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천계화의 비밀

 

 

조현술 논설위원


금강산 마을에 악덕 지주가 소작인들의 곡식을 착취해 가서 마을 사람들은 굶주림에 시달리다 무서운 질병에 결렸어요. 그때 마을에서 착한 비단녀라는 처녀가 어려움을 무룹쓰고 만물상 골짜기의 천선대에 가서 선녀들에게 천계화를 받아와 마을 사람들의 병을 씻은 듯이 낫게 했어요.

욕심이 많은 악덕 지주는 이 소문을 듣고 비단녀가 가지고 있는 그 천계화를 탐내게 되었어요.

욕심장이 지주는 어떻게 하든지 비단녀가 가지고 있는 천계화를 손에 넣을 궁리를 했어요. 그의 머리에는 앉으나 서나 그 천계화에 대한 욕심으로만 가득 차 있었어요.

“천계화만 내 손에 넣으면 많은 사람들을 치료해 주고 그 돈을 모아 조선 땅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될 수 있다. 어디 그 뿐인가? 나는 이 조선팔도에서 유명한 명의가 되어 나에게 치료 받으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거야. 어쩌면 나라의 임금님도 나를 부를지 몰라.”

지주는 어떻게 하면 그 천계화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인가를 자나 깨나 골몰했어요.

“비단녀를 불러서 많은 돈을 줄 터이니 천계화를 달라고 해불까?”

“그것은 어려울 거야. 얼마나 착하면 마을에서 그 처녀를 비단녀라고 불러 주고 있는데 돈에 넘어갈 처녀가 아니지.”

지주가 아무리 생각해도 천계화를 자기 손에 넣을 뽀족한 방법이 없었어요. 함부로 비단녀에게 강요를 하다가 그 일이 소문이라도 나면 마을 사람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지주는 이런저런 방법을 생각하다가 별다른 묘책을 찾지못하고 결국 자기의 아내와 의논을 하게 되었어요.

“여보, 비단녀가 가지고 있는 그 천계화를 내 손에 넣기만 하면 나는 조선의 명의가 되는데 방법이 없겠소?”

지주의 아내도 지주의 못된 마음보다 더 심술궂은 여자였어요. 그녀는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어요.

‘우리 딸, 앵두가 있지 않아요. 앵두 고것이 당신을 닮아서 보통 내기가 아니지요.“ ”흐흐흐, 애비를 닮아서? 흐흐. 그렇군. 앵두에게 시켜보자.“

지주는 그 즉시 딸 앵두를 불렀어요. 앵두가 아버지에게 불려오자, 그녀는 눈망울을 굴리고 생글생글 웃으며 무슨 영문인지 몰라 아버지의 눈을 빤히 쳐다보았어요.

“앵두야, 너 아주 예뻐지고 싶지? 선녀처럼 말이야.”

“그게 말이라고 해요. 선녀처럼 피부가 하얗게 예뻐진다면 무엇이라도 하지요.”

“그래서 말인데. 비단녀가 천선대 위의 화장호 호수에 고여 있는 물을 떠 그 물로 얼굴을 씻어서, 얼굴이 저렇게 몰라보게 예뻐지게 되었단다.”

그 말을 듣자. 앵두가 눈을 크게 뜨고 아버지 무릎 가까기 다가 와 앉아 되물었어요.

“아빠,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요”

지주는 딸 앵두가 자기 말에 큰 관심을 가지자, 얼굴에 웃음을 함박 피우고 앵두를 다독이며 말했어요.

“너도 알다시피 비단녀가 천선대의 화장호 호수 물에 세수를 한 후로 얼굴이 선녀처럼 저렇게 예뻐졌단다. ”

“그래서요. 무슨 방법이 있나요?”

“네가 나이도 비단녀와 비슷한 친구가 아니냐. 비단녀를 구슬러서 화장호에 가는 길을 알아보고, 또 그 천계화를 어떻게 간직하고 있는지 알아보아라.”

“아빠, 그것 어려운 데요. 비단녀가 착하기는 해도 그런 면에서는 칼처럼 무서운 아이예요. 그러나 한 번 해보지오.”

그 다음날 아침나절, 앵두는 깔끔하게 단장을 하고 비단녀 집으로 찾아갔어요. 비단녀 집에서는 지주의 딸이 왔다고 엄청난 귀한 손님으로 모셨어요.

비단녀와 앵두는 비단녀의 방에서 사이좋은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앵두야. 네가 웬일로 우리 집에 놀러왔니?”

‘미안해. 평소에는 그랬지. 그저 내가 좀 그래. 그런데 비단녀야, 너 얼굴이 꼭 애기 얼굴처럼 곱다. 옛날 얼굴 같지가 않다. “ ”응. 너도 알다시피 천계화를 구하러 천선대에 갔지. 그 천선대 위에 작은 웅덩이가 있는데, 그곳에 맑은 물이 고여 있지. 그게 선녀들이 화장을 하는 ’화장호‘라고 하지. 그물에 세수를 했더니 얼굴이 선녀처럼 이렇게 고와지더라.“

“그렇구나. 너 참 고생했구나,”

앵두는 비단녀의 표정을 살피며 무엇인가 말을 하려다 몇 번이고 참았어요. 비단녀가 그것을 빨리 눈치 채었어요.

