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7. 시니어 엔지니어, 해야 할 일이 많다

part3.〈미래의 엔지니어〉

(주)건화 황광웅 회장님

 

시니어 엔지니어들이 후배에게 전수할 노하우들은 참으로 많다. 버려야 할 것은 “이 나이에 뭘…” 하며 지레 포기하는 마음, 변화와 배움을 거부하는 마음이다. 취해야 할 것은 불꽃을 다시 살려내는 마음이다. 열정적인 시니어라면 여든이 되어도 청춘으로 살 수 있다

 

고구려의 전성기를 열었던 장수왕(長壽王)은 98세까지 살면서 79년 동안 나라를 다스렸다. 그는 당시의 일반 백성들보다 거의 세 배나 오래 살았다. 때문에 아들 조다(助多)는 끝내 왕위를 물려받지 못한 채 부왕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오늘날 그의 이름은 ‘쪼다’로 변형되어 바보 같은 사람의 대명사가 되었다.

 바야흐로 장수 시대가 열리고 있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은 남성 78세, 여성 85세로 늘어났고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게다가 게놈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수명은 120세까지 획기적으로 연장될 예상이라고 한다. 오래 사는 것이 과연 축복일까, 아니면 재앙일까? 기왕이면 긍정적으로 보자. 착실히 미래를 준비하는 자에게는 당연히 축복이고, 뭔가를 다시 시도하는 시니어들에게는 도전의 시간이 충분히 제공되는 셈이니 이 또한 축복이다.

 과거 평균수명 70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생애 주기는 보통 세 단계로 이루어졌다. 20세까지 배움의 단계(퍼스트 에이지)를 거친 다음, 가정을 이루고 사회활동을 하는 단계(세컨드 에이지)를 보낸 뒤 60세쯤 은퇴하면 곧이어 삶을 정리해가는 단계(여생)로 접어들었다. 여생(餘生)은 말 그대로 ‘덤 인생’이었다. 그래서 지금의 고령화를 여생의 연장으로 보고 ‘오래 사는 위험’을 얘기하는 사람이 꽤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고령화 현상은 여생이 길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우리 생애에 삶의 여정 하나가 추가되었음을 의미한다.

 중년과 노년 사이의 경계선상에, 삶의 2막을 펼칠 수 있는 30년가량의 널따란 공간이 새로 생긴 것이다. 이 공간을 서드 에이지(Third Age)라고 부른다. 그 의미를 강조하고자 ‘앙코르 단계’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삶의 불꽃을 다시 타오르게 할 수 있는 시기라는 것이다. 가장 필요한 것은 삶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평균수명이 70세였던 구시대의 낡은 로드맵을 버리고, 100세 시대를 염두에 둔 새로운 로드맵을 그려야 한다. 이를 통해 서드 에이지를 생애 최고의 구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시니어들에게 권한다. ‘Retire’가 아닌 ‘Refire’의 마음을 갖자.

 서드 에이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세 가지 유형으로 대분된다. 첫째 유형은 하는 일 없이 그냥 쉬는 사람들이다. ‘쉬면 녹슨다(If I rest, I rust)’는 말처럼, 일에서 손을 떼면 삶에 긴장감이 사라지고 쉽게 늙는다. 이분들의 경험과 지혜를 썩히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제도적으로 기회 제공이 필요하다. 둘째 유형은 자신이 꿈꿨던 일을 찾아가는 사람들이다. 잠재된 재능이나 취향, 이상에 맞는 일을 찾아 그 안에서 보람을 얻는 스타일이다. 그 하나의 예로, 필자와 친분이 두터운 어떤 분의 인생스토리를 간단히 소개한다.

 이분은 대학교에서 환경공학 교수로 40여 년간 봉직한 후 정년퇴임하셨다. 그리곤 필자가 경영하는 회사로 들어와 후배 엔지니어들을 지도하며 일하시다가 지금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요원으로 캄보디아에 가서 재능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든을 바라보는 연세임에도 얼마나 정력적인 삶을 살고 계신지! 또 하나의 예로, 한때 미국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썼던 지미 카터의 퇴임 후 삶은 우리에게 짙은 감동을 준다. 그는 북한 핵문제 중재 노력 등 세계 평화를 위해 헌신하였고 빈민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 운동을 펼쳐 뭇사람의 존경과 찬사를 받고 있다.

 셋째 유형은 자신의 직업 안에서 깊이를 더해가는 사람들이다. 시니어 엔지니어들의 경우를 얘기해보자. 이들은 ‘경험’이라는 아주 소중한 자산을 지니고 있다. 더욱이 우리 업계는 경험의 가치가 크게 존중받는 곳이다. 일례로 구조계산을 하는 경우를 보자. 젊은 엔지니어들은 컴퓨터를 써서 계산값을 도출해낸다. 덕분에 속도는 빨라졌으되 잃는 것도 있다. 계산의 원리에 대한 이해력이 낮아진다. 반면 시니어 엔지니어들은 컴퓨터가 없던 시절에 수작업으로 값을 뽑아내야 했다. 그 고생 덕분에 직감이 많이 발달했다. 오차 범위를 벗어나는 값들은 시니어의 레이더에 곧장 걸려든다.

 시니어 엔지니어들이 후배에게 전수할 노하우들은 참으로 많다. 나열해 보면, 기술적 검토를 통해 설계 오류를 찾아내는 능력, 설계 프로세스 전체를 이해하고 조정하는 능력, 설계보고서의 표준화를 이루는 능력, 비즈니스 협상을 이끄는 능력 등이 그러하다.

 이러한 노하우들을 후배에게 전수해주는 좋은 멘토가 되고(to teach), 한 발 더 나아가 그 후배를 좋은 멘토로 키운다면(to teach others to teach), 그는 정말 훌륭한 시니어 엔지니어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버려야 할 것은 “이 나이에 뭘…” 하며 지레 포기하는 마음, 변화와 배움을 거부하는 마음이다. 취해야 할 것은 불꽃을 다시 살려내는 마음이다. 열정적인 시니어라면 여든이 되어도 청춘으로 살 수 있다.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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