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언행 불일치(言行 不一致)

황진원(논설위원)

군북출신/전 장유초 교장

 

 

지난 4월 초 문재인 대통령은 박영선 중소 벤처기업부 장관을 임명했다. 박장관은 야당시절 국회 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자들을 향해 지적했던 문제점들이 자신에게 그대로 드러나고 자료제출도 일부 거부했다. 또 야당 의원 때 강력하게 비난 했던 대기업들로부터 변호사인 남편이 소속된 로펌이 거액의 소송 의뢰를 받았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그의 의혹 때문에 결국 국회 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도 못했지만 대통령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국회의원의 입장에서 청문회에 임할 땐 그렇게 엄격하던 사람이 장관 후보자의 위치에서는 잘못을 모르는 그의 얌체를 야당의원들은 비난하고 있다.

박영선 장관의 전임자는 홍종학 씨였다. 2017년, 그가 장관후보자에 오를 때는 딸 증여와 특목고 입학에 관한 논란에 휩싸였다. 그때는 청와대에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청와대는 “특목고 폐지는 제도를 손보자는 것인데 이것을 고액의 학비가 드는 특목고에 딸을 보냈다고 도덕적 책임을 물을 것이가”라고 반문하면서 “기자들도 기사를 쓴 대로 살아야 한다”고 했다. 홍종학 후보자의 과거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오는 것에 대한 청와대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었다.

어디 기자만 해당되겠는가. “너는 말 한 대로 행동하느냐?”고 따지면 “그렇다”고 자신 있게 대답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언론보도 등에서 볼 때, 시민을 계도하는 경찰이 불법 업체와 결탁하여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고,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 탈법을 저지르는 경우도 흔히 있다. 학생 앞에서는 착하게 행동하라고 가르치는 교사도 비도덕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있고, 환자에게 술과 담배는 독이라고 하면서 음주(飮酒)와 흡연(吸煙)을 즐기는 의사도 있다. 솔직히 필자 자신도 “나는 말한 대로 행동 한다”고 부끄러움 없이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사람은 원래 ‘말 따로 행동 따로’, 이렇게 적당히 살아가는 것인가.

옛날에는 자식을 가르칠 때 이웃과 서로 바꾸어서 가르쳤다(易子而敎之). 가르치는 사람은 반드시 올바른 것(가치로운 것)을 가르치게 된다. 만약 아버지가 자식에게 가르칠 때 옳은 것을 가르치면서 바르게 행하지 못하면 자식은 아버지를 어떻게 보겠는가. “아버지는 나에게 올바르게 행동하라고 하면서 아버지는 바르게 하지 않더라”라는 것을 알게 되면 부자간의 의(義)가 상하게 된다. 그것이 계속되면 자식은 아버지를 불신하게 된다. 만약 부자간의 책망으로 이어지면 사이가 멀어진다. 그렇다고 아버지는 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으면서 자식에게만 바르게 행동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부자간에서 초래되는 불행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식을 서로 바꾸어 가르쳤다.

지난 3월 말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 7명 중 인사검증에서 2명이 낙마하는 인사사고가 벌어졌다. 그 때 더불어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인사청문회 제도를 도입한 지 20년이 됐는데, 그 전에 있던 사안들은 우리 사회 지도층의 젊은 시절 일”이라며 “(당시에는)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에 둔감했을 수 있다”고 했다. 고위 공직자는 이 나라의 최고의 지도층이다. 이런 사람의 법과 도덕적 수준을 검증하는 것도 인사청문회의 주요 목적이라고 본다. 그래서 법과 도덕의 기준을 오히려 더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불법과 비도덕적 행동을 사회 분위기에 묻어버리고 넘어가자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런데, 위장전입이나 부동산 투기 정도는 일상생활에서 부끄러운 행동으로 보지 않는 사람이 많다. 부동산 투기는 오히려 자랑스러워하는 경향이 더 높다. 위장전입도 하고 부동산 투기도 하면서, 수단껏 살면서 돈만 벌면 자랑이 되고 모두는 그런 사람을 부러워하는 것이 현실이다. 남들의 잘못은 지적하면서 본인의 잘못은 느끼지 못하는 내로남불인 사람이 너무 많다. 이런 자랑거리가 ‘나쁜 사람’으로 낙인 되는 곳은 오직 국회 청문회장 뿐이다. 그러나 청문회장에서 국회의원의 지적 사항은 될지언정 장관 후보자는 죄의식이 없어 보인다. 아니 상대의 불법을 지적하면서 큰 소리 치는 국회의원도 부동산 투기의 달인인지 모른다. 법을 지키면서 도덕적으로 산 사람은 바보인가.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말한 대로 행동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어렵다고 말 따로 행동 따로 살면 되는 것도 아니다. 언행이 일치하면 최선이다. 그것이 어려우면 최소한 언행일치를 위해 노력하는 성의는 있어야 한다. 나쁜 짓은 자신이 다하면서 겉으로는 선한 척 하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남을 나무라는 데는 선수인 만큼 더 나쁜 경우가 있을까. 이런 사람이야 말로 위선(僞善)이고 이율배반(二律背反)이며, 철면피(鐵面皮)고 후안무치(厚顔無恥)다. 언행불일치로 꼭 살겠다면, 남을 나무라기에 앞서, 차라리 ‘침묵’하는 양심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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