“앵두야,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구나.”

앵두는 숨긴 무엇을 들킨 것처럼 얼굴이 붉어지며 수줍은 듯이 말했어요.

‘앵두야, 참 미만한 말인데. 그 천계화를 한번만 구경할 구 있겠니?“

그 말이 나오자, 비단녀의 얼굴이 칼처럼 매서워지고 얼굴이 굳어지며 말씨가 두부를 자르듯이 분명해졌어요.

“앵두야, 그 천계화는 사람이 아프면 내어 놓을 수 있지만 함부로 내어 놓을 수 없다. 선녀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선녀에게 돌려줘? 그 천선대로 간다면 내가 함께 따라가도 되겠니?”

“안 돼. 이것은 내 생명을 지키듯이 할거야. ”

“그렇구나. 미안해. 가능하면 그 위험한 천선대까지 함께 가주려고 했는데 말이야.”

‘걱정하지 말아. 우리 동네 우물에 무지개가 뜨는 날, 그 무지개에 천계화를 던지면 그 천계화가 무지개를 타고 하늘나라로 올라가게 돼.“

“으응 그렇구나.”

앵두는 비단녀로부터 중요한 정보를 얻은 것 같아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어요.

앵두는 집으로 돌아오는 즉시 아버지를 찾았어요. 비단녀에게 얻은 정보를 자세하게 들려주고 싶었어요.

“ 아빠, 중요한 정보인데요.”

앵두는 비단녀에게 들은 이야기를 자세하게 아버지에게 들려주었어요.

“역시 너는 나를 닮아 똑똑하구나. 그러면 무지개가 서는 날을 기다렸다가 비단녀가 우물을 향해 가면 그 때, 천계화를 탈취하면 되겠구나.”

“아빠, 조심해요. 비단녀 그 애, 보통 애가 아니어요.”

“알았다. 내가 직접 무지개가 서는 날, 그 천계화를 손에 넣을 거야. 나는 이제 조선의 최고 명의가 되는 거다.” 기다리는 자에게 시간은 무척 더디게 오는 법이였어요. 지주에게는 그 초여름이 그렇게 길게 기다려지는 것 같았어요.

드디어, 지주가 그렇게 기다리던 여름날이 되었어요. 금강산 골자기에 소나기가 쏟아진 후, 밝은 해가 비추자, 무지개가 우물에 뿌리를 내리고 마을 한복판으로 활처럼 아름답게 둥글게 걸쳐졌어요.

무지개가 마을 앞 우물가게 걸쳐지자, 비단녀는 무척 긴장이 되었어요. 그녀는 귀중한 천계화를 가슴에 소중하게 품고, 혹시라도 하는 걱정에 온 마을 사람들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했어요.

“여러 마을 어르신들, 오늘 여러분의 병을 낫게 해준 그 천계화를 무지개다리를 통하여 하늘로 돌려주는 날입니다. 혹시라도 누군가 중간에 탈취해 가지 않도록 길 양가에서 저를 지켜주십시오.”

“뭐? 천계화를 무지래 다리를 통해 하늘로 올려 보낸다고? 당연하지 우리의 그 고통스런 병을 낫게 해준 은혜의 꽃인데 소중하게 하늘로 돌려주어야지.”

비단녀가 천계화를 품속에 소중하게 품고 우물을 향해 걸었어요. 우물을 향하여 걸어가는 비단녀의 먼 발취에서 그 악덕지주가 무서운 눈초리를 번득거리며 따르고 있었어요. 악덕 지주는 뜻밖에도 마을 사람들이 비단녀를 감싸고 있자, 무척 당황스러웠어요.

“비단녀 저 애가 보통 애가 아니구나.”

비단녀는 먼 발취에서 지주가 이상한 눈초리로 따르고 있음을 눈치 챘어요.

“이래서는 아니 된다. 빨리 우물가 무지개 뿌리에 천계화를 빨리 던져야 한다.“

비단녀는 우물을 향하여 뛰었어요. 그와 때를 같이 하여 마을 사람들 속에 있던 지주가 마지막 기회를 놓칠 새라 비단녀 뒤를 따라 뛰었어요. 마을 사람들이 지주를 향하여 ‘우우우’ 야유를 퍼부었지만 지주의 귀에는 그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어요.

비단녀는 안간힘을 다하여 달렸지만 지주의 걸음을 당해 낼 수 없었어요. 우물 가까이 닿았을 즈음 비단녀의 뒷머리 채가 지주의 굵은 손에 잡힐 듯했어요. 마을 사람들의 야유가 무섭게 터져 나오고 모두가 우물로 달려올 기세를 보였어요.

