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11. 망아지를 기다리는 엄마 말바위

외금강 골짜기 근처에는 여러 개의 아름다운 봉우리가 많아요. 동자바위, 쌍촛대바위, 낙타바위, 망아지바위, 말바위 등이 울멍줄멍 사이좋게 솟아있어요.

그런 외금강 골짜기 산마루, 작은 바위굴에 엄마 말이 형제 말, 둘을 데리고 오순도순 살았어요. 엄마 말은 형제 말이 잠시라도 자기 주변에 없으면 걱정이 되어 외금강 산마루를 돌아다니며 찾았어요.

오늘 아침 나절도 그랬어요.

“또, 막내 녀석이 어디로 갔을까?”

“엄마 너무 걱정 말아요. 동생은 매사에 호기심이 많아

한 곳에 빠지면 하루 종일 그곳에서 빠져 나오지 못해요.”

“야, 이 녀석아, 이 외금강 골짜기 어떤 골짜기이니? 호랑이도 종종 나타나고 불곰도 자주 나타나는 곳이 아니냐?”

엄마 말과 형 말은 하루 종일 외금강 골짜기 구석구석을 찾아다녔어요. 동자 바위 아래의 약수터를 돌아보고, 쌍촛대바위 아래의 풀밭에도 가보았지요.

해가 어두워 질 때쯤에야 막내 말이 작은 몸집을 팔딱거리며 바위굴로 돌아왔어요. 엄마 말과 형 말은 걱정이 되어 막내 말에게 고함을 질렀어요.

“야, 이 녀석아, 어쩌려고 종일 어디로 돌아다녔니? 엄마가 너 때문에 걱정되어 못살겠다. 어 휴 - ”

“이 놈아, 너 때문에 엄마가 아침부터 외금강 골짜기를 얼마나 찾아 다녔는지 아니? 외금강에는 무서운 호랑이도 간혹 나타나난다는 데.... .”

그 막내 말은 엄마 말과, 형 말의 꾸중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천진난만한 얼굴로 생글거리며 엄마, 형 말에게 말을 했어요.

“나, 오늘 말이야, 외금강에 나는 풀꽃들을 찾아다녔어. 며느리밥풀꽃, 족제비꽃, 노루귀꽃, 애기나리, 봉래꼬리 그리고 금강초롱꽃”

형 말이 그런 동생 말에게 발길질을 하며 핀잔을 주었어요.

“야 이 녀석아, 너 때문에 엄마가 걱정이 되어 점심도 굶고 찾아다녔다.”

엄마는 그런 형제들을 바라보며 그제 사 안심이 되는지 종일 조였던 마음을 느긋하게 풀었어요. 그리고 혼자서 무언가 골똘히 생각했어요.

“안되겠어. 이 곳 외금강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지. 이곳은 위험한 바위가 많고, 호랑이도 간혹 나타나 어린 막내에게는 위험해.”

다음 날 아침이었어요. 금강산 숲에 찬란한 아침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며 비추었어요.

엄마 말은 형제 두 말을 불렀어요. 막내가 눈만 뜨면 어느 곳으로 달려갈지 몰라 엄마는 아침 일찍 형제 말을 불렀어요. 엄마 말은 보기 드물게 심각한 표정으로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어요.

“엄마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곳은 너희들을 키우기에 적당한 장소가 아닌 것 같구나.”

막내가 놀라서 엄마에게 달라붙으며 간절히 말했어요.

“엄마, 나는 이곳이 좋아. 다람쥐 친구, 노루 친구 또 산꽃들이 너무 좋아서 이곳에 살고 싶어요.”

형도 이곳이 좋았지만 엄마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동생의 말에 편을 들 수가 없어 오히려 동생을 꾸중했어요.

“이 녀석아, 엄마가 이사를 가면 가는 거야. 엄마가 얼마나 고민을 많이 했겠니?”

동생도 어쩔 수 없었든지 시무룩해서 ‘쿠우, 쿠우,’ 발길질을 하며 엄마에게 불평을 했어요.

얼마 후, 엄마 말은 여태까지 정들었던 바위굴을 몇 번이고 아래위로 훑어보고는 아쉬운 듯이 숨을 크게 쉬었어요.

‘너희들이 이곳 바위굴에서 나고 이곳에 자랐는데 말이야.“

엄마 말, 형 말, 막내 말이 줄을 서서 정이 들었던 외금강 바위굴을 떠나게 되었어요. 엄마는 이사 할 곳을 미리 생각해 둔 곳이 있었어요.

“우리 아이 둘이 안전하게 살고, 금강산에서 살 수 있는 여러 가지를 베울 수 있는 곳이어야 해.”

