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실종된 청렴

김양자(본지 문화담당기자)

 

근자에 읽은 책 ‘선비의 보석상자’는 선비들과 위정자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과 처세술이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잔잔하게 서술된 책이다. 나랏일 하는 사람은 하급이던 고급이던 고관대작이던 문지기이던 그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솔선수범의 자세로 법을 지켜야 하고, 도리와 의무에 따른 책무를 감당할 때 비리와 사익과 영달과 정에 끌리어 업무를 하는 일이 없도록 설명을 한 책이다. 자신의 직위를 이용하여 가족을 편하고 안이한 보직에 등용하거나 능력이 따라주지도 않는데 상위직급으로 채용하거나 외모가 특출하고 언변이 뛰어난다 하여 특채를 하거나 고위직의 압박과 강압과 인연. 학연. 지연의 추천으로 전공과 적성에 맞지 않아도 등용과 채용의 잘못에 대하여 지적을 하고 있다.

잘못된 관행의 답습은 선량한 이들의 몸과 마음을 파괴하고 스스로 갈고 닦으며 쌓아 온 실력에 대하여 자괴감을 갖게 한다. 인연과 학연과 지연의 사슬로 이어진 사회구조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치겠다는 것은 쇠사슬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것 일 뿐, 소박한 능력을 출발의 기점으로 사회로 나아가 도약해보려는 꿈은 좌절 되고 늪에서 발버둥 칠수록 빠져들어 헤어 나오지를 못하고 수렁으로 빠지는 참혹함을 당하게 된다. 그것은 건강하고 성실함의 사고를 매장시켜버리는 악의 축이 되어버리고 사회에 대한 불신의 도가 높아지는 원인으로 이어져 간다.

불교는 무소유를 가르치고, 기독교는 일용할 양식을 가르치고, 자이나교나 이방 종교들이 보여주는 최후의 모습은 나체의 모습으로 가는 것을 가르쳐준다. 종교가 가르쳐주는 것은 하나다. 일용할 양식에 감사하며 살게 되면 자연스레 무소유가 되고 무소유는 옷 한 벌을 걸치는 것마저도 사치라 여겨 죽음의 문턱에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우리세대 학창시절은 근검. 절약. 청렴. 결백이 도덕과 윤리시간에 강조되었다. 그 당시에도 만연했던 위정자들의 부조리와 부도덕 때문만은 아니었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은 고통으로 넉넉하지 못하였던 것들이 바탕이 되어주었던 것이다. 김치종지와 된장뚝배기 앞에서 온가족의 숟가락이 앞 다투어 들락거려도 행복했던 시절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전래동화수준이 되어버렸다.

어느 청년이 군 입대를 앞두고 스스로 운전강습을 받으러 갔다. 군 생활과 제대 후 자신의 길을 위한 것이다. 계획대로 운전병으로써 임무를 완수하고 사회 복귀하여 성실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육군 모연대의 현직연대장 아버지를 둔 것을 외치고 다녔다면 편한 복무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느 성직자가 일용할 양식으로 살다보니 그 가족은 고생의 틀에서 늘 허우적거렸다. 그는 은퇴 후에도 집한 채도, 저축한 금액도 없었다. 아들의 집에서 노후를 보내다가 신의 부름을 받았다. 고위관직과의 인연을 행운처럼 여기는 사람보다 자신의 길을 바르게 선택하고 청빈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일상화된다면 메스미디어에서는 이해 불가한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청렴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단지 실천을 하지 않을 뿐이다.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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