12월 17일에 ‘어울림 시낭송 발표회’에 참가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순간 참석할 수 없는 많은 이유들을 선생님께 나열했다. 소설이나 문학, 자기 계발서 읽기만 즐겨하고 시는 평소에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라서 감정을 넣어 시낭송을 하기에는 사실 부담스럽다.

자신감도 없고, 무대에만 올라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목소리와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무대 공포증, 그리고 무엇보다 아들이 이런 나의 안 좋은 점들을 똑같이 닮았다는 것. 그래서 선생님께 잘 할 수 있는, 학교를 빛낼 수 있는 가족들을 추천했다.

그랬더니 준규가 교실에서만 똑똑한데 한 번 나가보면 아이가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를 설득했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욕심 많은 부모라 자식을 위해 기꺼이 나 자신을 몇 분간만 던지자고 다짐했다.

시낭송 발표회에 참가하게 되었다고 하니 단호하게 자신은 참가하지 않겠다고 한다. 초등3학년 밖에 안 된 아들이 어찌나 단호하게 “NO”를 외치던지, 이유를 물어보니 그냥 단상에 올라가서 하기가 싫다는 단순 대답만 하길래, 은근히 자존심을 건드리며 ‘너, 단상에 올라가서 무대에 서면 떨리고 부끄러워서 그러지?’ 하고 물었더니 순순히 그렇다고 대답한다.
 
‘요놈 봐라’ 이제는 엄마 머릿속을 그대로 읽고 엄마의 회유책에 말려들지 않으려고 아예 순순히 인정하는 대답도 하고. 이틀을 꼬박 꼬셔 보았지만 절대 하고 싶지 않다는 아들을 보며 ‘그래, 평양감사도 자기가 하기 싫다고 하면 할 수 없지 뭐! 생긴 대로 살아야 한다. 앞에서 나서기 좋아하는 애들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잘 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지’ 과학 선생님께 아들이 시낭송대회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했다.

며칠 뒤 선생님께서 포기하지 않고 아들을 설득시켰는지 시낭송대회에 나간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생애 처음으로 시낭송발표회를 위해 떨리고 불안한 마음을 안고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이틀 동안 몇 번 읽으니 완벽하진 않지만 대충 다 외워졌다. 신기했다. 처음 시를 정해서 딱 쳐다보니 이 시를 어떻게 외우지 했는데 나보다 아들이 먼저 완벽하게 외우는 것을 보고….

나한테 가장 큰 12월의 숙제는 김장․제사정도였는데 발표회는 다른 어떤 일들도 생각할 수 없게 만드는 가장 큰 숙제였다. 잘 할 수 있을까? 혹시 무대에서 잘 나가다가 갑자기 시어(詩語)가 생각나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그러면 얼마나 부끄러울까? 온갖 상상을 다하며 아들이 단호하게 딱 잘라서 참가하지 않으려 할 때 그때 나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그때 뿌리치지 못하고 아이를 위해서 2분만 희생하자고 쉽게 생각한 나의 결정을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선생님은 대회가 아니라 발표회라서 편하게 하면 된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기왕 하는 것 아이를 위해서 제대로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름 몇 가지의 손동작도 생각하고 없는 감정도 ‘쬐끔’넣어 낭랑하게 시를 외우자고 했다.

그러면서 아들과 조금씩 공통된 숙제를 위해서 하나 되는 느낌도 가질 수 있었다. 그녀석이 날 못 미더운 눈빛을 보내기도 하길래 속으로는 그래도 내가 너보다는 낫다! 는 마음을 가지고 겉으로는 네가 잘 낫다는 눈빛과 격려도 해 주고 우리는 그렇게 하나씩 마음 편히 준비를 해 나갔다.

그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그런데 선생님은 시낭송발표회를 위한 교육도 받으러 교육청에 다녀오시고, 담임선생님․교감선생님․교장선생님, 만나는 선생님마다 시낭송 다 외웠느냐? 잘 되가느냐? 25개 팀이 나가는데 그래도 좀 신경 써서 잘 해야 되지 않겠느냐? 하신다.

그때부터 초기에 그만두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며 우리 다음에는 절대 참가 하지 말자고 얘기했다.

“엄마. 그러니까 그때 내말대로 했어야지!”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힘들게 하는데….’

절정은 발표하는 하루전날 리허설도 한다는 것을 알고 이번 발표회가 작은 행사가 아니라 큰 행사라는 것을 실감하며 불안감이 엄습해 오기 시작했다.
 
자신보다 더 불안한 엄마를 보며 아들은 얼마나 엄마를 못 미덥고 불안했을까? 내가 약해진 만큼 아들은 더 강해진 것 같다. “엄마. 우리 한 번 잘 해 봅시다.” 리허설 하는 날 이른 새벽에 잠이 깼다.
 
며칠 전 교육청에서 교육받은 성격 유형검사 ‘에니어 그램(Ennea Gram)’이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검사 유형 결과는 7w6! 만능 재주꾼인 사람. ‘엔터테이너’ 라고 나왔다.

“엄마는 만능 재주꾼인 사람이야. 엄마를 믿어, 잘 할 수 있어. 거기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도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것처럼 떨리고 불안 할꺼야. 다 같은 조건이야. 마음 편하게 먹고 평소에 우리가 하던 대로 하면 돼.”

그렇게 리허설을 하러 문화예술회관에 가서 앞서 연습하는 참가자들을 보며 우리도 저 정도는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결정적인 자신감은 과학 선생님의

“어머님. 정말 잘 하셨어요.”

발표회 당일 엄마인 나는 떨리는 마음을 애써 숨기며 자제를 하는데 어제까지 괜찮던 아들 녀석이 초조해 하며 “엄마. 안 하면 안 돼? 하는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며 불안감을 드러내 놓는다. 많이 긴장해 하는 아들을 애써 모른 척 하며 무대에 올랐다.

음악이 깔리며 시낭송을 하는 아들의 또렷하고 낭랑한 목소리를 들으며 ‘이 녀석, 은근히 무대체질이네. 떨린다 하더니 제법이네’하는 생각을 하며 잊어버리지 않고, 실수하지 않고 무사히 발표를 마쳤다. 단지 너무 떨린 나머지 감정까지 넣어 연기를 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마치고 나자 교장선생님께서 잘했다고 엄지를 들어 올려 주셨지만 정말 잘 했을까? 아니면 인사치레였을까? 내 스스로 자신이 없으니…. 지켜보는 교장선생님과 과학선생님은 자신 없다는 말을 달고 다니는 우리 모자를 보며 얼마나 가슴 졸였을까?

“아들아. 우리 내년에도 시낭송 발표회 참가하자!”

긍정도 부정도 아닌 표정으로 씨〜익 웃기만 한다.

이경옥 기자(hamannews@y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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