엄마 말, 형 말, 막내 말은 줄을 서서 꼬불꼬불 나 있는 바위 절벽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갔어요.

엄마 말, 형 말, 막내 말이 내려가는 길은 위험하기도 했지만 아주 멀고 먼 길이었어요. 점심도 길가의 풀을 뜯어 먹으며 쉬임없이 걸었어요.

막내가 짜증이 나서 형 말에 투덜거렸어요.

“형아, 좀 쉬어가면 안돼? ”

“안돼. 엄마도 우리가 피곤하다는 것을 생각하시고 계실거야. 너무 길이 멀어 그렇게 쉬어갔다간 오늘 해가 지기 전에 갈 수 없는 길일거야.”

“에이 지루해. 도저히 힘들어 갈 수 없을 것 같은데.”

엄마 말, 형 말 그리고 막내 말은 서로 입을 꾹 다문 채 깊은 금강산 숲속 길을 묵묵히 걸었어요.

해가 지자, 금강산 숲속 길에도 차츰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어요. 정신을 차리고 눈을 크게 떠야 겨우 길을 걸을 수 있을 정도였어요.

얼마를 걸었을까요? 그들이 외금강을 벗어나 높은 고개를 오르는 산마루에 닿았어요.

갑자기 형 말이 엄마 말에게 고함을 질렀어요.

“엄마, 동생이 없어졌어요.”

“뭐? 막내가 없어졌어?“

엄마 말은 놀래서 가던 걸음을 멈추어 섰어요.

엄마 말, 형 말은 어쩔 줄을 몰랐어요. 엄마 말은 안절부절하는 몸짓으로 숨을 헐떡거리고 발을 동동 굴리며 말을 더듬거렸어요

“마- 막내가 어디로 갔을까?”

형 말은 그런 어머니를 안심시켜야 했어요.

“엄마, 아마 소변이 마려워 조금 늦나 봐요.”

“아니다. 그 녀석은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아 아마도 그런 곳에 눈이 잡혔나보다.”

형 말은 어떻게 하면 엄마 말을 안심시킬까 궁리를 하다 엄마 말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엄마, 엄마는 여기 계셔요. 내가 우리가 왔던 길을 살펴보고 올게요.”

엄마는 산마루에서 긴 목을 빼고 아들의 그 말을 듣고 고개를 꺼덕이었어요.

“엄마, 절대로 이곳을 떠나지 마세요. 한 걸음도 옮기지 마시고 이 자리를 지키고 계셔요. 내가 동생을 데리고 올때까지 절대로 이 자리를 떠나지 말아요. 꼭, 요.”

형 말은 막상 엄마 말에게 자신 있게 말했지만 동생 말을 찾는 것이 망망했어요. 이 넓은 금강산 숲에서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는 동생 말을 찾는다는 것은 넓은 모래밭에서 작은 바늘 하나를 찾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어요. 더구나 이 어두운 숲 속 밤길에. 형은 이지저리 생각하다가 여태까지 왔던 길을 다시 걸어가 보는 수밖에 없었어요.

“동생이 따라오다가 발이 아파서 길가에 쉬다가 잠이 들었는지도 몰라.”

“아니야. 또 무슨 호기심 끄는 산꽃을 찾아갔던지”

“아니면 더 큰 호기심 꺼리가 있었는지도 모르지.”

그 어두운 밤에 형 말은 외금강의 깊은 골짜기 길을 걸으면서 동생 말을 애타게 부르면서 걸었어요.

한 편, 동생 말은 그 시간 이상한 곳에 빨려 들어갔어요. 엄마 말, 형 말의 뒤를 따라오다가 숲 먼 곳에 작은 불빛을 보았어요. 동생 말에게 깊은 산속에서 불빛을 본다는 것은 엄청난 호기심이었어요.

“아! 저게 뭘까? 이 깊은 밤에 숲속에 저런 아련한 불빛이 세어 나오다니? 정말 신기해.”

동생 말은 그 불빛에 끌려, 따라 가던 형 말, 엄마 말을 놓지고 그 불빛만 바라보고 살금살금 고양이 걸음으로 불빛이 있는 곳으로 갔어요.

불빛 가까이 가던 막내 말은 가던 발걸음을 우뚝 멈추어 섰어요. 그 불빛이 세어 나오는 곳에서 낭랑한 글 읽는 소리가 났어요.

“하늘- 천, 따- 지, 검을- 현, 누럴- 황.”

막내 말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글 읽는 소리를 들었어요. 막내 말의 귀가 솔깃해지고 발소리를 죽여 가며 불빛이 세어 나오는 봉창 가까이 갔어요. 봉창에 비치는 그림자는 세 남자 아이가 촛불을 밝혀 놓고 글을 읽고 있었어요.

