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악수(握手)

황진원(논설위원)

군북출신/전 장유초 교장

 

 

지난달 광주에서 있은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김정숙 여사(문재인 대통령 부인)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악수를 하지 않고 그냥 지나갔다고 여당ㆍ야당 간에서 ‘악수 패싱’ 논란에 휩싸였다. 며칠 뒤 5월 23일에는 김해 봉하 마을에서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이 있었다. 그때 김정숙 여사는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이를 보지 못하고 반대편 인사에게 악수를 하는 바람에 김 여사의 머쓱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 며칠 뒤 6월 6일, 김정숙 여사와 황교안 대표는 국립 서울 현충원의 현충일 추념식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는 김 여사와 황교안 대표가 서로 눈을 맞추면서 악수를 했다. 그날 두 사람의 악수 장면은 언론 매체의 뉴스거리가 되었다.

원래 악수는 ‘두 사람’이 아닌 ‘두 남자’가 나누는 인사법이었다. 수백 년 전 잉글랜드에서 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악수를 했다고 한다. 그때는 기사들이 칼을 차고 다녔다. 적을 만났을 때는 오른손으로 칼을 빼 들어서 싸움을 했다. 하지만 상대방과 싸울 의사가 없을 때에는 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럴 땐 오른손을 내밀어 상대의 손을 잡았다고 한다. 이것이 악수의 유래다.

오늘날의 악수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통하는 인사법이 되었다. 그러나 악수법이 모든 나라에 똑같은 것은 아니다. 일본인은 악수 할 때 손을 많이 흔들고 동시에 고개를 숙인다. 쿠웨이트의 경우에는 남자와 여자는 서로 악수하지 않는다. 인도에서는 양손으로 상대방의 양손을 잡는 것이 악수법이다. 현대의 미국에는 악수 이외에도 서로 주먹을 부딪치는 ‘댑(dab)’같은 인사법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주로 지위가 높은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악수를 청하는 것이 관례다. 손을 너무 오래 잡거나 상대를 보지 않고 시선을 돌리는 행동은 옳지 않다. 또한 앉아서 악수를 하는 것도 지양되지만 여성은 앉아서 해도 상관없다. 그러나 여성도 그냥 일어서서 하는 경우가 많다. 아랫사람은 허리를 약간 굽혀 예의를 표하면서 악수하는 것도 좋다. 또 악수를 할 때 반대쪽 손을 주머니에 넣는 것은 무례한 행동으로 비춰진다. 2013년 빌 게이츠가 방한을 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인사를 할 때 빌 게이츠는 한쪽 손을 주머니에 넣고 악수를 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아마 미국에서는 악수에 대한 별도의 예절이 없거나, 있어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악수를 할 때, 우리나라 비즈니스 사회에서 먼저 손을 내미는 순서가 있다. 기혼자가 미혼자보다, 여성이 남성보다 먼저 악수를 청한다. 상급자가 하급자보다, 선배가 후배보다 먼저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는 부모가, 여친과 남친에서는 여친이 먼저 손을 내 민다.

우리나라는 고유의 인사법이 있다. 상대방을 만나면 간단히 하는 눈인사(目禮)에서부터 공수(拱手)를 하고 허리를 깊이 구부려 하는 인사, 반절, 앉은 절, 평절, 큰절, 재배(再拜), 삼배(三拜), 사배(四拜) 등 여러 종류가 있고 새해에 하는 세배도 있다. 이들 인사법 모두는 아랫사람이 윗사람(또는 조상, 신)에게 먼저 절(인사)을 하는 것이, 윗사람이 먼저 청하는 악수와 다르다. 그리고 악수는 철저한 1 대 1의 인사지만, 우리 고유의 인사법은 1 대 1, 1 대 다수, 다수 대 1 등으로 인사가 가능한 것이 차이점이다. 그러나 이런 예절도 악수에 밀려 점점 사라지고 있다.

보편적인 악수 예절을 알아보자. 서로 오른손을 잡고 기쁜 마음으로 악수한다. 상대방의 손을 너무 세게 또는 약하게 잡아서는 안 된다. 그리고 손 끝만 내어 악수를 해서도 안 된다. 너무 허리를 굽히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고, 가벼운 목례 정도로 한다. 악수는 반드시 오른 손으로 하며, 오른 손을 다쳤을 때는 양해를 구해서 왼손으로 한다. 손에 땀이 나거나 더러운 경우에는 양해를 구하고 악수를 피한다. 이성간의 악수는 여성의 요청에 따르고 가벼운 목례 정도도 무방하다. 손을 잡은 채로 오래 말을 해서는 안 되며 인사가 끝나면 곧 손을 놓는다. 예식용 장갑은 벗지 않아도 되며 방한용 장갑은 벗고 악수한다.

2017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문 대통령과 악수를 하면서 문 대통령의 어깨를 두드려 ‘결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또 2018년 2월 평창올림픽 당시 북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청와대에 왔을 때, 고개를 똑 바로 들고 문 대통령과 악수를 했다. 그 뒤 김여정은 중국을 방문하여 시진핑 중국 주석과 만났을 때는 허리를 90도 숙여 악수를 했다고 말이 많았다. 악수를 잘 못 사용하면 ‘握手(악수)’가 ‘惡手(악수)’된다.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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