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8. 엔지니어들이여, 넓고 깊게 파라

part3.〈미래의 엔지니어〉

(주)건화 황광웅 회장님

 

 

21세기 들어와 세상의 변화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그 바람에 기업의 수명은 짧아졌다. 분명 변화는 기업 생존의 핵심 요소다.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된다. 그렇지만 숨가쁜 변화 속에서도 절대 변치 말아야 할 ‘그 무엇’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본질(Essence)이다.

 

 필자는 아주 오래 전에 사우디아라비아 건설성 고문으로 4년간 근무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중동 지역에 건설붐이 크게 일어났고,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건설회사들이 모두 몰려와 수주 경쟁을 벌였다. 필자가 맡은 역할은 평가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을 적용하는 일이었다. 그때 목격한 것은, 우리나라 건설회사 직원들이 뙤약볕 아래에서 열심히 일하는데 반해 유럽이나 미국 업체 직원들은 시원한 에어컨이 달려 있는 사무실에서 편안하게 일하면서도 급료는 우리나라 직원들보다 월등하게 많이 받는 것이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필자는 “우리는 언제나 저렇게 일을 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하나의 꿈처럼 가슴에 자리 잡게 되었다. 건설이라 하면 우리는 뙤약볕에서 땀 뻘뻘 흘리며 일하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 엔지니어링 산업은 건설업과는 성격이 많이 다른 서비스업이지만 상호 깊은 연관성은 있다. 어쨌든 필자가 그런 꿈을 품은 지 30∼40년이 흐른 지금, 우리나라도 그 반열에 들어섰다고 말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 우리의 위상이 크게 올라간 것에 가슴 뿌듯함

을 느낀다.

 동시에 마음 한편에서는 일말의 경각심도 느끼게 된다. 과거의 성공에 도취되어 자만에 빠지면 ‘본질’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21세기 들어와 세상의 변화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그 바람에 기업의 수명은 짧아졌다. 세계적인 기업이었던 코닥이나 노키아, 모토로라 등은 파산하거나 타 기업에 인수됨으로써 마치 진화에 실패한 공룡에 비유되기도 했다. 분명 변화는 기업 생존의 핵심 요소다.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된다. 그렇지만 숨가쁜 변화 속에서도 절대 변치 말아야 할 ‘그 무엇’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본질(Essence)이다.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명확한 것은 우리의 본질은 ‘기술’이라는 점이다. 본질은 뿌리요 원천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으면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말처럼 본질은 중요하다. 과거의 작은 성공에 도취되어 또는 패러다임의 변화라는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워, 우리의 본질을 가볍게 여기고 기술 진화의 노력을 게을리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고단한 설계 업무는 하도급 업체로 내보내고 자신은 고상하게 외주관리 업무만 수행하면 된다는 식의, 안주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경계해야 한다.

 언뜻 보면 외주관리는 효율성 측면에서 이롭게 보일 수도 있다. 흔히들 거론하는 사례가 ‘신발을 만들지 않는 나이키’다. 사실 나이키는 하청구조를 계열화하여 생산업무를 이양했고 본사는 기획, 마케팅, R&D 업무만을 수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나이키처럼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이미 성숙 단계에 도달한 선진 기업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국가든 기업이든 그 발전 단계에 따라 경영전략이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엔지니어링 기업들은 초기 성장 단계를 막 벗어난 수준에 불과하다. 기술 영역을 확장하고 기술

의 깊이를 더하는 데 역점을 두는, 성장지향형 기업의 모습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쯤에서 우리 엔지니어들의 기술 편식 현상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엔지니어들이 특정 공종에서의 기술력은 높아졌지만 수행 가능한 기술 영역은 오히려 좁아진 모습이다. 이를테면 설계는 잘하지만 감리(건설사업관리)를 모르고, 감리는 잘하지만 설계를 모르는 반쪽짜리 기술자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엔지니어의 입장에서는 설계와 감리는 본디 한 몸이다. 그럼에도 한 회사 안에서 두 부문의 간극이 크게 벌어져 기술과 정보 교환, 인적 교류가 막혀 있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얻은 것은 ‘벽’이요, 잃은 것은 ‘시너지 효과’라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이 아니다.

 물론 일감이 넘치던 활황기에는 이러한 분리 현상이 조직의 핸디캡으로 인식되지 않았다. 설계 따로, 감리 따로, 각자도생(各自圖生)하면 됐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상황이 크게 변했다. 지금 엔지니어링 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해외시장 비중이 커짐에 따라 설계와 감리를 아우르는 통합형 엔지니어의 수요는 늘어났다. 기업의 경영효율 측면에서도 두 부문의 협업에 의한 시너지 창출은 꼭 필요하다.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살아가면 1 더하기 1은 2일뿐 시너지 효과는 제로다. 그렇지만 함께 밀착하여 콜라보 파워를 발휘하면 그 합은 3도 될 수 있고 5도 될 수 있다.

 두 부문을 분리해서 보는 발주처의 PQ 정책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며 현실에 그냥 머물러 있기에는 우리가 잃을 것이 너무 많다. 제도를 핑계 삼지 말고 본질에 충실한 엔지니어가 되라. 자신의 기술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가라. 엔지니어로 성공하고 싶다면 넓고 깊게 파라.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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