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51>너나 잘 하세요

박상래-전 지리산중학교 교장/본지 논설위원

함안 소작골천연염색교실/국문학박사과정 수료

 

현상이나 주장에 대한 신뢰는 논리적일 때 성립한다. 그런데 인문학적 논리든 자연과학적 논리든 현재 수준에서 인류가 가진 논리이거나 개인이 습득한 논리인데 지금까지 변천과 발전을 해 왔듯이 앞으로도 그렇 것이라는 것은 고정적이지 않고 변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순리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이 때 순리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집단이 동의한 원리나 질서) 위정자의 강요나 집단의 모함, 개인의 궤변에 의해 조작적 논리로 변할 수 있다. 이렇게 성립된 비논리는 개인을 좌우하고 민족의 미래를 퇴행시킬 수 있다. 물론 당시의 비논리가 상황에 따라 논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논리와 비논리에 대한 판단에 불변의 확신을 가질 수 없다는 혼란을 동반하는 고민이 있다. 미래를 예측하려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불신은 다양한 경우의 수가 예측결과를 현저하게 떨어트리기 때문이다. 결국 논리와 비논리의 경계가 혼란한 틈을 타서 자기만족적인 논리를 창조하고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 현재적 논리로 증명할 수 없으니까 은근슬쩍 자기 편리의 방향으로 논리를 이끌어 간다.

미래에 대한 예측이나 보이지 않는 것들인 사후세계, 경제 상황, 지구환경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확정적이거나 필연적 결과가 아니다. 워낙 원인이 다양하고 그 원인끼리의 변화인 경우의 수가 있어서 예측을 더욱 어렵게 한다. 여기서도 전문가의 개입이 판단을 혼란스럽게 하기도 한다.

우리는 논리의 세 단계인 우연을 극복하고 있을 법함의 개연에서 인과의 필연에 도달하면 비로소 합리의 경지에 오르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의 주장이 이 세 단계 중에 어디에 속하는지를 잘 안다. 그런데 역공격의 오류를 범하며 행동의 모순을 범한다. 때로는 상대를 설득시키거나 태도 변화를 요구할 때 성과를 이룰 지는 모르지만 이는 명백히 비논리다. ‘너의 방을 치워라’는 말에 도리어 상대가 ‘너의 방은 깨끗하냐?’라고 묻는 경우와 같다.

같은 조건의 상황인데 여야의 주체 변화에 따라 논리가 바뀐다. 합리적 논리가 아니라 비논리에 대한 확신으로 굳어진 집단 논리에 맹종하면서 우호집단의 결속과 이익을 위한 궤변을 늘어놓는다. 민족의 지도자가 나와서 이념을 초월하고, 종교의 알력을 극복하여 화합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구별하여 배척하고 차이를 둬서 원망하는 세태이다.

모순(矛盾)이라 함은 대립하면서 공존할 수 없는 남과 여, 동물과 식물의 관계들은 중간이 없다. 반쯤 동물이고 반쯤은 식물인 경우가 없다는 것이다. 벌레를 잡아 소화시키는 식충식물은 식물이면서 일부 동물적 특성을 가졌을 뿐이다. 그러나 대립하면서 공존해야 하는 것이 인간세상의 유지 원리이다. 밝음과 어둠, 나타와 욕망 사이에는 절충과 중간이 있다. 생활 속에서도 자기 편리를 추구하는 이기의 본능과 함께 남을 배려하는 예의가 공존하고 있다. 상황으로는 존재할 수 없는 모순들처럼 보이지만 아름답게 공존하는 것들도 많다. 상대를 인정하면 친절해지고 믿음이 간다. 그래서 편안해진 마음으로 상대를 칭찬하게 되고 본인도 뇌가 활성화 되는 연쇄적인 순기능으로 접근하게 된다.

마주보면 역풍, 뒤돌아서면 선풍이듯이 관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세태이다. 오직 집단유지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 바람을 바라보는 방향을 임의적으로 판단한다. 서풍은 서풍이고 북풍은 북풍인데, 돌아서면 서풍은 동쪽에서 돌아오는 동풍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제 아버지에게도 잘못은 잘못이고 용서와 이해는 별개의 것이다. 제 것들은 당시의 시대상황을 고려하여 이해하고, 남의 것은 지금의 상황에서 판단하여 단죄하려 한다. 지혜로운 사람이 범죄에 가담하면 완전범죄 가능성이 높아지듯 지성인이 정치논리의 늪에 빠지면 완벽한 선동자가 된다. 이제 붓을 꺾듯이 지성인들은 정치와 거리를 두고 차분한 이성을 되찾을 때다. 네가 잘못했으니 나도 잘못을 저지르겠다는 있을 수 없다. ‘너나 잘 하세요’가 아니라 ‘나는 잘 하겠다’로 인간질서의 기본 논리를 회복할 때다.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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