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19.천선대 선녀의 신비한 천계화

금강산 골짜기에 있는 작은 마을이어요.

그 마을에 악덕 지주가 살았는데 마을 사람들은 모두가 그 지주의 논, 밭을 소작하여 지주가 조금씩 나누어 주는 곡식으로 살았어요.

소작인들의 불평은 무서웠어요.

‘땀 흘려 농사 지어도 저 악덕 지주가 곡식을 빼앗다시피하니 우리는 어떻게 살지?“

소작인들은 악덕 지주가 농사 지은 곡식을 착취해가 가자,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심한 노동에만 시달려야 했어요. 그런 일이 해마다 반복되자, 마을 사람들이 제대로 먹지 못하고 삼한 노동에만 시달리게 되었어요. 영양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이 마을 사람들에게 이상한 병이 나돌기 시작했어요.

그 사람들이 약을 지어 먹는 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어요.

“아, 이러다 어쩌나? ”

굶주림에 허덕이는 사람들은 약을 지을 수 없어 풀뿌리, 나무뿌리를 캐어 달여 먹는 방법 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마을 사람들이 허기지고 병마에 시달리자, 모두들 악덕 지주를 향한 불평이 하늘을 찌를 둣했어요.

“저 악덕 지주의 창고에는 곡식이 쌓여 있는데, 이렇게 병마에 시달린 우리들은 굶주림에 허덕이고.... .” “지주, 그 녀석은 사람도 아니야.“

마을 사람들은 이상한 질병에 시달려 한 두 사람씩 들어 누워 허연 눈을 껌벅거리며 신음했어요.

그 때 마을에 어떤 스님이 지나가다 질병에 시달리는 마을 사람들을 보고 큰 걱정을 하며 위로 했어요.

“소승이 부처님께 빌겠습니다. 그 보다 정말로 명약이 있기는 합니다만...... ”

스님의 입에서 ‘명약’ 이란 말을 듣자. 마을 사람들이 스님의 손을 잡고 매달리며 애원을 했어요.

“스님, 지금 저희들을 보십시오. 이렇게 뼈만 앙상하게 남았어요.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는 저희들을 살려주세요.”

스님은 그렇게 애원하는 마을 사람들을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어요.

“참 어렵겠지만, 한 가지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 ”

“스님, 제발 그 방법을 말씀해 주세요.”

“참 어려운 말인데요. 달이 밝은 밤이면 하늘나라의 선녀들이 천선대에 내려온답니다.”

마을 사람들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눈을 또랑또랑 뜨고 스님의 말을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들었어요.

“그 선녀들이 가지고 오는 ‘천계화’라고 하는 꽃의 향기를 병든 사람이 맡게 되면 병이 씻은 듯이 낫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스님으로부터 병을 낫게 해 주는 비법을 알았지만 천선대라는 곳이 만물상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수십 길의 층층 절벽인 그 위험한 곳에 오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였어요. 그 높은 천선대에 올라가려면 힘센 청년이 가야 하는데 지금 마을 젊은이들이 모두 병에 시달려 갈만한 사람이 없었어요.

마을 사람들은 병든 몸을 무릅쓰고 마을 정자나무 아래에 모여 ‘천계화’를 구하는 방법에 대해서 의논했어요.

“그 높은 바위 절벽에 오르려면 힘센 청년이 올라야 하는데 지금 마을 남자들이 모두 병에 걸려 걷기도 힘든데 누가 가겠소.”

“그래도 누군가는 가야합니다.”

“여자는 아니 될까요?”

“이 사람아, 남자, 그것도 펄펄 기운이 넘쳐나는 청년이 올라도 힘든 바위 절벽을 여자가 가다니 어림도 없지.”

마을 사람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오후 늦게까지 의논을 했지만 아무도 그 천선대에 갈 사람을 찾지 못했어요.

그때, 마을에서 한 처녀가 마을 사람들에게 말했어요.

“저의 엄마, 아빠도 지금 병에 걸려 숨을 헐떡거리며 걸어 다니기도 어렵습니다. 제가 그 천계화를 구하러 가겠습니다.”

“아니 된다. 너 같이 연약한 처녀가 그곳이 어디라고 간단 말인가? ”

“그렇지. 어린 처녀가 감히 그곳이 어디라고 가겠다는 거냐? 너처럼 마음이 착한 아이를 그곳으로 보내는 것보다 우리가 차리리 그냥 죽는 것이 낫지.”

그 처녀는 마을에서 착하고 성실하기로 소문이 나 있어서 평소에 마을 사람들은 그녀의 비단결 같은 마음씨를 칭송하기 위해 그를 ‘비단녀’라고 불렀어요.

