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41>보신탕집 야누스

박상래-전 지리산중학교 교장/본지 논설위원

함안 소작골천연염색교실/국문학박사과정 수료

 

외출할 때마다 오토바이 앞 소쿠리에 태운 애완견이 귀엽다. 귀에는 분홍색 염색을 하고 하얀 털을 휘날리며 외출을 마치고 주인의 개고기집 의자에 다소곳이 앉아있었다. 구포시장의 한 개고기집의 고깃덩이 옆에 귀여운 눈망울의 강아지가 주인의 사랑을 받으며 살고 있다. 용기를 내어 주인에게 직접 개고기 파는 집에서 개를 키우느냐고 물었다. 키우는 것과 파는 것은 다르다고 편안하고 태연하게 말했다. 강아지는 주인의 변심으로 자칫 고깃덩이로 변할 수 있다는 공포를 가진 것 같았지만 그 마음을 알 수가 없다. 같은 종류의 동물 앞에서 동물을 죽이는 것은 동물학대에 해당하는 범죄이다. 죽이는 장면은 아니더라도 강아지는 고깃덩이로 변한 개들을 보이는 것은 위법이라고 보지 않는지?

소가 팔려나가는 장면에 주인은 자식처럼 키웠다며 정성과 아쉬움을 말하는 것을 여러 번 TV화면으로 본 적이 있다. 팔려간 소는 예전처럼 노동을 하며 삶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텐데 말이다. 차라리 정성을 다해 키웠다고만 말했으면 그 주인의 순수성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을에서 도축을 할 때는 소도 마지막을 아는지 큰 눈을 껌벅이면서 눈물을 머금으면 수건으로 눈을 덮고 급소를 쳐서 단번에 죽였다. 죽이기 전에는 농사를 위해서 동고동락하여 가족 같았지만 죽이고 난 뒤에는 고깃덩어리로 바뀌는 것이다. 소에게 도살 전에 수건을 덮는 순간 소에 대한 의미도 바뀌는 것이다. 파는 개고기와 키우는 개가 다르듯, 키울 때의 소와 팔려가는 소도 다르다. 그들로서는 확실히 다른 기준이 있다. 어떤 살생도 있을 수 없어 채식으로만 식사를 하고, 동물의 가죽을 이용한 가방이나 신발도 착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동물도 인간의 영양공급을 위한 존재라고 인식하는 사람이 공존한다.

야누스(janus)는 로마신화에서 앞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두 얼굴의 신이다. 양면성 이론을 통해 인간에게 지혜로움을 주기 위해 만든 스토리텔링 신화인 것이다. 뱀의 독이 혈관으로 침투하면 독이 되고, 위장으로 들어가면 약이 될 수 있다. 또 칼은 살상의 무기가 되거나 생활의 이기가 될 수 있는 양면성이 있다. 보신탕을 먹는 사람이 애완견을 키우는, 개고기 판매업자와 애견인, 이런 서로 다른 두 생각의 야누스적 상황을 그 개고기집 주인은 나름의 확실한 소신을 가지고 행동하고 있었다.

보신탕을 먹는 사람은 같은 짐승인데 소는 되고 개는 안 되는 이유를 묻는다. 닭은 직접 죽여 잡아도 되고 개는 안 되는 이유를 모른다. 관상용으로 키우던 비단잉어는 찌개로 먹어도 되지만 개는 음식이 될 수 없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칠면조를 잔인하게 죽여 먹는 서양 사람들이 한국의 개 식용문화를 비난하는 것이 화가 난다는 것이다. 알래스카의 주민들이 하얀 눈 위에서 머리를 쳐 죽여 물개의 피가 낭자한 것은 그들의 생존을 위한 문화로 인정하였다는 그린피스의 판단을 개고기를 식용으로 하는 나라들과 함께 문화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당국에서는 개고기 판매를 식품위생법으로 관리하면 개고기를 식용하는 미개국가로 인식되고,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도축이나 위생을 관리할 법적 명분이 없어지는 상황 속에서 판단이 쉽지 않다.

지능이 높은 바다생물로서는 돌고래, 문어가 있고, 육지동물로서는 개, 원숭이, 곰, 소, 우랑우탄, 코끼리, 닭(닭대가리라며 지능이 낮은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재로는 영장류나 포유류와 비슷한 사고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등인데 개의 식용에 대해 논란을 겪는 것은 개가 이들 중에 특별히 지능이 높다는 때문은 아니다. 개는 다른 가축과는 달리 한 지붕 아래 한 솥밥을 먹는 식구였던 것이다. 추운 지방에서는 밥을 하는 정지에서 키우고 있으니 이 또한 식구가 되는 것이다. 결국 인간과의 친밀도가 가장 높은 개의 식용을 두고 다툼이 많은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농장에서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사육했다면 비난할 명분을 잃는다. 한 손은 애완견을 안고, 다른 손은 도축할 칼을 든 야누스가 말한다. 옳은 손과 그른 손으로 나눌 것이 아니라 그저 한 사람의 손이라고.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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