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6.야생성 발휘할 기업 생태계 만들어야

(주)건화 황광웅 회장님

 황광웅 회장님

기업 활동의 현장인 시장에서도 건강한 생태계의 조성이 꼭 필요하다. 일정 강도의 경쟁과 긴장감은 역동성을 제공한다. 기업들은 치열한 생존전략을 구사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려 나가게 되고 산업 전반에 상향평준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시장을 자율 기능에 맡겨야 하는 주된 이유다.

 

야생동물의 세계는 건강한 아름다움으로 가득차 있다. 필자는 아프리카 케냐에 있는 마사이마라 야생동물 보호구역을 두 차례 다녀온 경험이 있다. 마사이마라는 국경을 사이에 두고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국립공원과 연결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사자, 표범, 코끼리, 코뿔소, 버팔로 등 Big 5를 비롯한 수많은 동물들과 조우하며 야생의 생명력을 가슴 벅차게 느낄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드넓은 평원에서 싱싱한 풀을 찾아 대이동하는 누 떼의 모습이다. 세렝게티와 마사이마라 사이를 흐르는 마라강을 건너며 누 떼가 악어들과 사투를 벌이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다. 장장 1000km에 달하는 누 떼의 대장정에는 얼룩말들이 동행한다. 둘은 서로의 안녕을 위해 합력한다. 누 는 후각이 뛰어나 물웅덩이를 찾아내고 얼룩말은 포식자가 다가오는지 살피며 경계 근무를 선다. 이렇듯 마사이마라에서는 동물들이 자연의 섭리와 생존 법칙에 따라 살아가며 종의 다양성과 생태적 평형성을 유지하고 있다.   

자연은 배움의 장이다. 하지만 인간은 오랜 세월 야생의 세계로 부터 배우기는커녕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만 인식해 왔다. 인간의 오만과 부주의가 생태계를 뒤흔든 사례들은 아주 많다. 그중 하나가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늑대 멸종 사건이다. 1920년대만 해도 옐로스톤에는 수많은 회색늑대가 살고 있었다. 하지만 가축 보호를 위해 늑대 사냥에 나선 사람들에 의해 회색늑대 10여만 마리가 목숨을 잃었다. 숲에는 평화가 찾아오는 듯 했으나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졌다. 늑대가 사라지자 초식동물들이 급속히 불어났고 나무들은 서서히 사라져간 것이다. 70여 년의 세월이 흘러서야 사람들은 생태계 파괴의 위험을 느꼈고 캐나다로부터 회색늑대 30마리를 들여와 방사했다. 그러자 이른바 공포의 생태학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초식동물들은 예전처럼 한가로이 나뭇잎을 뜯어먹을 수 없게 되었고 가슴 졸이며 살아가야 했다. 숲은 점차 울창해졌다. 회색늑대의 귀환으로 초식 동물들의 밀도가 조절되어 먹이사슬이 균형점을 되찾자 전체 생태계 기능이 원상 복원되었다.   

기업 활동의 현장인 시장에서도 건강한 생태계의 조성이 꼭 필요하다. 일정 강도의 경쟁과 긴장감은 기업 생태계에 역동성을 제공 한다. 기업들은 치열한 생존전략을 구사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려 나가게 되고 산업 전반에 상향평준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시장을 자율기능에 맡겨야 하는 주된 이유다. 옐로스톤의 회색 늑대처럼 생태계에 큰 영향을 주는 생물종이 바로 핵심종(Keystone Species)인데 기업 생태계에서도 핵심종의 출현은 크게 반길 일이다. 핵심종이라 함은 성공 모델 기업을 뜻한다.   

반면에 정책 당국에 의한 인위적인 개입이 지나치게 많을 경우 그 생태계는 정상적으로 작동되기가 어렵다. 이를테면 정책 당국이 분배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특정산업 내 리딩 기업을 억제하고 후발 기업에 많은 혜택을 주는 정책을 펼치면 그 산업의 경쟁력이나 기술 수준이 하향 평준화되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경쟁력이 떨어지면 어떻게 선진 외국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의 (수출액+수입액)÷국민총소득 수치는 2013년에 110%에 달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중국 51%, 독일 34%, 일본 31%로 우리 경제의 무역 의존도가 엄청 높다. 우리나라는 수출이 생명줄이다.   

규제를 통한 정책 당국의 시장 개입은 생태계 본연의 기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최소화해야 한다. 대신에 기업들이 정해진 룰을 지키며 공정하게 경쟁하고 있는지 관리 감독하고, 기업들이 대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예를 들면 국내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제도를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에 맞춰 손질하는 일이 시급하다. 우리나라는 설계와 건설사업관리의 업역이 분리되어 기술자 경력을 상호 인정받지 못하지만, 해외에서는 양 분야의 경력을 모두 갖춘 토털 엔지니어를 프로젝트 관리자(PM)로 요구하는 등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정보공유 시스템도 절실하다. 일본의 해외공관과 종합상사들은 해외시장 관련 정보들을 모아서 자국 기업에 나눠주는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다. 우리에게는 좋은 본보기다.   

인간의 과보호를 받는 애완동물들은 비만에 잘 걸리지만 야생동물들은 한결같이 늘씬한 몸매를 자랑한다. 야생성(野生性)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가자.   

“매일 아침 가젤은 깨어난다. 가젤은 가장 빠른 사자보다 더 빨리 달리지 않으면 잡아먹힌다는 걸 안다. 매일 아침 사자도 깨어난다. 사자는 가장 느린 가젤보다 더 빨리 달리지 못하면 굶어죽는다는 걸 안다. 당신이 사자냐, 가젤이냐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해가 뜨면 당신은 뛰어야 한다.”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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