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17.금강산의 신비한 망장천 샘물

금강산의 신비한 망장천 샘물

 

금강산 깊은 골짜기의 바위틈에서 퐁퐁 솟아나는 샘물이 있었어요.

나이 많은 노인네들이 영험 있는 샘물을 마시기 위해 지팡이를 짚고 가쁜 숨을 식식거리며 샘이 있는 높은 만물상 능선까지 올랐어요.

그 샘물을 마시면 팔과 다리에 새 힘이 불끈 솟아 짚고 올라온 왔던 지팡이를 그만 잊어버리고 단숨에 높은 천선대로 올랐다고 해요. 그래서 잊을 망(忘), 지팽이 장(杖), 샘 천(泉)의 의미를 모아 망장천(忘杖泉)이라고 불렀어요.

금강산 골짜기 어느 마을이어요.

그 마을에 ‘쇠바위’라는 총각과 ‘옥분’이라는 처녀가 살았어요. 어느 날 윗마을 쇠바위 총각과 아랫마을 옥분이 처녀가 눈길이 서로 통하여 좋은 날을 택하여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두 사람은 사이가 좋아 잠시라도 떨어져 있으면 불안했어요. 들에 일을 나가도 함께 나가고 색시 옥분이가 잠시 빨래터에 가도 신랑 쇠바위가 따라 나갔어요.

세월은 참 빨리 갔어요. 두 사람은 금슬이 좋아 아들, 딸을 낳아 행복하게 살았어요. 그 아들, 딸들도 시집 장가를 가서 모두들 멀리 떨어져 살게 되었고 어느 새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두 사람만 굽은 허리를 하고 숨을 가쁘게 쉬고 논밭을 다니며 일을 했어요.

“어허 참 세월 빠르구나. 벌써 내가 머리가 허연 할아버지 되었나! 저 할망구는 ㅎ ㅎ ㅎ ”

할아버지는 허리가 굽고 머리가 허연 할머니를 보자, 어쩐지 안스러웠어요. 별로 무겁지도 않은 호박 한 덩이를 머리에 이고도 숨을 힘겹게 내쉬는 할머니 모습이 불쌍하기까지 했어요.

“그 새파란 젊은 눈동자의 처녀 모습은 어디가고 저렇게 허리가 굽어 숨을 가쁘게 내 쉬며 다니나. 내일은 금강산 망장천 골짜기에 가서 약초를 캐어와 할망구에게 달여 먹여야겠구나.”

그 다음날, 할아버지가 금강산 골짜기로 약초를 캐러 갔어요. 금강산의 약초, 특히 만물상 골짜기의 약초가 나이 많은 사람들의 숨길이 가쁜 데에 좋다는 말을 할아버지는 잘 알고 있었어요. 할아버지는 그 약초를 캐어서 할머니에게 정성껏 다려 먹이고 싶었어요.

할아버지는 허연 머리칼을 뒤로 쓸어 넘기고, 숨을 할딱거리며 금강산 골짜기를 다니며 약초를 캐었어요. 위험한 바위, 천길 절벽 위의 작은 길을 간신히 걸어 다니며 귀한 약초를 캐어 망태기에 담았어요. 등에 지고 있는 망태기에 약초를 한 포기, 한 포기 캐어 담을 적마다 할아버지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어요.

“휴유- 내가 젊을 적에는 망태기를 등에 지고 이 고개 정도는 뛰어다니던 곳인데 벌써 이렇게 되었네. 어이 숨차.”

할아버지는 숨이 가빠오는 것은 참을 수 있었으나, 목이 말라오는 것은 참을 수 없었어요. 시원한 물이 솟는 샘터를 찾았어요.

“아, 목이 무척 마르구나.”

할아버지는 여기저기 산길을 살피며 영험이 있다는 바위 샘을 찾았어요. 바위 사이에서 솟아나는 샘터로 금강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유명한 약수터이지요.

“어? 오래간 만에 왔더니, 약수터 찾기기 어렵네. 그 샘터가 안심대 바위 저 쪽 아래인데, 약수터 이름이 ‘망장천’인가 뭔가 인데. 아, 이러다 목이 말라 쓰러질 것 같군.”

할아버지가 점심때가 훨씬 지난 후에야 가쁜 숨을 내 쉬며 겨우 바위 샘터를 찾았어요. 할아버지는 몸도 지칠 대로 지치고 배가 허기져 어디라도 쓰러져 편안하게 눕고 싶은 생각 밖에 없었어요.

샘터 앞에 선 할아버지는 바위에 크게 새겨진 약수터 이름을 읽었어요.

“어허, 샘터 이름 하나 좋구나. ‘망장천(忘杖泉)’이라 이 물을 마시면 지팡이를 잊을 정도로 힘이 솟아나는 샘터라는 곳이군. 바위에 새겨진 샘터 이름이 참 재미있군.”

