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3.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토목

part3.〈미래의 엔지니어〉

 

(주)건화 황광웅 회장님

 

아직도 토목을 환경과 배치되는 산업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렇지 않다. 사회간접자본을 설계·시공하는 일이 지니고 있는 최고의 가치는 인류에게 더 나은 삶의 터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구환경을 건강하고 깨끗하게 보존하는 일은 토목 산업이 담당해야 할 책무다.

 

 다윗왕이 보석 세공사에게 명령을 내렸다. “교만해질 때 지혜가 되고 절망적일 때 힘이 되는 말을 반지에 새겨 넣어다오.” 고민에 빠진 세공사는 솔로몬 왕자를 찾아가 지혜를 구했다. 왕자는 이런 글귀를 써주었다. “Soon it shall also come to pass.(이 또한 곧 지나가리라)”

 소금물은 마실수록 갈증이 심해진다. 인간의 욕망도 이와 같다. 탐욕의 늪에 빠진 사람은 절제심을 보여주지 못한다. 풍요로움이 곧 지나갈 수 있음을 경계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계영배 (戒盈杯)를 곁에 두고 마음을 다스려 과욕을 멀리하려고 노력했다.

계영배는 ‘넘침을 경계하는 잔’이라는 뜻이다. 이 잔에 술을 7할 이상 채우면 옆에 뚫린 구멍으로 술이 빠져나가 버린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법이다.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토목 아직도 토목을 환경과 배치되는 산업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렇지 않다. 사회간접자본을 설계·시공하는 일이 지니고 있는 최고의 가치는 인류에게 더 나은 삶의 터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구환경을 건강하고 깨끗하게 보존하는 일은 토목 산업이 담당해야 할 책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의 교훈을 주는 이야기 한 토막을 들려주고자 한다. 남태평양의 적도 아래에 있는 나우루공화국. 면적은 21㎢로 서울의 30분의 1에 지나지 않고 인구는 1만 명 남짓한 작은 섬나라다. 1970년대 나우루는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 달하는 부자 나라였다. 그러나 불과 30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추락해버렸다. 대체 이 작은 나라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9세기 말까지만 해도 나우루는 야자수가 빽빽이 들어선 땅이었다. 나무 열매와 물고기로 자급자족하던 나우루인의 전통적인 문화를 180도 바꿔놓은 것은 ‘새똥’이었다. 이 섬을 찾아온 유럽인들은 순도 100%에 가까운 인광석이 엄청나게 매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앨버트로스 등 이 섬을 거쳐가는 수많은 새의 배설물이 수천 년 동안 쌓여 만들어진 인광석은 고급 비료의 원료가 되었다. 영국·독일·일본 등 열강들이 몰려와 채굴권을 독점하며 막대한 양의 인광석을 채굴해 갔다. 식민지 상태에서 자원을 강탈당했던 나우루는 1968년에 독립하였고 이때부터 인광석 채굴권은 나우루공화국에

귀속되었다.

땅만 파면 돈은 굴러들어왔다. 정부는 막대한 수익금을 주민들에게 공평하게 나눠주었다. 주민들은 이제 일할 필요가 없어졌다. 전기·교육·의료 서비스도 모조리 공짜로 제공되었다. 많은 주민들이 전세기를 타고 해외로 쇼핑을 다녔다. 자동차를 일곱 대나 보유한 집도 있었으며, 심지어 기름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길가에 자동차를 버리는 사람도 있었다. 모든 게 풍족한 지상낙원이었다.

 그러나 축제의 날들은 그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인광석 채굴량은 1990년대 들어와 점점 줄어들더니 드디어 2000년대 초 완전히 고갈되어버렸다. 국가 재정은 금세 바닥을 드러냈고,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나우루인에게 남은 것은 마구잡이 채굴로 만신창이가 된 땅, 당뇨·비만과 같은 성인병, 그리고 가난이었다. 자본주의의 온갖 병폐가 한꺼번에 드러나며 추락해버린 나우루의 비극적인 모습, 이는 과도한 소비문화와 성장 중독증에 빠진 지구인들을 향한 준엄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이라는 지표가 있다.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자원과 배출되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을 토지면적으로 환산한 수치다.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생태용량은 1인당 1.78헥타르인데 현재 66억 인구의 생태발자국 지수는 2.7헥타르라고 한다. 인류가 지금과 같은 생활양식을 유지하려면 지구가 1.5개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대로 가면 2050년에는 3개의 지구가 필요해진다고 한다. 오죽하면 마하트마 간디는 “이 세상은 우리의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 우리의 탐욕을 채우기에는 궁핍한 곳”이라고 했을까.

 아직도 토목을 환경과 배치되는 산업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렇지 않다. 사회간접자본을 설계·시공하는 일이 지니고 있는 최고의 가치는 인류에게 더 나은 삶의 터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구환경을 건강하고 깨끗하게 보존하는 일은 토목 산업이 담당해야 할 책무다. 더구나 융합·통섭의 시대적 조류에 부응하여 토목과 환경이 함께 만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질적인 분야로 여겨졌던 토목공학과 생태학이 결합하여 생태공학을 탄생시킨 것이 대표적인 예다.

 토목엔지니어링 기업들은 환경 부문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태양열·풍력·조력·지열 등 기존의 화석연료를 대신할 클린에너지 분야와 각종 폐기물 자원화 사업의 성장잠재력이 클 것이고, 이는 사업영역을 EPCM(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Management) 분야로 확장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자연과의 조화를 생각하는 토목,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토목으로의 패러다임 시프트는 이미 진행 중이다.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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