그 비단녀는 마을 사람들에게 천선대로 천계화를 구하러 가겠다고 말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잠자리에 들어도 쉽게 잠이 오지 않았어요.

“아! 그 험한 천선대를 피와 땀으로 올라도 선녀들이 그 귀한 천계화를 나에게 쉽게 줄까?”

“내가 천선대로 가면 죽을지도 살지도 모르는데, 저렇게 숨만 헐떡거리는 엄마, 아빠는 누가 돌본단 말인가?”

그 날 밤, 비단녀는 좀체 잠을 이룰 수가 없어 잠자리에서 이리저리 뒹굴다가 겨우 잠이 들었어요. 그런데 꿈속에서 백발노인이 커다란 지팡이를 들고 하얀 구름을 타고 나타났어요.

“듣거라. 비단녀야, 네 정성이 갸륵하구나. 남자들도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그 험한 천선대에 오를 생각을 하다니.”

“아, 신령님! 이 마을의 저 신음 소리를 구하고 싶습니다. 저의 생명 하나는 생각지 않습니다.”

“비단녀야, 그 천선대는 함부로 오를 곳이 아니다. 힘이 센 청년도 위험한 곳이다. 너의 갸륵한 정성을 어여삐 여겨 그 길을 가리켜 주마.”

“신령님, 무엇이든지 하겠습니다.”

“비단녀, 네가 천선대 골짜기에 다다르면 해가 기울 시간이다. 그 때쯤 어디선가 한 마리 새가 고운 목소리로 울 것이다. 그 새가 너를 안내할 것이다.”

비단녀는 너무도 기뻐 숨을 크게 쉬고 일어서서 신령님에게 큰 절을 올렸어요. 그 바람에 비단녀가 이불을 박차고 잠에서 깨었어요.

이튿날 아침 일찍, 비단녀는 어머니, 아버지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아니하고 집을 나서 천선대가 있는 만물상 골짜기로 길을 떠났어요.

비단녀가 만물상 입구에 다다르니, 이미 해가 기울고 어둠이 도둑고양이처럼 야금야금 내리고 있었어요. 비단녀가 어두움에 두려워하고 있을 때, 그 앞쪽 나무에서 아름다운 새소리가 밝은 빗살처럼 들려왔어요.

“아! 저 새소리? 신령님이 말씀 하신 그대로구나.”

그 새가 포로롱 작은 길 쪽으로 날아갔어요. 새소리가 나는 그 앞쪽에 아주 황소를 닮은 아주 큰 짐승 한 마리가 머리를 흔들며 길을 안내하겠다는 시늉을 했어요.

비단녀는 겁도 나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서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정신을 차리자. 지금 이 시간도 앓아 누운 마을 사람들이 내가 천계화를 구하여 올 그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비단녀는 용기를 내어 커다란 짐승을 따라 험한 산길을 걸었어요. 그 짐승은 앞길을 가린 나뭇가지들을 휘여 잡아주며 길잡이를 해주었어요. 비단녀는 지친 줄도 모르고 길잡이를 따라 밤새 험한 나무들이 앞을 가린 바위 계곡을 헤치고 걸었어요.

비단녀가 그렇게 밤새 걸어가자, 동산에 먼동이 트고 차츰 날이 밝아오기 시작했어요. 비단녀가 그 밝은 빛을 보자, 온몸에 힘이 빠지고 손발이 나른해져 왔어요.

비단녀가 한 걸음 한 걸음 힘없이 걷다가 발을 헛디어 그만 벼랑 아래로 미끄려졌어요. 손, 발, 얼굴이 바위와 작은 나무넝쿨에 할퀴어 피가 나고 쓰려왔어요. 비단녀는 그 몸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어요.

동이 환히 트고 해가 동쪽 하늘에 서서히 떠오를 준비를 했어요. 그 시간 쯤, 하늘나라 선녀들이 달 밞은 밤 천선대에 내려왔다가 하늘나라로 올라갈 채비를 하였어요.

선녀들이 천선대 위에 있는 작은, 아주 작은 ‘화장호’ 호수에서 세수를 하고 얼굴을 다듬으며 화장을 했어요. 그 주변에 감미로운 새벽 풍악이 울렸어요.

비단녀가 그 풍악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살며시 눈을 떴어요. 눈을 뜬 비단녀가 사방을 둘러보니 천선대에서 보는 경치가 꿈속이듯 황홀했어요. 더구나 선녀들이 천선대 위에서 하늘로 오를 준비는 하는 모습은 아슴한 안개 속을 보는 듯이 아름다웠어요.