할아버지가 배도 고픈 터라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샘물을 벌컥벌컥 마음껏 마셨어요. 할아버지가 샘물을 얼마나 마셨는지 모를 정도로 많이 마시자, 피로에 지친 할아버지는 온 몸에 힘이 빠지고 스르르 잠이 왔어요. 피곤한 할아버지가 넓은 바위 위에 쓰러져 눕자, 그대로 스르르 깊은 잠속에 빠져 이내 드르릉 드르릉 코고는 소리를 내었어요.

할아버지가 망장천 샘터 물을 마시고 그 옆 바위에서 얼마를 잤을까요? 할아버지가 일어나보니 해가 서산에 기울어 있고 몸이 으스스 추웠어요. 그런데 정말 신기한 변화가 할아버지 몸에 일어났어요.

할아버지의 굽었던 허리가 청년처럼 바르게 펴졌어요. 더구나 허연 머리칼이 까맣게 변했고, 얼굴에 쭈글쭈글 하던 주름이 깨끗이 펴졌어요.

할아버지는 꿈인 듯 생시인 듯 어쩔 줄을 몰랐어요. 온 몸에 힘이 솟는 청년이 된 할아버지는 짚고 왔던 지팡이를 멀리 던져 버리고 약초 망태기만 등에 지고 마을을 향해 용감하게 뛰어내려 내려갔어요.

한 편 집에 있던 할머니는 해가 지자. 은근히 할아버지 걱정이 되었어요. 나이 많은 할아버지가 깊은 금강산 골짜기로 다니면서 약초를 캐다 혹시라도 벼랑에서 떨어지거나, 기운이 없어 산길에 쓰려지지 않았나 싶어, 할머니의 눈이 연신 대문간에 쏠렸어요.

“영감이 올 때가 넘었는데, 혹시 무슨 사고라도 당한 것을 아닐까? 평생을 살아도 나에게 걱정스런 일을 하지 않는 영감인데.”

그 때, 웬 낯선 젊은 남자가 망태기를 등에 지고 숨을 헐떡거리며 사립문을 밀고 들어섰어요. 할머니는 놀라서 그 사람을 향해 큰소리로 외치듯 말했어요.

“ 누구시오? 해가 기우는 저녁인데, 이 낯선 집에 함부로 들어와요.”

그러자, 그 젊은 남자가 등에 지고 있던 낯익은 망태기를 마루에 내려놓고, 할머니 가까이 다가오더니 싱글거리는 얼굴로 말했어요.

“나야 나. 영감, 쇠바위. 나를 모르겠어?“

할머니는 그 젊은 사람의 입에서 ‘쇠바위’ 라는 말이 나오자, 눈이 동그래져서 그 젊은 사람을 자세히 보았어요. 그 젊은 남자는 자기가 시집을 올 때 처음 보았던 총각의 그 얼굴이었어요. 말이고 행동이고 총각 때의 그 모습과 꼭 같았어요.

할머니는 깜짝 놀라서 꿈속을 허우적이듯 손을 앞으로 내며 할아버지 손을 잡고 말했어요.

“아니? 쇠바위? 영감! 이게 어찌 된 일이요? 금강산에 약초를 캐러 간 허리 굽은 영감이, 아주 젊은 신랑이 되어 오다니?”

“허허허 옥분 씨가 나를 알아보니 반갑군. 오늘 밤 즐거운 시간이 됩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서로 손을 잡고 꿈속이듯 손을 놓을 줄을 몰랐어요.

그 날 밤, 두 사람은 달콤한 밤을 보내었어요. 잠자리에서 할아버지가 오늘 금강산에 약초를 캐러 가서 일어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할아버지는 신비의 영험이 있는 만장천 샘물 이야기를 할머니에게 자세하게 들려주었어요.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말한 신비한 망장천 샘터에 대해서 귀담아 들었어요.

할머니는 총각 같은 젊은 신랑과 하룻밤을 지내고 나니 나이 많은 자신이 어쩐지 부끄럽고 젊은 신랑이 된 할아버지가 부러웠어요.

다음날 아침밥을 먹으면서 할머니가 새신랑이 된 할아버지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았어요. 할머니는 젊은 신랑이 된 할아버지와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 어쩐지 부끄럽고 자리를 피하고 싶었어요. 자신의 허연 머리칼과 쭈글쭈글한 얼굴의 주름살이며 구부정한 허리를 보면 어쩐지 할아버지 앞에 서기가 부끄럽고 할아버지 눈길을 피하고 싶었어요.

그 날 아침나절, 할머니가 무엇을 생각했는지 젊은 신랑이 된 할아버지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집을 나갔어요.

할아버지는 그것도 모르고 젊은 기분으로 밭에 나가 씨를 뿌리고 휘파람을 불며 일을 했어요. 마을 사람들 중에 간혹 할아버지를 알아보고 가까이 와서 이야기를 걸 적마다 할아버지는 기분이 너무 좋아 어쩔 줄을 몰랐어요. 그 바람에 할머니가 집을 나간 것도 몰랐어요.