지주가 비다녀 바로 뒤에까지 따랐어요. 그 무서운 손을 벋어 비단녀의 뒷머리 채를 움켜쥐고 당기자. 비단녀의 가벼운 몸이 뒤로 휘청 휘어졌어요.

바로 그 순간, 비단녀는 가슴에 품고 있던 천계화를 우물에 서려 있는 무지개 뿌리를 향하여 힘차게 던졌어요.

‘휘 – 이 –익“

천계화가 비단녀의 손을 떠나자, 신비한 휘파람 소리를 내며 아슬아슬하게 우물가의 무지개를 타고 하늘로 오르고 있었어요.

이를 지켜보던 마을 사람들은 다함께 와- 손뼉을 치며 함성을 질렀어요.

악덕 지주는 잡고 있던 비단녀의 뒷머리 채를 놓고 숨을 식식거리며 어쩔 줄을 몰랐어요. 지주는 혹시라도 마을 사람들이 자기에게 몰려올까 두려워 슬슬 꼬리를 감추듯 사라졌어요.

그날 후, 악덕 지주는 마을 사람에게 얼굴을 들 수가 없었어요. 울화병에 치만 악덕 지주는 이제 마지막 수단으로 자기의 딸 앵두를 천선대에 보내어 선녀들에게 말하여 천계화를 얻어오라고 말했어요.

“앵두야, 이제 마지막 기회다. 네가 그 천선대에 가면 화장호 물로 얼굴을 씻을 수 있지. 그 후 선녀들에게 천계화를 달라고 부탁을 해보아라.”

앵두는 아버지의 말을 듣자. 고개를 꺼덕이며 답을 했지만 마음속은 달라, 혼잣말로 중얼거렸어요.

“피이- 아빠는 천계화에만 눈이 멀었지. 딸의 생각은 하지도 않아. 나는 속마음이 달라. 화장호에서 그 물에 실컷 세수만 여러 번 할거야.”

지주의 딸 앵두는 비단녀에게 천선대로 가는 길을 물어 다음날 일찍 출발했어요. 앵두는 고생, 고생 끝에 천선대 바위에 올랐어요.

앵두는 예쁘고 싶은 욕심으로 천선대 위의 ‘화장호’ 물을 몇 시간 동안 자꾸자꾸 발랐어요. 얼굴에 물이 마르면 또 바르고, 그 물이 마르면 또 발랐어요. 몇 시간을 그렇게 화장호 물을 얼굴에 발랐는지 몰라요.

그러자, 괴이한 일이 발생했어요. 비단녀가 화장수를 너무 많이 바르자, 그 곱던 비단녀의 얼굴이 보기 흉측한 곰보가 되어버렸어요. 앵두는 자기의 얼굴이 곰보가 된 것을 몰랐어요.

이제 행두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어요. 아버지가 부탁한 천계화가 생각났어요. 지금 자기 주변에는 선녀도 없어 어떻게 부탁할 수가 없었어요. 앵두는 선녀들이 내려오는 천선대 위쪽의 하늘을 쳐다보았어요. 그러다 앵두는 미친 듯이 하늘을 향해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어요.

앵두는 그런 자기 얼굴이 곰보가 된 것도 전혀 모르고 하늘을 향하여 목이 터져라고 고함만을 질러대었어요.

“ 천계화를 내려주시오.”

“ 나는 금강산 골짜기 억만 장자의 딸 앵두요.“

그러자, 하늘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답을 보내왔어요. 천둥소리가 나며 느닷없는 굵은 소나기를 앵두의 머리 위에 무섭게 쏟아 부었어요. 마치 이 세상이 떠내러 갈 것 같은 소나기가 물기둥처럼 천선대 위에 퍼부어졌어요.

지주의 딸 앵두는 물에 빠진 새앙쥐가 되어 추위에 벌벌 떨며 며칠을 걸어 겨우 마을로 돌아왔어요. 앵두는 그길로 시름시름 앓아 눕기 시작했어요.

악덕지주는 울화통이 치밀었어요. 그 곱던 딸의 얼굴이 흉측한 곰보 얼굴이 되어 꿍꿍 알고 누워 있었며, 마누라의 바가지가 못살게 굴었어요. 이에 분을 참지 못한 지주는 논으로 밭으로 돌아다니다 울화를 이기지 못하고 그만 죽고 말았어요.

그 마을 사람들의 얼굴에 평화가 꽃처럼 피어나가 시작햇어요.

그때의 천선대는 하늘나라 선녀들의 내림터이고, 그 선녀들이 세수를 하고 화장을 하는 곳이 천선대의 작은 웅덩이 ‘화장호’이며, 비단녀가 정신을 치리도록 선녀들이 비단녀의 입에 넣어준 물은 많이 마시면 할아버지가 청년으로 젊어진다는 ‘망장천’ 약수라고 해요.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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