“아! 신기하다. 저런 소리가 글 읽는 소리이구나. 엄마가 언젠가 말했어. 사람들은 말들보다 엄청 영리해서 글을 읽는다고.”

막내 말은 작은 구멍을 통하여 봉창 문안을 조심스럽게 들여다보았어요. 조용히 앉아서 글을 읽는 그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웠고 더구나 낭랑하게 들려오는 글 읽는 소리는 여태 들어온 어떤 소리보다 좋았어요. 막내 말은 하나의 돌처럼 꼼작도 하지 않고 봉창 안에서 들려오는 글 읽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만 있어요.

형 말은 그런 동생을 보지 못하고 왔던 길을 계속해서 걸어가기만 했어요.

그 시간, 외금강 산마루에 혼자 남은 엄마 말은 긴 목을 빼고 아들 둘을 기다렸어요. 금강산 골짜기의 물소리, 바람소리만 엄마 말을 동무해 주었어요. 까만 밤하늘의 그 반짝이는 별들도 친구를 했어요.

엄마별은 두 아들을 생각하며 하늘의 별을 하나, 둘, 셋 세기 시작했어요.

“별 하나. 별 둘, 별 셋...........”

엄마별이 밤새껏 별을 세다가 온 몸이 차츰 굳어지는 것을 느꼈어요.

“두 아들이 왜 안 오지?”

“어디를 다쳤을까?”

“내가 이곳을 떠나면 아들, 둘이 나를 찾지 못하겠지!”

엄마 말은 그곳 산마루를 지키면서 한 발자국 옮기지 않았고 차츰 발, 손 등 온 몸이 차갑게 굳어져 가는 것을 느꼈어요.

그런 엄마 곁으로 달도 지고, 별도 지고 서서히 금강산에 희뿌연 먼동이 트기 시작했어요. 엄마 말, 형 말, 막내 말도 밝아오는 먼동 빛에 싸였어요.

형은 외금강 바위굴까지 갔지만 동생 말을 찾지 못하고 힘없이 터벅터벅 걸어왔어요. 그러다, 형 말은 어둠 속에서 희부연 무엇을 발견했어요.

어느 바위 옆에 쓰러져 곤해 자고 있는 동생 말을 발견했어요. 형 말은 놀라서 정신을 바짝 차리고 동생 말을 깨웠어요.

“야, 이 녀석아, 여기가 어디라고 혼자 자고 있어?”

동생 말은 놀라지도 않고 부스스 눈을 비비고 형 말을 보았어요.

“형아, 여기가 어디야?”

“어디 긴 어디야. 외금강 골짜기이지. 엄마가 너를 밤새껏 외금강 산마루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야. 빨리 가보자.”

동생 말은 엄마 말이 밤새껏 외금강 산마루에서 자기를 기다라고 있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아! 내가 어젯밤에 불빛 아래 글 읽는 소리에 빠져 그만..... .”

형 말, 동생 말이 헐떡거리며 외금강 산마루로 걸음을 재촉했어요. 형 말과 동생 말은 외금강 산마루를 향하여 ‘엄마 말’을 부르며 달려갔어요. 달려가는 그들의 몸에 외금강의 새벽안개가 휘휘 감겨들었어요.

얼마를 그렇게 달려갔을까요?

형 말이 우뚝 멈추어 서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엄마를 찾다가 중얼거렸어요.

“이상해. 분명 이 자리가 맞는데, 이 자리를 절대로 떠나지 말라고 엄마에게 신신당부 했는데.... .”

그때, 동생 말이 깜짝 놀라는 목소리로 외쳤어요.

“형아, 이 옆의 바위 봐라. 흡사 엄마를 닮았어.”

“뭐? 엄마를 닮아.”

형 말과 동생 말이 바라본 바위는 엄마 말을 빼어 닮았어요. 형은 바위로 변한 엄마 말을 보고 울먹이며 동생에게 말했어요.

“동생아, 엄마가 이 산마루에 서서 동생 너와 나를 밤새껏 기다리다가 바위로 변하신 거란다.”

“뭐? 엄마가 나를 기다리다가 바위로.....”

형 말과 동생 말은 엄마 바위 아래에서 울먹이며 엄마를 부르다가 그 곁을 떠나 갈 수가 없었어요. 형 말, 동생 말은 엄마 말 바위를 돌보며 그곳에서 살기로 했어요.

지금도 외금강의 말들은 말바위 근처에서 새끼를 낳아 기르며 말바위를 지키고 있다고 해요.

금강산을 찾는 사람들은 그 바위를 말바위라고 부르고 그 말 바위 곁은 지날 적마다 엄마 말의 대한 애뜻한 사랑을 느낀다고 해요.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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