젊은 신랑이 된 할아버지가 종일 밭에서 일을 하고 저녁 무렵 집으로 돌아오니, 할머니가 집에 없었어요. 할아버지는 덜컥 겁이 났어요. 아직 한 번도 할머니가 집을 비운 적이 없었지요. 할아버지는 목소리를 간드러지게 하여 할머니를 불렀어요.

“옥분씨, 어디 있어? ”

젊은 신랑 할아버지가 집안 구석구석을 찾았으나 할머니를 찾지 못하자, 할아버지는 마을을 돌아다니며 할머니가 갈 만한 곳을 찾아다녔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어요. 마을 구석구석을 돌며 할머니를 찾던 할아버지는 고개를 꺼덕이었어요.

할아버지는 마음속에 집히는 게 있었어요.

“그렇구나. 내가 왜 그걸 몰랐을까?”

할아버지는 즉시 신발을 단단히 조여 신고 금강산 망장천 샘터로 향해 바쁘게 걷기 시작했어요. 그곳은 산이 깊어 빨리 가지 않으면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오기 힘 들지도 모르는 먼 길이었어요.

“그곳이 분명해. 망장천 샘터, 그곳 말고는 갈만한 곳이 없어. 가고 싶다고 말하면 내가 데리고 갈 것인데.”

해가 뉘엿뉘엿 지는 금강산 산길을 할아버지는 숨을 가쁘게 내쉬며 빠른 걸음으로 걸었어요. 빨리 걸어 어둠이 내리기 전에 망장천에 닿고 싶었어요. 할아버지는 마음이 다급해 걸음을 빨리하여 걸었어요.

이제 할아버지가 마음이 불안했어요. 해가 지면 그곳 망장천은 샘물을 마시러 무서운 산짐승도 간혹 내려온다는 말이 있는 곳이기도 했어요.

할아버지는 혹시나 하는 불안감 때문에 금강산의 망장천 골짜기를 향하여 할머니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어요. 할아버지가 두 손을 나팔처럼 꼬아 금강산 망장천을 향해 고함을 지르자, 노을 진 산골짜기에서 메아리가 길게 대답을 했어요.

“옥분아!”

“옥-분-아”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걱정이 되어 숨을 헐떡거리고 ‘옥분이’란 이름을 부르며 뛰었어요. 금강산에 점점 붉은 노을이 흐려지고 어두워 왔어요.

“아! 어쩌나? 나와 함께 갔으면 될 것인데, 왜 혼자 나서서 이렇게 걱정을 만들까?”

드디어, 할아버지가 숨을 헐떡거리며 망장천 샘터 가까이 닿았어요. 금강산 만물상 골짜기에 붉은 노을이 곱게 흐르고 있었어요.

맹장천 샘텨에 헐떡거리며 달려간 할아버지가 샘터 주변을 둘러보고 덜컥 겁이 났어요. 망장천 샘터에 할머니가 보이지 않았어요.

할아버지가 숨을 헐떡거리며 어쩔 줄을 몰랐어요.

“아니? 이 할망구가 어디로 갔단 말인가?”

할아버지가 허탈한 마음으로 망장천 주변의 바위들을 보다가 우연히 아주 커다란 소나무 둥치 아래 부분에 옷 하나가 둘러져 있는 것이 보였어요.

“아니 저 옷은 옥분이가 아침에 입고 나간 옷인데, 왜 소나무 둥치 아래에 둘러져 있지? 그러면 호랑이에게 물려가고 옷만 남았단 말인가?”

할아버지는 손발에 힘이 쭈-욱 빠지고 앞으로 쓰러질 것 같았어요.

할아버지가 소나무 가까이 가서 뿌리 부분에 둘러져 있는 옷을 떨리는 손으로 잡아당기자 웬 젊은 처녀가 소나무에 등을 진채, 세상모르고 쿨쿨 곤하게 자고 있었어요. 그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던 할아버지가 고함을 질렀어요.

“아! 옥분이 처녀 때, 그 얼굴이구나. 처녀 옥분이 ! 그대로이구나.”

할아버지가 너무 반가와 곤히 자고 있는 할머니를 와락 껴안으며 흔들었어요.

할머니가 추운지 몸을 움츠리다 따뜻한 할아버지 품을 끌어당기며 할아버지 손을 꼬옥 잡았어요.

“아! 내가 망장천 샘물을 너무 많이 마시고 잠이 들었나보군요.”

젊은 신랑과 처녀 옥분이가 망장천 샘터에서 사랑스럽게 손을 잡고 서로 마주 보았어요. 발간 노을이 그 고운 노을을 골라 한 자락 두 사람의 얼굴에 비췄어요. 두 사람의 모습이 한 장의 사진처럼 환히 예쁘게 보였어요.

“와 ! 처녀 옥분이 ! 수줍은 발간 볼이며 생긋이 웃는 웃음까지 처녀 때의 옥분이가 확실해. ”

“당신도 그때의 용감한 신랑이 맞아요. 주먹을 불끈 쥐고 어깨를 펴며 으스대던 그때 그 젊은 신랑 맞아요.”

망장천 샘터 바위 앞에 선 두 사람의 그 모습이 바알간 노을에 물들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게 보였어요.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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