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모범생’이 ‘범생이’로 취급 받는 교육

황진원(논설위원)

군북출신/전 장유초 교장

 

 

지난 5월 28일자 조선일보에서 눈에 띄는 교육관련 기사가 하나 있었다. 제목은 “창의적 학생보다 규칙 잘 지키는 학생이 성적 더 좋아져…”. 언뜻 보면 규칙을 잘 지키는 것의 중요성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 뒤에도 제목은 계속된다. “ ‘범생이’ 키우는 한국교육”이라고 되어있었다. ‘범생이’는 ‘모범생’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다. 결국 ‘모범생을 키우는 한국교육’을 비판하는 제목이 된다. 왜 모범생을 키우는 교육이 비판 받아야 하는가. 그것도 국내에서 손꼽히는 신문사다. 기사 내용은 공신력 있는 연구 기관에서 시행한 연구 결과를 기자가 옮긴 것이다.

이 연구는 한국 교육 개발원에서 2013년 초등학교 5학년 학생 7315명을 대상으로 시작하였다. 매년 학업성취도 수준을 추적 조사하고, 해당 학생이 중2가 되었을 때 성적 향상과 하락에 미치는 여러 요인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창의성이 높은 학생은 학업 성적이 갈수록 떨어지고, 정해진 규칙을 잘 지키는 ‘범생이’ 일수록 성적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창의력이 높은 학생’을 △문제를 풀 때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는 능력 △부분만으로 전체 내용을 추론하는 능력 △상관없는 사실을 서로 연결하는 능력 △짧은 시간에 여러 가지 새로운 생각을 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판단된 학생들로 정의했다.

반면 △평소 학교 규칙을 잘 지키고 △쓰레기를 반드시 휴지통에 버리고 △화장실ㆍ급식실에서 차례를 잘 지키고 △친구들과 놀 때 규칙을 어기지 않고 △다른 사람과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고 △수업시간에 친구들과 떠들지 않고 △수업시간에 딴생각을 하지 않는 학생을 ‘모범생’으로 봤다.

여기서 창의력이 높은 학생은 ‘문제 해결 능력’의 내용으로 된 요소, 모범생은 정해진 규칙을 지키는 ‘행동ㆍ태도’의 내용으로 된 요소로 되어있다. 이것을 어떤 평가 도구로 어떻게 평가 했는지 신문에서는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창의력만 높든지 규칙만 잘 지키든지, 두 집단의 학생이 뚜렷이 구분되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창의력이 높으면서 규칙도 잘 지키는 학생도 있을 것이고, 창의력도 규칙도 모두 부족한 학생도 있다. 즉 창의력만 높은 집단과 규칙만 잘 지키는 집단의 뚜렷한 구분이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권위 있는 기관에서 수년 동안 연구한 것이니 그 정도로 보아 넘기자. 그런데 신문 기사의 제목에서부터 모범생을 왜 범생이로 비하시켜 가면서 연구 결과를 발표해야하는지 그 의문은 떨쳐버릴 수가 없다. 신문 기사를 계속해서 보자.

범생이 키우는 교육의 원인을 “정해진 정답을 잘 찾는 학생만 높이 평가하는 우리 교육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교육계에서는 보고 있다는 내용도 있다. 여기서는 지식교육(이해중심)에 치중한 교육의 병폐를 말하는 것 같다. 교육은 창의성교육 따로 지식교육 따로 구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창의성교육과 지식교육은 모든 교과에서 필요로 한다. 교육 내용에 따라 창의성교육과 지식교육의 비중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아울러 지금의 교육 흐름을 볼 때 창의성교육을 중시하지 않는 교사는 없다고 본다. 그렇다고 창의성교육 때문에 지식교육 등을 등한시 할 수 없다. 이것들은 모두가 같이 가야 전인적인 인간교육이 되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 학교는 정해진 시험 범위 내에서 교과서에 들어있는 지식을 누가 더 많이 암기 하느냐를 두고 사실상 성적을 매기고 있어 기존 규칙을 잘 순응하는 학생일수록 더 높은 평가를 받게 된다”고 어느 교수는 말하고 있다. 이 교수는 옛날의 ‘일제고사’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모든 시험지를 교사가 직접 출제한다. 그래서 교과서 외의 지도내용도 평가에 반영된다. 평가 내용도 수행평가, 기능평가, 지필평가 등 모든 평가방법이 동원 되어 창의성 평가는 물론 지식ㆍ이해 평가 등 종합적인 결과물로 학습 성취도를 평가하고 있다. 그 교수는 평가에 고심하는 교사의 고충을 너무 모르고 너무 쉽게 말하는 것 같다.

교육과정에서 초등학교 교육목표는 “기초 능력 배양과 기본 생활 습관 형성”이다. 위에서 제시된 규칙을 잘 지키는 모범생의 각 요소를 보면 기초 능력과 기본 생활 습관이 아닌 것은 하나도 없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들을 당연히 익혀야 할 교육과정의 필수 요소다. 요소 하나하나를 보면 이것을 모두 지키면 모범생중의 모범생이다. 그런데 왜 범생이로 비하하는가. 그것도 국가의 중추적 교육기관에서 말이다.

자기주장만 앞세우는 경우(境遇)없는 사람이 너무 많다. 국회의 담까지 무너뜨리고 자기들 이익을 관철 시키려는 세상이다. 법과 질서가 무너졌다고 모두가 야단이다. 갈수록 심하다.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은 민주시민의 기본자세다. 오히려 ‘모범생 교육’을 더 강화해야 한다.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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