그때, 우연히 한 선녀가 비단녀를 발견하고 놀래서 달려와 피로에 지친 비단녀의 이마를 손으로 짚으며 다정하게 물었어요.

“그대는 어찌 높은 곳까지 올라왔으며, 이렇게 온 몸을 다쳤는가요?”

비단녀는 포근한 정으로 자기를 다독여 주는 선녀를 보자,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렀어요. 비단녀는 마을 사람들의 상황을 그 선녀에게 설명을 하고 도와 달라고 애원을 했어요.

선녀는 비단녀의 말을 듣고 감동이 되었어요. 선녀가 급히 천선대 위의 작은 호수 ‘화장호’에서 물을 길러와 비단녀의 핏자국을 씻어주자, 신기하게도 비단녀의 그 얼굴이 상처가 말끔하게 없어지고 더욱 놀라운 것은 그 피부가 아주 갓난 아기처럼 고와 져,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예뻐졌어요.

그 선녀는 천선대 위의 선녀들을 모두 불러 모우고, 비단녀를 그들의 한가운데에 앉혔어요. 그 선녀들에게 비단녀의 갸륵한 마음을 설명하고 비단녀를 위안하는 노래와 춤을 추었어요.

노래와 춤이 끝날 즈음, 한 선녀가 비단녀 가까이 왔어요. 선녀가 비단녀를 아기처럼 포옥 안더니 귀에다 대고 속삭이었어요.

“이 천계화는 백년에 한 번 밖에 피지 않는 꽃입니다. 하늘나라에서도 아주 귀합니다. 그대의 갸륵한 정성에 감복하여 이 천계화를 주노니, 속히 마을로 돌아가서 마을 사람들을 구하시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병이 다 나으면 즉시 이 천계화를 그대 마을의 우물에 무지개가 서게 될 것이오. 그 때 그 천계화를 무지개 속에 던지면 하늘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오.”

선녀는 그 말을 남기고 자기의 품속에 깊이 간직한 천계화 한 송이를 꺼내서 비단녀에게 주었어요. 그 천계화는 다섯 가지 색깔이 찬란하게 빛이 나고 신비한 향기가 주변에 흘렀어요. 그 꽃을 받아 든 비단녀의 손길이 바르르 떨렸어요.

비단녀에게 한 송이 천계화를 건넌 선녀들은 감미로운 음악소리를 타고 하얀 날개옷 자락을 날리며 하늘나라로 올라갔어요.

비단녀는 정신을 가다듬고 천선대를 내려왔어요. 그 천계화를 손에 들고 있으니, 발걸음이 퐁퐁 뛰는 것 같았어요.

비단녀가 마을로 돌아와보니 아픔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의 신음소리로 마을이 온통 몸살을 앓고 있었어요.

비단녀는 그 천계화를 들고 어느 곳으로 먼저 갈까 망설였어요.

“우리 엄마, 아빠에게 먼저 갈까?”

“아니지.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으신 할아버지부터 치료를 해드릴까? 그게 맞다. ”

비단녀는 그 천계화를 들고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순서대로 치료를 해주었어요. 비단녀가 가지고 간 천계화 향기를 맡은 사람들이 신비한 약을 먹은 것처럼 금새 생기를 찾았어요. 마을 사람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과 생기가 돌았어요.

“처녀야, 너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예, 저는 이 마을 비단녀이어요. 천선대 호수에 세수를 했더니 얼굴이 이렇게 선녀처럼 하얗게 변했어요.“

마을사람들은 비단녀의 손을 잡고 울먹이며 고마워했어요.

비단녀가 마지막으로 자기 집으로 들어갔어요. 비단녀의 어머니가 비단녀를 알아보지 못하고 비단녀를 보고 의아해하다가 비단녀에게 여태까지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비단녀의 어머니가 비단녀를 껴안고 울먹이었어요.

“네 아빠가 조금 전에 숨을 거둔 것 같다. ”

비단녀는 그 소리를 듣자, 울음이 왈칵 쏟아져 나왔어요.

“아! 천계화를 들고 아빠에게 먼저 올 것을.”

비단녀는 숨을 거둔 것 같은 아빠를 보듬고 울먹이며 가슴에 품고 온 천계화를 끄집어내었어요. 떨리는 손으로 그 천계화를 아빠의 코에다 대고 가볍게 부비었어요.

얼마가 지났을까요? 숨이 멋은 것 같은 아빠가 가볍게 숨을 내쉬고 얼굴에 핏기가 돌며 눈을 힘없이 떴어요.

비단녀와 어머니의 얼굴에 생기가 돋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어요.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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