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39>사기꾼의 행복

박상래-전 지리산중학교 교장/본지 논설위원

함안 소작골천연염색교실/국문학박사과정 수료

 

사기라는 것은 속임수이다. 의도적이고 계획적이든 결과론적이든 상대방에게 수고로움이나 피해를 끼치는 것일 것이다. 사기의 내재적 원인으로 의식이나 정서적 측면으로 들어가면 이익 추구에 있다. 그런데 이익 추구에 있어서 자신과 상대방이 취할 그 이익의 비율을 인정한 경우는 사기가 성립 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물건의 판매 이익의 비율은 인정하고 있지만 그 범위를 벗어나면 사기라고 비난하는 것이다.

사기죄의 성립은 충분히 결과를 예상하면서도 이를 알라지 않거나 과장하여 상대에게 피해를 주거나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임에도 사기죄로 몰지 않고 오히려 피해를 감수하는 경우도 있는데, 과일장사가 꿀 사과, 설탕수박으로 판매하고 그것을 믿고 샀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우는 사기죄를 묻지 않고 구매한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자책하는 것이다. 과일장사의 과장된 상술을 인정하고 뻔한 거짓말에 대해서 아량이 있기 때문이다. 점포정리 폭탄 세일을 몇 달째 계속하고 있는 내의 파는 상점은 그것도 상술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따지려하지 않는다. 속임수 상술을 알면서도 그들의 날름거리는 거짓의 혓바닥을 미워하지 않은 것은 차라리 강한 연민이다.

모든 거짓말에 사기죄를 묻는 것도 아니다. ‘결사반대’들을 현수막에 내걸었던 그들은 목숨을 건 것이 아니라 적절한 보상으로 ‘결사’들을 포기할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리고 협상이 결렬되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을까하는 염려를 갖지 않는다. 그리고 ‘절대반대’보다는 ‘결사반대’가 그들의 협상력을 높여줄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혹시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궁금함이나 걱정은 없다. 속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사기로 인한 상처는 없다고 봐야 한다.

사기와 도박은 닮았다. 일반적으로 이익의 추구과정은 생산을 거쳐 판매에 성공해야 환금이 되고, 이 과정에는 긴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도박은 짧은 시간이거나 순식간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 사기도 짧은 시간에 이익을 추구하거나 재물을 불릴 수 있다는 점이다. 둘 다 자신이 이익을 보면 상대는 손해와 상처를 입는 zero-sum법칙이 적용되는 점도 공통적이다. 사기꾼이 행복을 크게 느낄수록 당하는 사람은 절망과 좌절 속에서 고통을 당해야 한다. 인간이 가진 가장 저급한 승부욕인 도박을 통해 재물을 불리고 쾌감을 느끼는 순간 당하는 사람은 상실에 빠지는 것이다. 사기의 결과도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진다. 그동안 자신이 수양으로 쌓아왔던 인간적인 신뢰나 연민이 자신을 무너뜨리는 결과로까지 된 것에 절망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둘은 차이가 있는데 도박은 결과에 대한 경우의 수를 예측하면서 스스로 참여한 경우라면 사기는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으니 당연히 결과 예측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사기의 성립 진행과정은 한 사람은 그것이 속이는 것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고 당하는 사람은 그것이 사기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속이려는 상대의 의도를 간파하는 것은 최상의 예방법이라는 단순한 논리에 귀결된다. 사기꾼을 사전에 선도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사기꾼이 목표로 삼는 사람은 어떤 정보를 자신은 알고 당하는 사람은 모르는 것이다. 뛰어난 학식을 가진 사람도 모든 영역을 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기꾼이 내세우는 정보를 알지 못해 당할 수 있다. 학식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특정 분야 외에는 오히려 일반인보다 정보에 취약할 수 있기 때문에 사기꾼의 좋은 사냥 대상이다. 포섭이 되고 나면 다른 사람에게 사기를 획기적으로 확장할 수도 있으니 박사, 교수 등은 좋은 먹잇감이다. 젊은 사람은 몰라서 당하고, 중년이후는 알아서 당한다. 조금 아는 것을 모두 아는 체하다가 당하는 것이 사기다. 현재 알고 있는 것이 변할 수도 있고, 알아도 다양한 경우의 수에 완벽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늘도 여기저기에서 사기꾼의 혀가 날름거리고 있다.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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